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구글 역차별....국감 도마에

일반입력 :2013/10/14 15:12    수정: 2013/10/14 16:50

정윤희, 손경호 기자

'네이버는 안 되고, 구글은 된다.' 국내 포털에 대한 사실상의 규제가 역차별 도마에 올랐다.

14일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네이버 등 국내 포털 사업자에게는 규제로 작용하나 구글 등 해외 사업자들에게는 해당 사항이 없는 권고안 등이 문제로 지적됐다.

미방위 소속 유승희 의원(민주당)에 따르면 코리안클릭 자료를 기반으로 최근 5년 간 국내 50대 인터넷 사이트 방문자 추이를 분석한 결과 2009년 야후(10위), 마이크로소프트 빙(43위), 구글(50위) 등 해외 사업자의 한국시장 영향력은 미미했으나 지난 9월 국내외 주요 포털에 대한 순방문자수를 비교한 결과 네이버가 3천125만4천명으로 1위를 기록했으나 다음이 2천711만9천명으로 3천20만4천명을 기록한 구글에 밀려 3위에 그쳤다. 구글이 네이버를 바짝 추격하고 있는 모양새다.

이러한 가운데 지난 4일 미래부는 '인터넷 검색서비스 발전을 위한 권고안'을 마련했다. 주요 내용은 네이버, 다음 등이 검색결과, 순위를 결정하는 주요 원칙과 자사, 제휴, 유사 서비스 처리 원칙 등을 이용자가 쉽게 알 수 있도록 공개할 것, 광고와 검색결과를 명확히 구분하고, 관련 민원을 처리할 수 있는 창구를 운영할 것, 인터넷 검색서비스 정책자문기구를 만들어 검색서비스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높일 것이라는 등이다.

문제는 이와 같은 권고안이 사실상 규제나 다름없다는 점이다. 더구나 구글은 해당 사항을 지켜야할 의무가 없다. 권고안에 따라 구글이 인터넷 검색서비스 정책자문기구에 합류할 지도 의문이다. 이에 대해 네이버 관계자는 권고안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수용하나 구글 등이 참여하지 않는다면 역차별이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국감장에서 노웅래 의원(민주당)은 언론사닷컴도 있고, 페이스북도 그렇고, 포털과 똑같이 검색을 제공하는데 포털에만 권고안을 낸 것은 명백한 포털 손보기, 길들이기로 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노 의원은 미국 법원에서는 구글의 검색 원칙 공개를 영업비밀로 보고 비공개하기로 했는데 정부에서 왜 무리수를 두는가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인터넷 실명제 서비스 이후에 국내 인터넷 동영상 서비스의 점유율이 대폭 축소됐다는 점에 대해서도 지적이 이어졌다. 유 의원은 국내 동영상 UCC 시장에서 유튜브가 2008년도에 2%, 1.6% 점유율을 기록했으나 5년만에 74%로 올라섰다며 판도라, 다음, 아프리카TV 등은 다 합쳐도 25%가 채 안된다고 밝혔다. 유튜브는 현재 구글에서 서비스 중이다. 인터넷 실명제 이후 국내 사용자들은 동영상 서비스를 보기 위해 유튜브로 대거 이동했다.

관련기사

국내 포털에서는 판도라, 아프리카TV 등과 함께 유튜브 동영상이 검색되지만, 구글에서는 유튜브 동영상의 검색결과만 나온다. 정부의 규제가 국내 포털에만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 것이다.

네이버, 다음, 네이트 등 국내 주요 포털은 중소사업자와 상생협력기구를 설치하거나, 관련 스타트업과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대책들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정부 주도로 이뤄지는 인터넷 검색서비스에 대한 사실상 규제는 인터넷 생태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경우가 많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