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속에 비친 삼성 개발자 컨퍼런스

일반입력 :2013/10/29 16:19

삼성전자가 처음으로 개최한 유료 개발자 컨퍼런스 관련 소식이 다수 외신을 통해 세상에 알려졌다. 외신들은 이번 행사를 애플이나 구글 개발자 컨퍼런스처럼 비중있게 다루진 않았지만 하드웨어를 넘어 SW를 강화하려는 삼성의 행보를 주목했다.

삼성전자는 28일(현지시각) 미국 샌프란시스코 '삼성디벨로퍼스컨퍼런스' 현장에서 소프트웨어개발도구(SDK) 5종을 선보이며 개발자 끌어안기에 나섰다. 삼성은 개발자들을 상대로 스마트폰과 태블릿, 스마트TV를 아우르는 멀티스크린 애플리케이션(이하 '앱')을 개발해 줄 것을 적극 주문했다.

이에 대해 블룸버그는 삼성전자가 주력 사업인 모바일 제품 판매로 이룬 성장을 지속할지에 의문이 제기됐음을 주목했다. 블룸버그는 삼성전자가 그간 TV부터 태블릿 단말기에 이르는 스마트 기기 제품 시장의 영향력을 수익화할 방안으로 새로운 소프트웨어(SW) 도구를 내놨다고 전했다.

이런 맥락에서 삼성전자가 자사 기기를 블루투스 게임조종장치로 쓰는 기술을 소개하고 TV와 스마트폰 그리고 태블릿을 아우르는 게임엔진 유니티 사용을 권장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앞서 지난 7월 스마트폰, 태블릿, TV 셋톱박스를 지원하는 영상스트리밍 기술업체 '박시'를 인수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고 덧붙였다.

포브스는 소비자용 스마트기기 시장에서 치열하게 싸우고 있는 삼성전자와 애플의 대결 구도에 초점을 맞췄다. 포브스는 삼성전자 SDK들은 독창성이 없고 광범위하지 않은 SW플랫폼을 채택한 약점을 극복하고 독특한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iOS와 맥OS 플랫폼으로 통합된 애플과 더 잘 경쟁하기 위한 방법이라고 평가했다.

포브스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사업으로 3분기에만 100억달러 넘는 영업이익을 거뒀다. 해당 제품들은 구글이 제공하는 오픈소스 운영체제(OS) 안드로이드에 의존하고 있다. 하드웨어(HW) 업체인 삼성전자 입장에선 핵심 기술을 외부에 맡겨온 셈이다. 그간 구글은 안드로이드에 자사 이름을 건 서비스 제공을 강화하는 쪽으로 움직여왔다.

미국 씨넷은 삼성전자가 벌이는 개발자들과의 밀당'(courting)'은 단순히 그럭저럭인 곁가지 사업이 아니라 미래로 가기 위해 사활을 건 것이라고 표현했다. 회사가 단독 유료 컨퍼런스를 열고 익숙찮은 솜씨로 개발자들을 상대하는 노력은 '여러 안드로이드 기기 제조사가운데 한 업체'라는 운명을 벗기 위해 필수불가결하다는 진단이다.

이미 IT업계서 삼성전자는 거대 스마트폰, 태블릿, TV 제조사라는 명성을 얻어왔다. 주종목 스마트폰의 분기 판매량은 LG전자, 레노버, 화웨이, ZTE, 구글에 인수된 모토로라를 합친 실적을 앞선다. 이 강력한 성장세를 지속하려면 '잘 나가는 안드로이드 제조사'를 넘어서 독자 생태계를 만들어 소비자들의 충성도를 확보할 필요가 있다는 평가다.

영국 IT매체 더레지스터는 삼성전자가 아예 구글의 제품 브랜드 '안드로이드'를 의도적으로 배제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더레지스터는 삼성전자가 TV, 모바일, 태블릿 제품을 위한 앱 개발도구를 서툰 솜씨로 선보였다며 행사 첫날 기조발표에서 '안드로이드'라는 단어는 거의 언급되지 않았고 '구글'이란 이름도 전혀 등장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더레지스터는 삼성전자가 구글을 배제한 자체 생태계에서 핵심으로 삼을만한 제품은 안드로이드에 의존하지 않았던 TV 제품이 될 것이라 전망하기도 했다. 모바일 기기를 넘어 제품간 연계, 이를테면 스마트폰과 집(가전)을 연결해 통합된 서비스를 제공하려 한다는 것이다. 이같은 비전의 중심에는 TV가 놓일 것으로 더레지스터는 전망했다.

현장에서 데이비드 은 삼성전자 오픈이노베이션센터(OIC)장은 삼성전자는 스마트TV 시장에 발을 들인 지난 2007년이래 업계 선두로 자리잡아왔으며 지난해 5천300만대 기기를 공급했을 정도로 스마트TV 시장에서 차지하는 지분이 크다는 점을 언급했다.

이날 컨퍼런스 참석자들 앞에 나선 삼성전자 현지법인 임원들은 회사가 개발자들과의 상생과 수익화를 위해 분명한 방향성을 갖고 움직일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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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석 삼성전자미주법인(STA)장은 행사 개막 기조연설을 통해 삼성전자 기술을 활용해 앱을 개발해야 하는 2가지 이유가 있다면서 우리는 스마트폰 시장 1위 사업자로 세계 도처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으며, 여러분이 만들 앱은 모바일기기뿐 아니라 TV와 PC를 아우르는 '컨버전스' 기회를 얻는다고 힘주어 말했다.

홍원표 삼성전자 미디어솔루션센터(MSC)장은 우리는 이 멀티스크린의 미래에 참여하려는 창의적 개발자들을 위해 길을 틔우고 있다며 오늘 선보인 SDK들은 개발자들에게 멀티스크린용 앱 개발과 우리 제품의 여러 스크린을 아우르는 제품 영향력의 이점을 활용케 해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