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천재들의 생각은 과연 유별나다.
래리 엘리슨에서 엘론 머스크, 제프 베조스에 이르기까지 실리콘밸리의 억만장자가 된 엘리트들에 의해 탄생한 아이디어는, 우주호텔,우주채굴, 영원히 사는 방법, 잠수정으로 변하는 자동차, 다른 행성의 식민지화, 해상도시 등에 이르기까지 엉뚱하기 이를 데 없다.
씨넷은 26일(현지시간) IT천재들이 수십억달러를 들여 만든 엉뚱한 프로젝트들을 소개했다.
다행스럽게도 이들이 돈을 쏟아붓는 기부, 재단, 우주여행회사 등 괴상한 프로젝트는 세상을 긍정적으로 바꿔가고 있다. IT업계에서 가장 돈많고 똑똑한 6명의 '엉뚱한 짓'을 따라가 봤다.
■실리콘밸리 엘리트들, IT 이외의 방법으로도 세상 바꾼다
실리콘밸리에 집중되는 엄청난 부는 IT기업들에게 이상한 곳에 많은 돈을 쏟아부을 여력을 제공했다. 예를 들면 자가용비행기를 몇 대씩 사들이거나, 터무니없이 엄청난 부동산을 매입하고, 파티에 살아있는 호랑이를 데려오는 것 등이다.
실리콘밸리 IT업계의 리더이자 부자들은 자신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매일 새로운 초청장을 보내고 여기에 빠져든다.
사실 이들에겐 그 꿈을 실현할 만한 두둑한 자금이 넘친다. 구글 창업자인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은 지난 주 주식 급등으로 하루 만에 약 30억달러를 벌어들였다. 이들 뿐만 아니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CEO는 지난 두달간 페이스북 주가가 70%이상 상승하면서 개인적으로 꽤 돈을 벌어들였다.
엘런 머스크 테슬라 CEO도 자신이 세운 테슬라자동차 주가가 1년전 주당 24달러에서 최근 194달러로 치솟으면서 힘을 받고 있다. 아마존은 이익을 내지 못할지도 모른다. 사실 해마다 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주가는 지난 2010년 이래 150%나 상승했고 제프 베조스 아마존CEO의 개인 재산도 크게 늘어났다. 래리 페이지의 경우 구글X를 통해 자율주행자동차(로봇카), 그리고 풍선을 통해 무선으로 인터넷을 보급해 전세계 개발도상국에게 인터넷의 혜택을 제공하는 인터넷확산계획을 진행하고 있다. 글로벌 임팩트어워드도 만들었다. 세르게이 브린의 파킨슨씨병 연구 센터 설립, 그리고 실험실 쇠고기 배양 프로젝트는 지속가능한 성장성과 함께 동물의 복지에도 도움이 될 전망이다.
저커버그에겐 1억달러 공공교육기부, 그리고 건강과 교육증진을 위한 십억달러짜리 자선기금이 눈에 띈다.
■엘런 머스크 테슬라자동차 CEO의 꿈
엘런 머스크는 스페이스X 로켓 발사나 8만명을 화성식민지로 옮길 계획을 하기 전에 이미 어린 시절부터 돈을 손에 쥘 꿈을 꾸었다. 하지만 페이 팰 창업멤버로서 막대한 돈을 거머쥐었고 이후 그의 꿈에는 미친 과학자이나 꿀 법한 아이디어들도 포함됐다.
그가 소년 시절 빠져들었던 꿈 중 하나에는 제임스 본드카도 있다. 그는 최근 79년 007 시리즈 ‘나를 사랑한 스파이’에 나온 로터스 에스프리 잠수함 카를 100만달러에 구매했다. 그가 창고에서 먼지만 쌓이던 이 잠수함카를 그냥 두지는 않을 것 같다. 머스크는 진짜로 수륙양용으로 달리는 스파이차를 만들려 하고 있다. 머스크는 자신이 이 스파이카를 비밀리에 구입한 사람이라고 밝히면서 “어릴 때 남아공에서 제임스 본드가 몰던 이 차를 봤을 때 놀라웠다. (영화에서는)부두에서 달리다가 버튼을 누르면 수중 잠수함으로 변신했다. 나는 이 차가 실제로 변형되지 않는다는 것에 실망했다”고 말했다.
머스크는 “내가 하려는 것은 테슬라 전동장치를 활용해 이 차를 업그레이드하고 실제로 수중카로 변신하도록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래리 페이지, 캐머런 감독과 손잡고 소행성 채굴
제임스 캐머런 감독과 손잡고 영화 아바타에 나오는 것처럼 우주광산을 현실화하는 것은 미친짓이란 생각이 드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소행성에서 로켓연료와 가치있는 희귀광물을 캐내려는 우주광산채굴용 로켓발사 계획이 실제로 진행되고 있다. 래리 페이지 구글CEO와 에릭 슈미트 구글회장, 그리고 제임스캐머런 감독이 힘을 합쳐 플래니터리 리소시즈(Planetary Resources)를 구성했다. 그리고 이를 통해 오는 2020년 초까지 광물채굴로켓을 우주로 쏘아 보내기로 했다. 자신의 블록버스터 영화 아바타에서 우주 광산채굴 현장을 보여준 캐머런 감독은 우주에서 광물을 채굴하기 위해 로켓을 발사하는 아이디어에 흥미가 있다. 페이지와 슈미트는 한 때 과학소설(SF)적인 콘셉트로만 여겨졌던 프로젝트에 돈을 대는 것을 좋아하게 된 것 같다.
플래니터리 리소시즈는 프로젝트 기본 컨셉트와 관련, 우주에 우주선연료보급소를 만들고 고가의 희귀광물을 채굴해 수조달러의 지구 총생산량(GDP)에 기여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나사 출신 우주인이자 플래니터리리소시즈 공동창업자인 에릭 앤더슨은 “우리는 수십년간 여기에 참여해 왔다. 하지만 이건 자선사업이 아니다. 그리고 우리는 이 시도를 통해 돈을 벌 것”이라고 발표했다.
물론 래리 페이지는 구글닷오알지를 통해 지구상의 대체에너지 진전을 후원하는 등 충분히 자신의 몫을 하고 있다.
그러나 지구의 광물 경제생태계에 얼마나 적합한지에 대해 고려하지 않은 소행성 채굴은 부자가 더 부자가 되기 위한 것일 뿐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앤더슨은 스페이스닷컴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실제로 태양계 사업을 개시하려고 이 분야에서 작업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우주의 마지막 개척자는 물론 기업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제프 베조스의 우주여행과 1만년간 가는 시계
주변에 있는 모든 IT수장들처럼 제프 베조스 아마존 CEO도 우주를 좋아한다. 그래서 그는 사재를 털어 달에서 돌아온 후 바다에 가라앉은 아폴로 11호 F-1엔진을 4천200미터 깊이의 바다속에서 건져 올렸다. 그는 지난 2000년 우주여행을 보다 대중화하기 위한 블루오리진이라는 회사도 설립했다. 여기서 대중화란 향후 10~20년 사이에 우주왕복선 티켓을 구입할 수 있는 부유층을 대상으로 한 보급을 의미한다. 베조스는 여전히 우주여행을 산업으로 만들 생각이 있다. 그는 이미 고등학교 시절부터 수백만 지구인들을 위한 우주호텔과 우주놀이동산을 상상해 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계획은 인터넷의 월마트인 아마존을 부화시키는 것 만큼 멋진 것은 아니었다. 지난 2011년 무인 블루오리진 로켓이 텍사스에서 폭발했다. 이 회사는 인간이 타고 국제우주정거장(ISS)까지 갈 수 있는 또다른 안전한 우주선을 만들고 있다.
블루오리진은 스페이스X 및 엘런 머스크 테슬라CEO와 미항공우주국(NASA 나사)의 39A발사대 임대문제로 경합하면서 뜨거운 논쟁을 낳기도 했다. (나사의 주요한 우주로켓 발사는 대개 이 발사대에서 이뤄진다.)
머스크는 블루오리진이 믿을 만한 안전한 우주선을 5년내에 선보이는 것을 연통에서 유니콘이 춤추는 것처럼 드문일이 될 것이라고 비유했다.
베조스는 그냥 상상에만 머무는 사람은 아니다. 1만년 가는 시계를 만들겠다는 구상도 여기에 속한다. 하지만 베조스는 텍사스 산중에 보관할 1만년 가는 시계를 만들려는 구상을 실현하기 위해 움직이기 시작했다. 베조스는 이 프로젝트를 시작하기 위해 롱나우재단에 4천200만달러를 기부했다.
그는 2011년 와이어드와의 인터뷰에서 “서기 4000년에 우리는 이 시계를 보고 놀랄 것입니다. ‘왜 지구에서 이것을 만들었지’라고 말하면서 말이죠”라고 말했다.
■래리 엘리슨, 하와이의 6번째 큰 섬을 사들이다
래리 엘리슨 오라클 회장은 어디서부터 소개해야할지 모르겠다. 미국 부자 랭킹 3위도 그중 하나다.
아메리칸컵 요트대회를 후원하는 것쯤은 아무것도 아니다. 올해 그가 후원하는 미국팀은 4개 팀을 앞서며 우승컵을 거머쥐었다.
아랍에미에리트는 뉴질랜드팀에 후원한 1억달러를 성과없이 날려버렸지만 래리 엘리슨이 130피트짜리 카타마란보트에 들인 돈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 말은 안하지만 그는 그이상의 돈을 쏟아부었기 때문이다. 연습중 영국인 한명이 사망하는 사고까지 발생했다. 하지만 그게 전부 다가 아니다. 올해 69세로 칠순을 바라보는 그의 가장 수수께끼같은 돈 지출은 지난해 6월 있었다. 그는 5억달러 이상을 들여 하와이 7번째 섬 라나이를 사들였다. 그가 소유한 2억달러짜리 일본 중세풍 저택을 훨씬 웃도는 가격이다.
그가 음악계의 부자 데이비드 게펜에게 3억달러에 판 와인셀러와 농구장까지 갖춘 454피트짜리 요트가격보다도 비싸다. 그는 하와이항공사도 하나 사들였다.
그는 워런 버핏의 부자기부서약에 사인했다. 자신의 재산 가운데 절반 또는 그 이상을 기부한다는 약속이다.
다행스럽게도 엘리슨은 몇 년전 자신의 전재산 가운데 95%를 기증하겠다고 약속했다. 그에게는 18억달러의 재산이 남아있다.
■피터 티엘, 영원한 생명을 원한다
피터 티엘은 페이팰에 돈을 투자해 억만장자된 페이팰 마피아의 한사람이다. 그가 추진하는 바다에 떠다니는 연구소(Seasteading Institute) 프로젝트도 가볍게 볼 수 없다.
바다에 떠다니는 연구소는 정부와 관련한 새로운 아이디어를 테스트하기 위해 물위에 새로운 사회를 건설하는 것이다. 정부 간섭에 대해 공공연한 혐오를 보여온 티엘의 자유주의자적인 견해를 반영한 것 같다. 이 아이디어는 최근들어 점점 더 관심을 끌고 있다. 실리콘밸리가 월가처럼 점점 더 박해를 받는 곳으로 변해가면서 새로운 IT유토피아를 향한 분리운동의 장점이 논의되고 있기 때문이다.
물위에 떠다니는 도시보다 눈길을 끄는 것은 티엘의 늙지 않는 방법에 대한 연구프로젝트 투자다. 티엘은 350만달러를 오브레이 드 그레이 케임브리지대 노화방지연구원에게 기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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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대학에 가지 않는 어린이들에게 돈을 지급하기도 하는 티엘의창업자펀드는 14개 노화방지 및 생명연장방법에 집중하고 있는 회사에 투자했다.
티엘은 지난 2011년 뉴요커지와의 인터뷰에서 “아마도 가장 극단적인 불평등의 형태는 살아있는 사람들과 죽은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불평등을 끝내려고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