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 알뜰폰 팬택 라츠가 판다

일반입력 :2013/10/08 12:19    수정: 2013/10/08 15:28

정현정 기자

이마트가 이달 중순부터 알뜰폰(MVNO) 사업에 진출하는 가운데, 팬택의 유통전문 자회사인 라츠가 휴대폰 위탁판매를 맡으며 시너지를 도모한다. 팬택은 라츠를 중심으로 유통 사업을 강화하며 재기를 노린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SK텔레콤 망을 이용하는 자체 알뜰폰 브랜드를 론칭하고 오는 17일부터 전국 100여개 매장에서 판매를 시작한다. 알뜰폰 판매는 팬택 계열의 휴대폰 유통업체인 라츠가 맡기로 했다.

팬택이 알뜰폰 위탁판매를 통해 받게 될 수수료는 휴대폰 한 대당 평균 14만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라츠는 휴대폰 판매만 위탁하는 것으로 이후 가입자 관리는 이마트에서 맡게 된다. 이마트는 오는 17일 공식 기자간담회를 열고 알뜰폰 사업진출을 알릴 계획이다.

양사 간 제휴는 이마트가 알뜰폰 사업초기 판매경쟁력을 확보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편의점과 대형마트 등이 잇따라 알뜰폰 사업에 진출하고 있지만 상품 판매에 대한 의지나 지식이 부족해 여전히 소비자 인지도가 낮은 편이다. 이마트 보다 먼저 알뜰폰 시장에 진출한 홈플러스도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다. 최근 우체국 알뜰폰이 흥행하는 배경에도 이동통신 위탁판매 교육을 받은 직원 배치가 효과적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업계관계자는 “소비자들의 접근성이 뛰어난 대형마트에 장점에 라츠의 스마트폰 판매 노하우가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특히 이마트는 보급형 스마트폰이나 피처폰 판매에 주력하는 다른 알뜰폰 업체와 달리 갤럭시노트3 등 최신 제품을 아우르는 프리미엄 전략을 수립한 만큼 적지 않은 경쟁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팬택은 이번 제휴를 통해 유통사업을 더욱 강화한다. 최근 팬택은 직원 800여명에 대한 6개월 무급휴직을 포함하는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보조금 규제로 인한 스마트폰 시장 위축이 직격탄으로 작용했다. 특히 경쟁사들이 가전과 부품 등으로 포트폴리오를 갖고 있는데 반해, 팬택은 휴대폰에 올인하는 사업모델로 시황이 좋지않으면 훨씬 더 위협을 크게 받는 사업적인 리스크가 있다.

팬택의 휴대폰 유통전문 자회사로 지난해 4월 출범한 라츠는 베가 단말 총판을 맡으며 전국 통신사 대리점과 MVNO, 양판점 등 베가의 유통망 공급을 전담하고 있다. 또 현재 수도권을 중심으로 28개의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하면서 팬택 스마트폰 뿐만이 아니라 삼성전자, LG전자, 애플 제품을 모두 판매한다.

주력인 휴대폰 외에 노트북과 스마트폰 액세서리 등 IT기기의 총판 사업도 운영하며 온라인 라츠몰에서는 휴대폰과 노트북 등 가전제품 외에 패션의류와 식품, 화장품 등 다양한 제품까지 판매를 시도하고 있다. 팬택은 이번 제휴로 별도의 고정비용을 들이지 않고 라츠 매장을 대형마트 입점하는 것과 같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최근 팬택 대표이사직에서 사퇴한 박병엽 부회장 역시 유통 사업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부회장은 팬택 부회장직에서는 물러났지만 자신이 지분 100%를 보유하는 팬택씨앤아이 대표직은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라츠는 관련 자회사 중 가장 많은 2천478억원의 매출과 94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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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택은 지난 7일에는 이마트에 팬택 서비스센터를 입점시키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계약을 체결하는 등 이미 이마트와 전략적 제휴를 강화하고 있다. 팬택은 이달 중순 이마트 김포공함점을 시작으로 내달 말까지 1차로 주요 도시에 위치한 이마트 15개점에 팬택 서비스센터를 입점시킬 예정이다. 이와 함께 이마트와 휴대폰 관련 협력 분야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라츠 관계자는 “이마트와 알뜰폰 사업 제휴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조만간 공식적인 발표를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