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P가 3년째 턴어라운드 전략을 펴고 있지만 PC부문 수요 둔화, 엔터프라이즈 부문 가격압박 등으로 전망이 그리 밝지는 않다는 지적이다.
25일(현지시간) 올싱스디 등 외신은 2013년 4분기 회계연도 실적(8월~10월) 발표를 마친 HP가 11월 시작된 2014년 회계연도에서도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는데 그칠 것이라고 보도했다. 분위기 반전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얘기다.
외신에 따르면 지난달 9일 개최된 애널리스트 미팅에서 멕 휘트먼 HP 최고경영자(CEO)는 2011년부터 시작된 턴어라운드 계획이 궤도에 올랐다며 내년이 핵심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휘트먼 CEO는 앞서 비록 전망치만큼 매출성장을 기록하기는 힘들겠지만 수익성은 점차 개선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애널리스트들은 HP가 2013년 회계연도에 2천790억달러 매출에 주당 1달러 이익을 낼 것으로 내다봤다. 도이치뱅크 증권 담당 크리스 휘트모어 애널리스트는 HP가 좋은 상황과 나쁜 상황을 모두 경험했다며 전망치 역시 비슷하다고 말했다.
PC시장에서 HP의 주요 경쟁사인 델은 250억달러치 주식을 매입하면서 개인기업으로 탈바꿈했다.
이런 가운데 전체 PC 시장은 전년대비 8% 감소했다. HP는 점유율이 1.5%P 늘었다. 이건 좋은뉴스로 볼 수 있다. 그러나 PC 시장은 가격 인하 압박이 거센 만큼, PC부문 사업을 확장할수록 턴어라운드가 필요한 HP에게는 매출총이익률이 떨어지는 악재로도 작용할 수 있다.
프린터 부문도 전망이 밝지는 않다. 최근 프린터 전문업체인 렉스마크, 제록스가 내놓은 실적보고서에 따르면 전반적인 프린팅 시장 수요가 줄었다. 그러나 HP가 최근 공개한 프린터 신제품은 어느 정도 수요를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엔터프라이즈 비즈니스 부문은 '비즈니스 크리티컬 서버' 관련 사업 매출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주요 서버 비즈니스 부문에서 높은 가격을 받기는 힘든 상황이기 때문이다. 전 세계적으로 IT 인프라스트럭처에 대한 수요도 약화됐다는 평가다.
서비스 부문은 돈을 쏟아붓는 구덩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위해 분투 중이다. 휘트모어는 HP 서비스 부문을 키우려면 여러 분기가 걸릴 것이라며 EDS는 장기적으로 느리게 실적 개선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HP는 지난 2008년 IT서비스 업체 EDS를 인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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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트모어의 가장 큰 우려는 HP 주요 매출처가 유럽, 아시아 등에 몰려있다는 점이다. HP는 유럽 내 비즈니스가 36%, 아시아가 30%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들 시장은 최근 실적발표에서 시스코, EMC, 넷앱, 테라데이타 등 다른 대형 글로벌 IT기업들이 취약한 모습을 보였던 곳이다.
미국 연방 정부가 셧다운을 실시했던 지난 분기 동안 HP가 정부를 상대로 진행하던 비즈니스는 전체 매출의 5%에 그쳤다. 전체 실적에 크게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닌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