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이처럼 억세게 운나쁜 남자가 있을까? 무려 750만달러(80억원)어치의 디지털화폐 비트코인을 쓰레기통에 버린 사나이가 화제다. 그는 비트코인이 들어있는 전자지갑이랄 수 있는 하드디스크(HDD)를 무심결에 쓰레기통에 버렸고 결국 매립장에 파묻혀 버렸다.
가디언은 27일(현지시간) 세상에서 가장 운나쁜 영국의 한 IT업계 종사자의 불운한 사연을 소개했다.
영국 뉴포트에 사는 제임스 하웰스라는 이 남자는 지난 여름 방청소를 하다가 서랍속에 있던 고장난 컴퓨터에서 뜯어낸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를 발견했다. 하지만 무심결에 이를 쓰레기통에 던져버렸다. 그리고 이 쓰레기는 결국 매립지로 갔다. 이 수억원 가치의 HDD를 버린 사건(?)은 지난 7월20일부터 8월 10일 사이에 발생했다. 하웰스는 지난 2009년 비트코인이 IT업계에서만 알려져 있을 때 이를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여자친구가 비트코인을 만들 때(마이닝) 나는 델컴퓨터(XPS N1710)의 작동소음이 너무 크고 뜨겁다고 불평하자 비트코인 마이닝을 중단해 버렸다.
결국 델컴퓨터는 이듬 해인 2010년 그가 실수로 레모네이드를 흘리면서 고장나 버렸다. 그는 고장난 컴퓨터에서 하드디스크만 따로 떼내 지난 3년간 고이 보관해 왔다. 하지만 그가 방청소를 하던 운명의 지난 여름날 모든 것은 바뀌었다.
하웰스는 지난 22일까지도 자신이 어떤 커다란 실수를 저질렀는지를 몰랐다. 그는 “나는 내 컴퓨터 USB스틱에서 내 컴퓨터 HDD 곳곳을 샅샅이 뒤졌고 여러 가지 파일 복원을 시도했고 심지어 백업파일까지 뒤졌지만 비트코인을 찾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제서야 자신의 실수를 깨달은 그는 쓰레기 매립지로 달려갔다. 쓰레기 매립지 사람들은 그의 사정을 듣고는 매립지로 그를 안내했다. 현장 관계자는 “3~4개월 전에 버려졌다면 그 위로 1.2미터 정도 쓰레기가 더 쌓였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막힌 것은 그가 HDD를 버린 다음부터 3~4개월 동안에도 비트코인 가격은 폭등해 28일 현재 코인당 1천달러를 호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온라인 가상화폐인 비트코인은 최근 미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도 인정하는 분위기를 보이는데다 실생활에서 이를 받아주는 곳이 늘면서 대체화폐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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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버린 컴퓨터HDD는 현재 축구장 크기의 뉴포트 쓰레기매립장 어딘가에 묻혀있다. 그가 잃어버린 HDD에는 프라이버시 키가 들어 있어서 혹 누가 이를 찾더라도 비트코인에 접속해 사용할 수는 없다.
뉴포트시 대변인은 이 HDD 찾기에 나서는 그 누구에게도 매립지 출입을 허용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찾아낸다면 주인에게 되돌려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웰스는 자신의 비트코인을 찾은 누군가가 자신의 HDD를 찾아 한몫 떼달라고 한다면 줄 용의도 있다고 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