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 인사 ‘시장 선도 기반’ 인재 중용

일반입력 :2013/11/29 16:34    수정: 2013/11/29 16:40

송주영 기자

올해 LG그룹의 인사 키워드는 ‘시장 선도’ 기반 마련이다. 방점은 LG화학이 찍었다. 박진수 LG화학 CEO는 부회장으로 승진하며 단순 실적이 아닌 상대 평가, 시장 선도 기반 마련에 무게 중심을 실었다는 평가다.

박 부회장은 올해 LG화학 매출이 지난해 동기대비 소폭 하락해 업계에서 예상하지 못한 깜짝 인사였다.

올해 LG그룹 인사에서 주목받은 인물은 박진수 LG화학 부회장 내정자 외에 사장 승진한 박종석 LG전자 MC사업본부 사장 내정자 역시 실적보다는 성장률에서 더 성과를 냈다.

이외 주목할 만한 인사로는 이웅범 LG이노텍 대표이사 사장, 싱크탱크인 LG경제개발연구원의 김주형 LG경제연구원장도 사장 승진 등이다.

■성장발판 마련 박진수 LG화학 CEO 부회장 승진

LG화학 관계자는 박 부회장의 승진 이유에 대해 “CEO로 선임된 이후 기존사업의 경쟁력을 더욱 강화하고 미래 신사업을 집중 육성하는 등 시장을 선도하는 글로벌 화학 회사로 성장시킨 탁월한 성과를 인정받았다”고 설명했다.

LG화학은 실적 수치상으로만 보면 3분기까지 지난해 동기대비 매출이 소폭 하락했지만 전기차 배터리 등 육성사업에서 성과를 냈다.

LG화학의 주력사업 중 하나인 배터리는 LG그룹의 차세대 성장동력인 친환경 전기자동차의 핵심 부품이기도 하다.

LG화학은 지금까지 GM, 포드, 르노, 현대기아차 등 10개 이상의 글로벌 메이저 자동차 회사를 고객사로 확보, 안정적인 물량을 바탕으로 시장을 선도한다.

■박종석 LG전자 사장, 스마트폰 성장률 평가

시장 선도 기반 역량을 평가한 인사는 LG전자에서도 나왔다. LG전자에서는 박종석 MC사업본부장이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했다.

LG전자 MC사업본부는 지난 3분기 스마트폰에서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박 사장 내정자의 승진도 실적 수치상으로만 보면 깜짝 인사다. 박 사장 내정자의 승진 역시 현재의 실적이 아닌 미래 성장동력 마련에 더욱 주안점을 둔 것으로 평가됐다.

LG전자 스마트폰은 올해 성장률에서는 1위를 달성하는 등 성장 동력을 마련했다. 당장 1, 2위까지 올라가지는 못했지만 그동안 부진했던 스마트폰 사업의 성장 발판은 구축했다.

박 사장 내정자는 'G시리즈'와 '뷰시리즈'로 프리미엄 마케팅을 펼쳐 LG 브랜드의 위상을 높였다. LG전자 관계자는 “보급형 LTE F시리즈, 보급형 3G L시리즈 등으로 스마트폰 수요 확대에도 적시 대응한 것으로 평가 받았다”고 강조했다.

LG전자 스마트폰은 올해 G시리즈 등으로 브랜드 위상을 굳히며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지난 3분기에는 스마트폰 1천200만대를 판매해 전년 동기 대비 성장율(71%)에서 글로벌 5위 제조사 가운데 1위를 차지했다. 전체 휴대전화 시장에서도 같은 기간 1천830만대를 팔아 성장률이 가장 높았다.

박 사장의 승진은 이같은 스마트폰 시장에서의 브랜드 이미지, 성장률 확대 등에서 찾을 수 있다.

■불확실한 경제, 성장동력 성과로

LG그룹 전자계열에서는 실적 수치에서 승진 이유를 찾아볼 수 있는 인사도 있었다. LG이노텍의 이웅범 대표의 사장 승진을 꼽을 수 있다. LG이노텍은 올해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서도 괄목할만한 성장세를 나타냈다. 3분기 누적매출은 4조6천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6% 성장이다.

LG이노텍은 소재·부품 글로벌 경쟁력 강화 사업 체질 개선으로 지속적인 매출 성장과 7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이웅범 대표의 사장 승진은 앞서 종종 거론됐다.

올해 LG그룹의 인사는 내년 불확실한 경제 속에 미래 산업에 대한 성장동력 기반에 대한 성과를 마련했는가에 주안점을 둔 것으로 평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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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가 끝난 현 시점에서 과제도 있다. 내년 경기전망은 올해와 마찬가지로 불투명하다. 경기회복에 대한 확신을 갖기 어려운 시점이다. 이제 올해의 기반 마련을 내년 성장으로 끌고 갈 일이 남았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실적이 아닌, 성장 기반 마련을 통해 승진한 올해 LG그룹 임원들은 성장동력을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가야 한다는 무거운 숙제를 받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