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짜 아이폰5S·5C’ 없다...찻잔 속 태풍?

일반입력 :2013/10/21 15:03    수정: 2013/10/21 16:32

정현정 기자

애플의 신제품 아이폰5S와 아이폰5C에 대한 예약판매가 한창이다. 온라인 예약판매 물량 1만대는 일찌감치 동이 났고 오프라인에서도 예약 관련 문의가 줄을 잇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아이폰5 출시 당시 SK텔레콤과 KT 두 이동통신사를 합쳐 30만명의 예약가입자를 모았던 것과 비교하면 아이폰 열풍은 예년만 못하다는 평가다.

특히 기대했던 만큼의 가격 승부수가 없어 해외와 같은 파격적인 가격 정책을 기대했던 이용자들에게 실망감을 안겨주고 있다. 실제 판매가에 크게 영향을 미치는 보조금 지급 수준이 국내 경쟁제품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가격경쟁력을 갖추지 못한 아이폰이 시장을 흔들 만큼의 파괴력은 발휘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SK텔레콤과 KT는 지난 18일 오후 3시부터 온·오프라인을 통해 아이폰5S와 아이폰5C 예약판매를 시작했다. 온라인 예약판매의 경우 KT 올레닷컴에서 5분~7분, SK텔레콤 티월드다이렉트에서는 13분만에 마감이 이뤄졌다. 특히 KT의 경우 샴페인골드 색상은 약 3분만에 마감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지난해 SK텔레콤과 KT가 온라인과 문자메시지를 예약가입을 받고 반나절 만에 각각 5만명과 15만만명에 가입자를 끌어모은 것과 비교하면 올해는 온라인 예약가입 물량이 각각 5천대로 크게 줄어든 영향이 크다. 업계에서는 국내 시장에서 아이폰 열풍이 반짝 인기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특히 애플이 새롭게 내놓은 보급형 아이폰5C의 가격 정책 실패가 국내 시장에서도 약점으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이다.

관심을 모았던 아이폰 신제품의 국내 출고가는 아이폰5S가 16GB는 81만4천원, 32GB는 94만6천원, 64GB는 107만8천원으로 정해졌다. 이는 지난해 출시된 전작인 아이폰5와 동일한 가격이다. 보급형 제품으로 나온 아이폰5C는 16GB 가격이 70만4천원이다. 아이폰5S와 불과 10만원 정도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반면 일본과 미국, 중국 등 일부 국가에서는 일부 통신사업자들이 신제품 출시 직후부터 아이폰5S와 아이폰5C 마케팅을 위해 공짜폰(2년 약정)이라는 극단적인 방법까지 동원한 상태다. 가까운 일본의 최대 이통사 NTT도코모는 신규가입, 번호이동, 기기변경에 관계없이 아이폰5S 16GB 모델을 2년 약정 기준 무료에 판매하고 있다.

신제품 두 모델이 출시 첫 주말에만 당초 예상치를 웃도는 900만대 판매고를 기록한 것도 색상과 제품군 다변화에 더해 적극적인 가격 정책이 영향을 미쳤다. 아이폰5S의 국내 출시가 전작에 비해 두 달 가량 앞당겨진데 이통사들의 의지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국내에서도 공격적인 가격 책정에 대한 기대감이 없지 않았다.

아이폰5S에 64비트 A7 프로세서가 최초로 장착되고 지문인식 기능이 탑재되는 등 성능이 전작에 비해 크게 개선됐음에도 출고가는 동일하게 정해졌다. 언락폭 가격은 오히려 1~3만원이 싸졌다. 그럼에도 해외와 비교해 높은 출고가는 물론 할인혜택도 적은 까닭에 이용자들의 반응은 실망감으로 바뀌었다.

성능을 다소 낮추고 플라스틱 소재를 적용한 아이폰5C의 경우에도 70만원을 넘기면서 보급형이라는 말이 무색해졌다. 미국 시장에서 아이폰5C의 무약정 가격은 549달러지만 2년 약정 기준으로 100달러 이하의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 하지만 국내 출고가가 70만원으로 정해지면서 최대보조금을 더해도 할부원금이 40만원을 넘게 된다.

업계에서는 아이폰 판매 가격이 크게 낮아질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더구나 정부의 강력한 보조금 규제 정책이 유효한 상황에서 아이폰5S나 아이폰5C의 공짜폰화는 아예 불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 통신업계 관계자는 “애플이라는 제조사의 특성상 판매장려금을 주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있어서 경쟁사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보조금을 많이 실을 수 없는 구조”라면서 “이통사 차원에서 20만원 이상의 보조금은 실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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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 국내 출고가가 공개된 후 대부분의 이용자들의 반응도 “너무 비싸다”로 모아졌다. 특히 보급형으로 알려진 아이폰5C의 가격 정책이 실망스럽다는 반응이다. 휴대폰 커뮤니티 뽐뿌에 한 이용자는 “아이폰5C가 보급형이라는 말은 더 이상 붙이지 말자 70만원짜리 보급형 제품도 있나?”라고 지적했다. 또다른 이용자는 “만약에 아이폰5C가 할부원금 0원에 판매된다면 바로 구입하겠지만 재작년에 나온 아이폰4S가 아직도 20만원대에 판매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공짜 아이폰은 절대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내 제조사들도 예전만큼 아이폰 열풍을 견제하는 분위기는 아니다. 업계관계자는 “애플은 사실상 두 개의 고가제품을 내놓은 격으로 가격적인 측면에서 별다른 메리트가 없다”면서 “관심도도 이전에 비해 많이 줄어들었고 실제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으로)이탈 수요도 많은 만큼 국내에서 아이폰5S와 아이폰5C는 일부 교체수요를 포함해 반짝 인기에 그칠 가능성 높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