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업계가 미래창조과학부 확인감사를 앞두고 바짝 긴장하고 있다.
오는 31일로 예정된 미래부 확인감사에서 통신요금 원가 공개를 둘러싼 논쟁이 재현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살얼음판을 걷는 듯한 모습이다. 또 당초 확인감사 증인으로 채택됐던 이석채 회장이 아프리카 르완다 출장을 강행한데 대한 질타도 잇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30일 미래부와 통신업계에 따르면 이날 확인감사에서는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유성엽 의원을 필두로 한 일부 야당 의원들이 통신요금 원가를 공개하라며 미래부 및 이동통신사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일 예정이다.
현재 미방위는 통신요금 원가, 보조금 등 가계통신비 문제와 관련해 정태철 SK텔레콤 CR전략실 전무, 구현모 KT T&C부문 운영총괄 전무, 원종규 LG유플러스 모바일사업부 전무를 증인으로 채택한 상태다.
통신요금 원가 공개는 지난 14일 미래부 국정감사 당시에도 뜨거운 감자였다. 야당 의원들의 잇따른 자료 제출 요구에 미래부는 재판이 진행 중임을 들어 거부, 급기야 국정감사가 잠시 중단되는 사태까지 발생했다. 현재 통신요금 원가 공개는 항소심 재판이 진행 중이다.
결국 최문기 미래부 장관이 의원들의 압박에 못이겨 “소송을 취하할 용의가 있다”며 “취하를 하게 되면 (통신비 원가) 자료를 공개하겠다”는 발언을 내놨지만, 내부적으로는 원가 공개는 불가하다는 입장에 무게가 실린 것으로 전해졌다.
통신업계뿐만 아니라 국회 안팎에서도 사기업의 영업기밀을 공개하라고 강요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지적과 가계통신비 부담 증가는 요금뿐만 아니라 고가 스마트폰 단말기의 영향도 크다는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통신요금 원가 공개의 향방은 불투명한 상황이다.
통신업계 한 관계자는 “원가정보는 기업의 고유 경쟁력 정보가 포함된 집약보고서로 명백한 영업기밀에 해당한다”며 “경쟁이 치열한 통신시장에서 원가를 공개하라는 요구는 받아들이기 힘들다”고 말했다.
증인으로 채택되고도 불출석한 이석채 KT 회장에 대한 비난 역시 거셀 전망이다. 여야는 이 회장을 지난 14일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채택했으나, KT가 일정을 이유로 참석할 수 없다는 입장을 알려오자 합의를 통해 31일 확인감사로 출석일자를 늦춘 상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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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 회장은 지난 26일 아프리카 르완다행 비행기에 몸을 실어 사실상 출석이 불가능하게 됐다. 지난 22일 검찰 압수수색에도 불구, 르완다 정부와 KT가 공동 주관하는 아프리카 혁신 정상회의 참석을 위한 것이다. 그는 미래부 확인감사가 끝난 후인 내달 1일 귀국할 예정이다.
이에 미방위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성명서를 내고 “이석채 회장이 국정 감사 증인으로 채택된 후, 국회에 어떤 공식적 양해나 불출석 사유서조차 보내지 않고 떠나버렸다”며 “통상적인 국회 증인 참석 절차를 무시하고 공식적 양해조차 없이 국정감사에 출석하지 않겠다는 것은 오만”이라고 맹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