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을 좇는 BJ 대도서관, “롤모델 되고파”

일반입력 :2013/11/02 09:44    수정: 2013/11/03 13:39

인기 BJ ‘대도서관’(본명 나동현)을 보면 세 번 놀란다. 재치 있는 입담에 한 번, 대기업 임원 부럽지 않은 높은 수익에 또 한 번, 끝으로 뚜렷한 주관과 성실함에 놀란다.

이런 그는 게임 해설가, BJ로 바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매일 밤 아프리카TV 생방송은 물론 최근 확정된 라디오 고정 게스트 출연부터 기업체들의 요청으로 강연까지 다니며 최고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유튜브 구독자 40만, 누적 조회수 1억1천만, 아프리카TV 구독자 30만 등 그를 설명해주는 인기 수치다.

이렇게까지 대도서관이 유명해진 이유는 ‘문명’, ‘심즈’, ‘GTA5’ 등 게임 방송으로 많은 팬층을 확보했기 때문이다. 단순히 게임을 잘 설명해주는 해설가로서가 아닌 시청자들과 함께 게임을 즐기면서 더 큰 인기와 부를 갖게 됐다.

많은 게임방송 BJ들이 요란스럽고 욕설을 섞어 쓰는 반면 대도서관의 언행은 놀라울 만큼 깔끔히 정돈돼 있다. 모범을 보여야 한다는 뚜렷한 주관과 올바른 가치관을 갖고 있어서다. 여기에 재치 넘치고 순발력 있는 입담이 더해져 지금의 대도서관이 된 것이다.

강남의 한 카페에서 실제로 마주했을 때도 대도서관의 매너와 격식을 잘 차린 모습이었다. 방송에서 능수능란한 말솜씨를 보이던 대도서관은 차분하고 겸손한 자세로 인터뷰에 응했다.

인터뷰는 이소라의 가요광장 라디오 출연 배경으로 시작했다. 최근 대도서관은 음식에 관련 에피소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코너 고정 게스트로 일주일에 한 번씩 청취자들을 찾아간다. 게임이 아닌 음식 방송이란 점에서 뜻밖이었다.

“게임 방송이 아니어서 더 좋았어요. 인정받아서 좋았죠. 너무 자극적이지 않은 대중적인 코드로 방송의 콘셉트를 잡았어요. 이소라 씨도 잘 해주시고 인간미가 넘치더라고요. 계속하고 싶은 마음이에요.”

대도서관은 IT업계에서 이러닝 콘텐츠를 기획하고 마케팅 하는 평범한 샐러리맨이었다. 그러던 그가 어느 날 직장을 그만두고 인터넷 방송에 전념하게 된 이유는 꿈을 좇기 위해서다. 재미있고 맛깔 나는 수다 방송을 하고 싶다는 생각에 그 동안 시청자들과 소통할 수 있는 방송을 많이 해 왔다.

“앞으로 요리 방송을 할 예정이어서 집도 알맞은 곳으로 이사했어요. 고독한 야식가라는 콘셉트로 맛있는 음식들을 만들어서 공감을 나누고 싶죠. 게임 방송이 물론 메인이고요. 왜 이렇게 열심이냐면 롤모델 위치까지 올라가고 싶기 때문이에요. 길을 닦으려는 거죠. 더 돈을 벌고 재미있게 하는 방법도 알지만 올바르게 가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의 말처럼 올바르게 가지 않는 BJ들도 많다. 욕설과 폭언을 하거나 단순히 외모와 몸매를 내세워 돈을 벌려는 BJ들이 넘쳐난다. 이런 BJ들에 대한 대도서관의 생각도 뚜렷했다.

“인터넷 방송이니까 다소 욕설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밉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자제력이 부족한 어린 친구들이 쉽게 들어올 수 있는데 미래를 보고 방송했으면 좋겠습니다. 한 번에 바꾸기 힘들겠지만 그래서 제가 모범이 되려고요.”

억대 연봉자인 그의 실제 수익과, 또 돈 관리 방식도 궁금했다. 이미 유튜브 수익으로만 한 달에 1천만원 훨씬 넘게 버는 그가 어떤 곳에 또 어떻게 돈을 사용하고 있을까에 호기심이 일었기 때문이다.

“특별히 관리하는 건 없어요. 버는 만큼 재투자를 해요. 마인크래프트 서버를 만들고 관리자를 두는 데 쓰기도 하고 통장에 넣어놓기도 하고요. 팬들과 약속한 부분이 있는데 아프리카TV 방송대상에서 수상하면 팬들과 대규모 팬미팅 자리를 만들어 식사 대접을 하기로 했어요. 나 혼자 잘 사는 것보다 어떻게 하면 재미난 콘텐츠를 만들고 긍정적인 수익을 얻어서 투자할까를 고민해요.”

이런 재미의 확장 차원에서 최근 그는 아프리카TV 게임센터에 있는 모바일 게임 ‘디스코판다’도 즐겨한다. 게임 내에 대도서관 캐릭터까지 들어가 있어 더 신기하게 즐기고 있다고. 덕분에 디스코판다 클랜 순위도 1위를 기록 중이다. 게임으로 팬들과 소통하는 방식을 하나씩 늘려가고 있는 것이다.

게임을 하거나 방송을 하는 외적인 시간에 대도서관은 애완견 ‘단추’와 산책을 즐긴다. 또 취미생활로 피아노를 배우기 시작했다. 글로벌 방송을 위한 어학 공부에도 목표를 세웠다. 이성 친구는 없다.

“헬스장도 끊어는 놨지만 바빠서 잘 못 가고 있어요. 최근 저의 이슈는 영어에요. 글로벌 한 방송을 하고 싶어서죠. 아프리카TV 방송에 자막을 달고 싶거든요. 피아노는 악기를 다뤄보고 싶고 관심이 있어서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시청자들과 크로아티안 랩소디를 연주하겠다는 약속도 했죠.”

향후 그의 계획과 꿈을 무얼까. 지금 왕성하게 하고 있는 인터넷 방송은 또 언제까지 하게 될까 궁금했다. 특히 대도서관 팬들이라면 언제까지고 그의 방송을 보고 싶은 욕심과 기대가 있을 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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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게 목표에요. 결국엔 IT 전문가로 서 있을 것 같은데요. 대표가 돼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결국 잘 될 거라고 생각해요. 새로운 타입의 BJ가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있고요. 많은 분들이 저처럼 자기 자신에 투자하고 꿈을 잃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돈을 많이 벌고 인기가 있어도 책임감을 갖고 절제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시청자들로부터 대도서관 방송 보길 잘했다는 얘기가 나오는 게 저의 진짜 목표입니다.”

한 시간 넘게 인터뷰 하는 동안 대도서관이 풀어낸 꿈에 대한 이야기, 또 게임에 대한 애정, 시청자들과 함께 소통하고 싶은 욕심은 넘쳐흘렀다. 돈을 좇는 것이 아닌 꿈을 위해 투자하고, 미래를 위해 더 낮아지려는 자세도 인상적이었다. 대도서관에 집중되는 누리꾼들의 관심과 기대 심리가 바로 여기에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