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치의 시대? 손글씨 입력도 주목하라

일반입력 :2013/11/25 15:25

황치규 기자

지난 9월 모바일 소프트웨어 전문 업체인 디오텍이 손 글씨 노트 및 메모 기능을 갖춘 모바일앱 '디오노트'를 공개했다. 에버노트가 시장을 들었다 놨다 하는 시절에, 메모장 앱을 지금 내놓는게 임팩트가 있겠나 하는 생각이 들었던게 사실이다. 솔직히 말하면 '뒷북' 행보로 보였다.

디오노트는 디오텍이 개발한 '디지털 잉크 텍스트'(Digital Ink Text) 편집 기술이 적용된 제품으로, 사용자 손글씨 필체가 일반 텍스트와 동일하게 변환되는 노트/메모 애플리케이션이다. 텍스트만 얼핏봐선 에버노트와 큰 차이가 없어 보인다. 구경꾼 입장에서 이걸로 에버노트를 상대할 수 있겠나?하는 질문을 먼저 던지고 싶어진다.

이에 대해 디오텍의 권철중 부사장은 에버노트와 디오노트를 일대일로 비교하면 안 된다고 받아친다. 늦었지만 해볼만하다고 할 줄 알았는데, 의외의 답변이다.

이유? 디오텍이 디오노트로 강조하고 싶은건 메모장 앱 자체보다는 손글씨 입력 기술이라는 것이다. 디오노트는 손글씨 입력 기술을 적용한 응용 애플리케이션 중 하나일 뿐이라는 얘기다.

급조된 프로젝트도 아니다. 디오노트는 2년에 걸친 준비끝에 나온 결과물이다. 지난해초 콘셉트를 세웠고, 관련 특허도 이미 확보했다.

디오노트는 기존 노트 메모 솔루션들과는 개념이 달라요. 디오노트는 손글씨도 문자로 입력한 것처럼 편집과 수정이 가능합니다. 다른 앱들에서는 손글씨를 편집 하려면 통째로 날리고 다시 써야 하는데, 디오노트로는 백스페이스 버튼만 누르면 됩니다. 다시 말해, 디오노트는 손글씨 입력이 핵심 기술입니다. 디오노트를 통해 새로운 입력 방법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디오노트는 손글씨과 팬입력이 모두 가능하다. 물론 키보드 입력도 가능하다. 손 글씨로 작성된 메모를 검색할 수도 있다. 이외에도 SNS 공유 기능, 에버노트, 구글 드라이브, 드롭박스 등 연결된 계정 백업 기능, 특정 메모를 홈 화면에 바로가기로 설정할 수 있는 단축메뉴 기능 등도 제공한다.

권 부사장의 얘기는 계속된다.

디오노트가 제공하는 기능은 기존 노트 테이킹 앱들보다 파워풀하다고 할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기능들을 모두 비교하는 것보단 핵심 기술을 주목해줬으면 해요. 디오노트는 손글씨 입력이 키워드입니다. 디오노트외에 앞으로 스마트폰 제조 업체들이 제공하는 다양한 솔루션에도 결합될 수 있다고 봐요. 문자도 손글씨로 보낼 수 있을 겁니다. 회사 차원에서도 다양한 응용 분야를 개발하는데 주력할 것입니다.

권 부사장에 따르면 디오텍에겐 향후 에버노트는 물론 카카오톡도 파트너가 될 수 있다. 노트 앱이 아니라 손글씨 입력 기술이 핵심인 만큼, 협력 범위는 다양하게 잡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지금 현재, 우선순위는 스마트폰 제조 업체들과의 협력이다. 제조사를 통해 사용자 기반을 일정 수준 이상으로 확보하면 서비스 업체들과의 협력도 도모해볼만 하다는 것이다.

권철중 부사장은 어떤 형태로 손글씨 기술을 적용할지는 제조 업체들마다 다양하겠지만 여러 스마트폰 업체들이 디오텍의 손글씨 입력 기술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손글씨는 아련한 추억을 자극한다. 그러나 키보드와 터치의 시대에, 손글씨 입력은 사용자들에게 추억은 될수 있을지언정, 지금 받아들이기에는 한물간 인터페이스가 아닐까? 손글씨 입력은 틈새 시장용일 수도 있다는 얘기다. 이에 대해 권 부사장은 할말이 많다는 표정이다.

우리나라는 키보드 방식이 유리할 수도 있어요. 그러나 한자를 많이 쓰는 일본이나 중국은 다릅니다. 키보드 보다 손글씨가 쉬울 수 있습니다. 실제로 일본에서 디오노트는 생산성 부문 모바일앱 순위에서 10위권에 랭크돼 있습니다.

한국서도 해볼만한 프로젝트라는 얘기가 이어진다.

손글씨에는 사람들의 개성이 묻어납니다. 종이노트에 쓴걸 카메라로 찍으면 바로 디지털화도 가능해요. 습관이라는건 어느순간 확 바뀌는 것입니다. 스마트폰도 그랬잖아요? 음성인식처럼 손글씨도 새로운 입력 방식입니다. 콘텐츠로서의 잠재력도 있어요. 작가들도 활용 가능하고, 개인화된 정보 표현에 대한 수단이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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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오텍은 디오노트를 앞세워 내년부터 해외 시장도 본격 노크한다. 내년초 스페인에서 열리는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행사에도 참석하는 등 글로벌 마케팅을 준비중이다.

디오노트외에 스마트폰에서 음석 기술을 잘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모바일 앱도 검토중이다. 타당성이 있다고 판단되면 주특기인 B2B 시장에 투입할 것이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