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가 침체의 터널을 벗어날 지도의 퍼즐 조각을 찾는데 주력하고 있다. 비디오게임, 영화, 음악 등 콘텐츠 사업을 강화해나간다는 히라이 가즈오 최고경영자(CEO)의 전략에 주주들이 얼마나 인내심을 보일지가 관건이다.
4일 EE타임즈는 소니가 콘텐츠 사업 강화를 계속 이어나감으로써 과거의 영광을 찾기 위해 장기 성장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나섰다고 보도했다.
소니는 지난 회계연도 2분기(7~9월) 193억엔 순손실을 기록했다. 당초 148억엔 순이익을 기대했던 시장전망치를 크게 밑돌았다.
이는 전년동기 155억엔 순손실보다도 더 큰 적자규모다. 소니는 회계연도 2분기 실적 부진에 올해 연간 순이익 전망을 500억엔에서 300억엔으로 하향 조정했다. 발표 직후 이에 따른 충격으로 도쿄 증시에서 소니 주가는 10% 이상 급락하기도 했다.
실적 부진 원인으로는 자회사인 소니픽처스의 영화 배급사업의 큰 폭의 적자가 지목됐다. 소니는 지난 6월 전 세계에 개봉한 ‘화이트하우스다운’에 1억5천만달러를 투자했지만 흥행에 실패했고, 앞서 개봉한 ‘애프터 어스’ 등도 성적이 좋지 못했다.
소니의 주력사업인 소비자 가전 분야도 부진했다. 소니는 TV 사업에서 93억엔 적자를 기록했고 비디오카메라와 PC 판매도 부진하다. 그나마 스마트폰 판매량이 4천200만대에 이르러 유일한 위안이 됐다는 평가가 나왔다.
소니는 지난 분기 실적부진으로 그동안 업계가 기대했던 회생과는 멀어진 것처럼 보였다. 더 깊은 나락으로 떨어진 것처럼 비춰졌다.
일부 전문가들은 소니의 부진한 실적에도 회생에 대한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 스마트폰 부문이 점차 살아나고 있고 플레이스테이션4 발매가 가까워지고 있어 그리 절망적은 상황이 아니라는 분석이다.
노무라증권 연구원 출신 주식시장 전문 블로거인 리처드 윈저는 히라이 가즈오 소니 CEO의 비전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통합을 통한 생태계 강화’에 있다고 설명했다.
소니는 앞서 소니 지분 6.5%를 보유해 최대 주주가 된 미국 헤지펀드 서드포인트 측이 지난 5월 소니픽처스의 지분을 일부 매각하고 가전 사업에 집중하라는 요구를 하자 이사회를 통해 이를 거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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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소니는 콘텐츠의 가치가 점점 높아질 것이라는 내용의 서한을 서드포인트에 발송하며 콘텐츠 사업에 대한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윈저는 “히라이 CEO의 (콘텐츠 강화) 전략이 굉장한(bang-on) 것이지만, 그가 이를 실행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알 수 없다”며 히라이 CEO의 비전 실현을 시장이 기다려 줄 수 있는가 여부가 소니의 미래를 결정지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