日 아이폰 천하, 갤S4는 16위…무슨 일?

일반입력 :2013/12/02 08:02    수정: 2013/12/02 09:20

이재구 기자

애플이 최신 아이폰5S/5C를 내놓은 지 2개월 만에 일본 열도는 아이폰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 주 일본 이통사 주간 스마트폰 베스트 셀러 톱10 가운데 1위부터 9위까지가 모조리 아이폰5S/5C의 차지였다. 세계최고 베스트셀러인 삼성의 갤럭시S4는 16위에 그치는 부진을 보였다. 배경은 복합적이다. 2,3위에 고객을 빼앗긴 일본 최대 이통사 NTT도코모의 배신(?), 그리고 불편한 한일관계에 따른 소비자 감정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지적됐다.

애플인사이더는 1일(현지시간) 최근 일본열도를 휩쓰는 아이폰 광풍을 소개하면서 이같이 세계 스마트폰 1위 삼성의 부진 원인을 분석했다. 시장조사 자료는 지난 달 18일부터 24일까지 BCN이 일본 이통사를 대상으로 조사, 집계한 내용이다.

■세계 1위 삼성이?...일본시장 16위 수모

일본 BCN의 주간 스마트폰 판매순위에서 1위는 소프트뱅크 32GB 아이폰5였다. NTT도코모와 KDDI도 똑같은 모델로 2위와 3위를 차지했다. 소프트뱅크와 au는 아이폰5C로 5위와 6위를 차지했다. 삼성단말기 갤럭시S는 맥을 못춘 채 au(14위)와 NTT도코모의 아이폰5S 64GB모델(15위)에 이어 16위에 머물렀다. 엑스페리아A를 내세운 일본 브랜드 소니도 간신히 톱 20에 2개 모델을 진입시키는 데 만족해야 했다.

반면 애플 아이폰은 일본 스마트폰 베스트셀러 20순위에 12개 제품이 포함되는 등 기염을 토했다. 갤럭시S4 단 한 모델이 16위를 차지하는데 그친 삼성과 커다란 대조를 보였다. 지난 여름만 해도 NTT도코모는 삼성 갤럭시S4와 엑스페리아A를 투톱으로 내세워 서비스해 왔다. 하지만 상황이 바뀌었다. 아이폰5S/5C출시를 앞두고 일본 최대 이통사 NTT도코모가 아이폰을 판매한다는 보도가 나오기 시작했다.

이어 NTT도코모, KDDI, 소프트 뱅크 등 일본 이통 빅3가 2년 약정시 공짜로 아이폰5S/5C를 제공하는 일본발 공짜 아이폰가격 혁명을 시작했다. 사실상 경쟁 스마트폰이 발붙일 구석이 없어졌다.

■NTT도코모의 배신...삼성-소니 투톱에서 아이폰 주력으로

일본시장의 이같은 아이폰 열풍은 애플이 일본 최대 이통사 NTT도코모에 아이폰을 제공하면서 주력 브랜드로 내세워 달라고 한 요구에 따르면서 시작됐다. 또 독도 사태에 따라 소원해진 일본 소비자 감정 등도 크게 작용한 것으로 지적됐다.

보도는 특히 애플이 NTT도코모에 아이폰5S/5C제공 조건으로 ▲삼성, 소니 두 회사 단말기의 사전앱에 반대하는 입장 ▲아이폰 서비스의 전제로 아이폰을 주력 브랜드로 할 것으로 요구한 것이 아이폰 열풍을 몰고 왔다고 분석했다. 결국 NTT도코모는 지난 9월 아이폰5S와 5C를 도입하기에 앞서 이미 기존 투톱 협력관계인 삼성 갤럭시S4와 소니 엑스페리아A를 배제했다.

야마다 류지 도코모사장은 2년전에는 일본에서 인기있는 아이모드메시징 앱 및 디지털지갑서비스가 안된다는 등 이유로 애플의 아이폰서비스를 거부한 바 있다. 하지만 이번엔 똑같은 논리로 삼성과 소니를 배제시켰다.

NTT도코모는 일본에 아이폰이 등장한 지난 4년간 아이폰서비스를 않다가 KDDI와 소프트뱅크에게 320만명의 소비자를 빼앗겼다. 고객탈환을 기치로 내건 NTT도코모는 지난 9월말부터 아이폰판매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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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는 삼성이 자사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기 위해 일본 시장에서 NTT도코모와 제휴했지만 애플서비스도입으로 이같은 시도는 단명에 그쳤다고 전했다.

특히 삼성의 일본내 스마트폰 판매 노력을 더욱 얽히게 만든 데는 독도분쟁 등과 관련한 불편해진 한일관계 문제도 한몫 했다는 분석을 함께 내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