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물인터넷(IoT, Internet of Things)은 IT 기술의 발달사와 맥을 같이하며 점차 구체화되고 있다. 클라우드 컴퓨팅, 빅데이터 등 최근 수년간 IT업계를 수 놨던 트렌드들이 각종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기술과 씨줄과 날줄처럼 엮여 거대한 서비스가 탄생한다.
IoT를 전체적인 플랫폼, 혹은 벨류체인으로 검토할 때 좀 더 구체적인 모습으로 그려질 수 있다. 프로스트앤설리반은 IoT 벨류체인을 ▲칩셋 ▲모듈 ▲디바이스 ▲네트워크 ▲플랫폼 ▲애플리케이션 등으로 나누며 전반적인 생태계를 조망한다.
각 분야마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필요하고, 결과적으로 그를 하나로 묶어 서비스하는 서비스제공자가 등장한다.
■칩셋-모듈-디바이스, IoT의 '점(point)'
칩셋 영역은 디바이스 내부에 존재하는 것이다. 기존 임베디드 전용 칩셋을 생각하면 된다 현재로선 ARM 아키텍처의 코어텍스 M시리즈가 각광받고 있다. 인텔이 쿼크를 통해 IoT 시장에 x86 아키텍처를 밀어넣기 위해 막 출사표를 던진 상태다. 이밖에 브로드컴, 프리스케일 같은 칩셋 제조업체들도 IoT용 칩셋을 공급한다.
모듈은 일종의 메인보드 같은 것으로 보면 된다. 기본적으로 IoT 기기는 그 크기가 작기 때문에 보드도 소형이다. 최근엔 아두이노나 라즈베리파이 같은 메인보드격 제품에 센서나, 이더넷, 카메라, 블루투스 같은 기능을 추가하기 위한 여러 모듈이 나오고 있다.
칩셋과 모듈을 이용해 하나의 기기로 만들면 IoT 디바이스가 된다. 일상생활에서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는 스마트폰 역시 일종의 IoT 디바이스로 볼 수 있다. 그 디바이스에 어떤 소프트웨어를 심느냐에 따라 용도와 성격이 달라진다. 디바이스의 종류는 무궁무진하다. 웨어러블 컴퓨팅으로 거론되는 구글글래스나 나이키 퓨얼밴드, 제조업 생산자동화기기, 자동차 같은 기기부터 인류 주위의 모든 물건이 통신만 가능하다면 IoT 디바이스가 된다.
이 디바이스를 작동하게 해주는 소프트웨어가 당연히 존재한다. 임베디드 소프트웨어가 IoT 디바이스 구동에 주로 사용된다. 운영체제(OS)로 보면 안드로이드와 iOS, 윈도모바일, 리눅스가 해당된다. 윈드리버, MDS테크놀로지 같은 회사의 RTOS도 포함된다. 여기에 오라클 자바 ME-E 같은 미들웨어가 필요하다.
IoT 디바이스를 위한 SW는 무엇보다 경량이란 점이 중요하다. 전력소모를 최소화하면서도, 저렴한 하드웨어로 고성능의 처리를 수행하도록 하는데 초점을 맞춘다. 가령, 오라클 자바 ME-E의 경우 RTX OS와 결합돼 128MHz 수준의 낮은 클럭수 칩셋과 2MB RAM으로 고성능을 낼 수 있다, 이렇게 만들어진 기기가 스마트워치 같은 UI를 제공할 수 있다.
■네트워크, IoT의 ‘선(Line)’
네트워크는 각 디바이스에서 생성되는 데이터를 중앙의 플랫폼으로 모아주는 통로다. 브로드밴드나, 2G, 3G, 4G LTE, 와이브로 등이 거대한 통로로 활용된다.
시스코시스템즈는 IoT로 인해 네트워크를 오가는 데이터가 엄청난 양으로 폭증할 것으로 내다본다.
최근 이 회사가 내놓은 코어라우터는 1.2 페타비트급 대역폭을 제공한다. 수억개에 이르는 디바이스와 서비스프로바이더, 최종사용자를 원활히 연결하려면 네트워크 트래픽을 처리할 수 있는 용량이 지금과 달라야 한다는 주장이다. 여기에 더해 통신사업자가 네트워크를 서비스별로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하는 네트워크기능가상화(NFV)를 구현해야 한다고 덧붙인다.
기기와 기기를 연결하는 블루투스나 RFID, 지그비 같은 무선통신기술도 네트워크에 포함시킬 수 있다. 근거리 통신의 경우 현재 블루투스4.0의 블루투스저전력(BLE)이 주목받는다.
네트워크 영역의 중요한 부분은 인터넷 IP주소다. IPv4가 포화상태에 이르면서 수억개 디바이스가 가져야 할 인터넷 주소에 대한 문제가 걸림돌일 수 있다. 일본의 경우 M2M에 IPv6로 주소를 할당함으로써 IP 주소 부족 문제를 해결했다. IoT의 IP 문제에 대한 명확한 노선을 정하지 못한 한국의 경우 시급히 해결해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플랫폼, IoT 서비스의 ‘면'
플랫폼은 각지에 흩어져 있는 디바이스의 데이터를 모으고, 저장하며, 처리해 서비스에 적합하도록 해주는 것이다. 데이터센터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이 플랫폼을 담는 그릇이다. 디바이스에서 데이터센터까지 데이터의 흐름 전체를 플랫폼으로 볼 수도 있다.
애플리케이션은 사람의 눈에 드러나는 IoT의 활용사례를 직결시키면 된다. 공정자동화, 스마트그리드, 스마트팜, 홈시큐리티 등 수많은 구상들이 애플리케이션에 해당한다.
플랫폼은 좀 더 세분화할 필요가 있다. 일단, 디바이스 SW와 함께 미들웨어, 데이터베이스, 분석 SW가 필요하다. 데이터를 수집하는 영역과 게이트웨이, 흐름이 한곳으로 모이는 곳, 즉 데이터센터 직전의 단계 다음으로 저장, 처리하는 ETL 영역. 데이베이스 영역, 애플리케이션에 연결되는 데이터 분석 영역으로 나뉜다.
오라클의 경우 이에 더해 게이트웨이를 둘 것을 조언한다. IoT 디바이스의 데이터를 네트워크에 태워 보내기 전 1차적인 관리계층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오라클의 경우 게이트웨이에서 오라클이벤트프로세싱(OEP)과 코히어런스를 결합해 실시간 데이터 흐름을 파악하고, 대용량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수집, 가공, 분석하는 단계를 언급한다. OEP 임베디드를 서버 단의 OEP와 연계적용하는 모양새도 설명한다. 인메모리 기술인 코히어런스는 DB앞단의 캐시 역할로서 데이터처리속도를 높이는데 사용될 수 있다.
이는 디바이스 데이터의 정제와 모니터링, 관리, 업데이트 등의 목적이다. 데이터 중 의미 있는 부분만 전송함으로써 네트워크 비용 감소효과도 노린 것이다
IBM은 데이터 수집에 대한 부분에서 전용 어플라이언스 ‘메시지사이트’를 언급하고 있다. MQTT란 전용 프로토콜을 사용함으로써 데이터의 안정적인 전송을 보장하고, 통신사 네트워크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자는 설명이다.
어플라이언스에 대해 오라클도 엑사로직 어플라이언스를 내세운다. IoT를 위한 미들웨어 플랫폼을 엑사로직에 최적화해 제공한다는 것이다.
미들웨어에서 서비스지향아키텍처(SOA)도 거론된다. 여러 IoT 서비스를 매끄럽게 연결하기 위해 데이터 변환을 체계화하고, 서비스 상태를 모니터하면서 대량 메시지를 처리하려면 SOA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솔루션업체들은 IoT를 위한 미들웨어를 기존과 다른 조건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일단 IoT 디바이스는 24시간 데이터를 생성해내므로, 그를 받아내야 하는 시스템은 정지돼선 안 된다. 미들웨어가 무정지로 운영되지 못하면, IoT 서비스 자체가 완전히 멈춰버리게 된다. 무정지의 연장선으로 서비스 업그레이드도 고려해야할 문제다.
미들웨어와 연결되는 핵심SW는 데이터베이스(DB)다. 데이터를 안정적으로 적재하고, 쉽게 분석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전제가 필요하다. 오라클은 DB 12c에 도입된 멀티테넌트 아키텍처 ‘플러거블 DB’를 통해 복수의 DB를 손쉽게 관리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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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데이터 분석인데, 정형 데이터보다 비정형 데이터의 비중이 더 큰 만큼 빅데이터 기술이 요구된다. 하둡 같은 대용량 병렬처리 기술과, 다양한 속성 및 종류의 데이터를 빠르고 다양하게 분석할 수 있는 도구가 필요하다. 데이터 분석은 특히, IoT가 서비스로 만들어져 최종 사용자에게 가치를 주기 위한 작업이다.
마지막으로 클라우드다. IoT 플랫폼은 기업이나 통신사의 인프라에 구축형으로 운영될 수 있지만, 클라우드 서비스에서도 운영될 수 있다. 클라우드는 리소스의 유동적인 관리가 용이하고, 전반적인 시스템 운영 및 구축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IoT의 그릇으로 가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