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스택, 대기업 표준 클라우드 플랫폼 노린다

일반입력 :2013/11/06 11:01

<중국(홍콩)=김우용 기자>오픈소스 클라우드 플랫폼 오픈스택은 지난 3년여간 빠르게 성장했다. 3개 주요 프로젝트로 시작해 어느덧 9개의 큰 구성요소와 20여개의 하위 요소를 가진 거대 플랫폼으로 거듭났다. 점차 대기업 표준 클라우드 플랫폼으로 치고 올라가는 모습이다.

5일 개막한 오픈스택서밋홍콩에서 오픈스택에 대해 가장 많이 언급되는 것은 오케스트레이션이었다. 소프트웨어로 정의된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고, 실제 서비스를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게 해주는 관리 측면에 대한 것이다.

지난 10월17일 공개된 오픈스택 8번째 배포판인 ‘하바나(Havana)’는 SW개발, 데이터 관리, 확장가능한 인프라스트럭처를 지원하는 등 400여개 신기능으로 중무장했다.

기존 컴퓨트(노바), 오브젝트 스토리지(스위프트), 블록스토리지(신더), 네트워킹(뉴트론), 대시보드(호라이즌), 아이덴티티서비스(키스톤), 이미지서비스(글랜스) 등에 미터링(실로미터)과 오케스트레이션(히트) 등 신규 서비스가 추가됐다.

기존 오브젝트 스토리지와 블록 스토리지를 위한 QoS 기능성을 지원하는 글로벌 클러스터 등 서비스도 개선됐다.

하바나에 추가된 히트와 실로미터는 4월 그리즐리 배포판 공개와 함께 시작된 프로젝트다. 6개월 만에 배포판에 프로젝트 결과물로 반영됐다.

히트는 애플리케이션 연산, 스토리지 및 네트워킹 자원 배포 작업에 대해 설명하고, 이를 자동화하기 위한 템플릿 기반 서비스다. 독커 지원도 추가돼 컨테이너를 사용한 애플리케이션 배포를 가속화한다.

오픈스택 미터링은 기업용 과금과 피딩 시스템 감시도구 등의 활동에서 전체 오픈스택 서비스에 있는 사용관련 데이터를 하나의 출처로부터 파악해 활용하게 지원한다.

이밖에 엔터프라이즈 기능으로 블록 스토리지 전체 드라이버에 대한 엔드투엔드 암호화, 전체 서비스 API 상에서 SSL 지원 제공, 새로운 VPN 및 방화벽 서비스 기능, 롤링 업그레이드 지원과 실시간 마이그레이션 기반을 제공하는 ‘부트프롬볼륨’ 등도 추가됐다.

조나단 브라이스 오픈스택재단 사무총장은 “오픈스택은 269개 업체 1만 2천306명의 개인 개발자가 참여하며, 한달 평균 450명이 기술에 기여하고 있다”라며 “2011년부터 3년 만에 1만개 코드에서 174만개 코드로 급격한 혁신과 변화를 가져왔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사용자를 살펴보면, 페이팔, 컴캐스트, 베스트바이 등 100개 이상의 대기업들이 사용 중이고, HP나 인텔, AT&T를 비롯해 학교, 연구소, 정부부처도 도입했다”며 “사용자 및 개발자 설문조사 결과 IT회사가 가장 많았고, 통신사가 다음이었으며 그밖에 광범위한 산업군에서 사용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오픈스택의 첫 출발은 클라우드 컴퓨팅 환경에서 가장 기본인 가상서버, 스토리지, 관리도구 등이었다. 그러나 해를 거듭하고, 프로젝트가 늘어나면서 세부적인 요소들이 추가되고 있다. 그 과정에서 웹서비스용도뿐 아니라 일반 대기업 IT환경을 뒷받침하는 수준으로 발전해왔다.

최근 추세는 오픈스택을 프라이빗 클라우드 인프라 구축에 활용하는 것이다. HP, 랙스페이스 등 오픈스택 기반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와 긴밀한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환경도 주요 방향성으로 거론된다.

오픈스택서밋홍콩의 스폰서 전시부스 현장은 IBM, HP, 델 등의 대형 IT업체와 시스코시스템즈 같은 네트워크 업체, 레드햇, 노벨, 캐노니컬 같은 리눅스 업체들이 대규모 전시장을 꾸몄다. 더불어 곳곳에 네트워크 가상화와 관련된 업체들이 다수를 이뤘다.

이는 지난 그리즐리부터 본격화된 오픈스택의 소프트웨어정의네트워킹(SDN) 채택과 관련된 것으로 보인다. 노바와 스위프트 등 컴퓨트 및 스토리지 구성요소 프로젝트로 시작했던 오픈스택은 네트워킹의 오픈소스화를 달성하기 위해 ‘퀀텀’이란 프로젝트를 들고 나왔다.

네트워크 하드웨어에서 제어부를 따로 떼어내 중앙집중형 체계를 꾸미자는 SDN은 네트워크에서 벤더 종속성을 없애면서, 관리를 자동화하는 걸 목적으로 한다.

하바나 배포판은 네트워크 구성요소 명칭을 ‘뉴트론’으로 바꿔 포함했다. 서비스형의 로드밸런서, IPSec VPN, 방화벽 등이 새로 추가됐다. 이를 통해 서버, 스토리지, 네트워킹, 보안 등을 모두 포함한 가상의 인프라를 더 쉽게 구성하고, 관리할 수 있게 됐다.

전시부스장은 네트워킹 업체들의 오픈소스 SDN프레임워크 컨소시엄인 오픈데이라이트 참여기업이 대부분이었다. 오픈플로 프로토콜 표준화를 주도하는 오픈네트워킹포럼(ONF) 참여회사인 빅스위치 같은 회사는 참가하지 않았다. 니시라를 인수하며 오픈스택재단 이사회에 합류한 VM웨어가 오히려 더 적극적으로 SDN에 있어 VXLAN과 NSX를 알리는 모습이었다.

SDN은 데이터센터를 완전히 자동화하는 마지막 장애물이란 점에서 오픈스택 프로젝트에서 그 중요성이 날로 커지는 상황이다. 그러나 기존 네트워크 장비업체들이 고비용의 소프트웨어 라이선스를 지불해야 하는 기능을 고수하면서 오픈스택에 영향을 미치는 인상을 준다. 시스코시스템즈, 아리스타네트웍스 같은 네트워킹 회사들은 자사 하드웨어와 네트워크 운영체제(OS) 성능과 기능을 강조하며, 오픈소스 진영에 고가 장비 구매를 유도하고 있다.

네트워크와 함께 오픈스택서밋홍콩의 주류를 이룬 영역이 오케스트레이션이다. 캐노니컬이 IT인프라 구성과 관리를 GUI 환경에서 쉽게 해주는 관리도구 ‘주주(JUJU)’를 대대적으로 알렸다. 델 역시 하드웨어 단계부터 구축, 배열, 배포할 수 있는 관리도구 ‘크로우바’를 강조했다.

인텔, HP, IBM 등도 각자의 오픈스택 관리도구 및 최적화도구를 들고 나왔다.

관리도구는 ‘고객의 셀프 서비스’란 개념을 핵심으로 삼는 클라우드 컴퓨팅에서 운영조직에게 중요한 요소다. 개발조직과 별개로 존재해온 운영조직이 복잡한 가상 컴퓨팅 환경을 고객에게 원활히, 빠르게 제공하려면 가시적이고, 쉽게 사용가능하며 강력한 관리도구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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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눈에 띈 부분은 오픈스택을 엔터프라이즈에 구축, 관리해주는 전문 서비스업체들의 등장이다. 오픈소스는 개발의 자유로움과 더불어 책임의 부재란 측면도 갖기 때문에, 오픈소스 배포판을 대기업에서 요구하는 서비스수준에 맞춰 최적화해 제공하는 회사가 등장하기 마련이다.

이런 모습은 오픈소스 프로젝트가 어느정도 성숙단계에 이르러 보수적인 기업시장의 반응이 시작됐을 때 나타난다. 오픈스택이 올해들어 프라이빗 클라우드 영역에서 성과를 보이는 것과 깊은 연관성을 갖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