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균-팀쿡, 최종 협상 테이블 앉는다

루시 고 판사 요청…양측

일반입력 :2013/11/13 14:54    수정: 2013/11/13 15:14

김태정 기자

신종균 삼성전자 IM(IT&모바일) 사장과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특허 소송 협상을 위해 만날 전망이다. 미국 법원이 이를 주문했다.

내년 3월로 다가온 양사의 2차 본안소송 시작 전 세기의 협상이 성사될지 관심이 집중됐다.

12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씨넷에 따르면 이날 캘리포니아북부 연방지방법원 새너제이 지원에서 열린 삼성전자 손해배상금 재산정 공판에서 루시 고 판사가 양측 변호사들에게 “CEO들이 한 번 더 협상을 시도하라”고 주문했다.

■법원→협상 테이블, 시선 이동

이에 대해 삼성전자와 애플은 내년 1월 8일까지 협상을 제안하겠다며 동의했다. 고 판사는 가능하면 시기를 앞당기라면서도 일단 날짜를 수락했다.

결국, 신종균 사장과 팀 쿡 CEO가 협상 테이블에 앉을 것으로 전망된다. 신 사장은 IM담당 사장이면서 올해부터 권오현 부회장, 윤부근 사장과 함께 회사 공동 CEO를 맡고 있다. 스마트폰 특허 분쟁에 대한 협상이기에 다른 CEO보다 IM담당 신 사장이 삼성전자를 대표할 것은 자연스러운 수순이다. 휴대폰 사업은 지난 2009년부터 이끌었지만 CEO는 아니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법원이 애플과의 협상을 요구했지만 구체적으로 어떻게 진행될지는 아직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고 판사의 의도대로면 관전 포인트가 법정에서 협상 테이블로 옮겨진다. 법정 이상의 치열한 신경전이 예상된다. 외신들이 협상 성사 가능성을 낮게 볼 정도로 양사 간 분위기는 차갑다.

■“물러설 수 없다” 난항 예고

애플은 지난해 2월 첫 재판이 끝나기 전에 삼성전자에 대해 추가 소송을 제기했고 그해 4월 삼성전자 역시 애플에 대해 추가 소송으로 맞불을 놓았다.

급기야 양측은 지난 해 5월과 7월 대면 협상, 8월에는 전화 협상을 벌이고도 끝내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끝장 소송’에 들어섰다. 당시에는 삼성전자 CEO였던 최지성 현 그룹 미래전략실장이 쿡 CEO를 만났다.

첫 협상 테이블에서 최 실장과 쿡 CEO는 17시간의 마라톤 토론을 벌일 만큼 팽팽한 장면을 연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도 한 쪽이 크게 물러서지 않는 이상 협상 성사가 어려운데 양측 모두 결전 의지를 다지는 모습이다. 협상보다는 ‘끝장 소송’에 무게감이 쏠리는 이유다.

게다가 지난 달 삼성전자 일부 제품의 미국 내 수입을 금지해야한다는 미 국제무역위원회(ITC) 판정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수용하면서 양측 신경전이 더 날카로워진 것도 주목할 부분이다.

법정 밖에서 서로가 서로 제품을 “베꼈다”식의 크고 작은 말싸움은 이제 뉴스감이 아닐 정도로 흔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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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날 고 판사는 삼성전자가 애플에 배상할 금액을 재산정할 배심원 8명을 선정했다. 이들이 사용하는 스마트폰 비중은 애플 제품이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사건의 정식 명칭은 ‘애플 대 삼성전자 등(Apple Inc. v. Samsung Electronics Co. Ltd. et al.)’이며 사건번호는 ‘11-CV-01846-LHK’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