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크로스 "컴투스-게임빌, 숫자로 붙자"

일반입력 :2013/10/04 11:08    수정: 2013/10/04 15:59

남혜현 기자

결과는 숫자로 말해야죠.

올해 정부가 지원하는 '모바일 게임 글로벌 퍼블리싱 3차 사업'은 인크로스가 맡았다. 세간에선 앞서 사업을 진행했던 컴투스, 게임빌보다 약한 것 아니냐고 말한다. 인지도 없는 인크로스가 성과를 내겠느냔 우려다.

정상길㊸ 인크로스 콘텐츠사업 본부장을 지난 2일 서울대 관악캠퍼스에서 만났다. 인크로스는 서울대연구공원단지 SK텔레콤 건물의 절반을 쓰고 있다.

충분히 가능성이 있어요. 게임빌, 컴투스가 인지도는 있겠지만, 누가 더 잘 파느냐는 다른 문제 잖아요. 인크로스가 뒤처진다고 생각은 안해요.

자신감이 엿보였다. 그는 인크로스가 더 많은 네트워크와 정보를 가지고 있을 수 있다라고 말했다. 지난 2009년 SK텔레콤 T스토어를 만들고, 글로벌 사업자들과 만나 앱 퍼블리싱 계약을 맺어온 경험이 근거다.

인크로스는 태생이 글로벌이죠. T스토어 오픈 당시, 해외 콘텐츠 수급을 인크로스가 거의 다 했어요. 때문에 해외 개발사들이 누가 어떤 콘텐츠를 만들고 언제 출시하는지, 이런 정보를 굉장히 빨리 알아요.

게임 퍼블리싱에 직접 나서면서는 '디앱스게임즈'라는 독자 브랜드도 만들었다. 인크로스가 퍼블리싱한 게임 중 유명한 것도 많다. 예컨대 '플랜츠 vs 좀비'의 T스토어 퍼블리싱을 이 회사가 했다.

버라이존, 보다폰 등 북미와 유럽 지역 유명 통신사 마켓에서 앱을 출시, 팔아본 경험도 있다. 40개국 150개 회사와 네트워크를 가졌다. 최근엔 주요 게임쇼에 모두 출전하며 네트워크 확장에 주력 중이다.

2010년부터 3년간 직접 (퍼블리싱 사업을) 닦아왔어요. 재작년부턴 게임쇼란 쇼는 무조건 참석하고 있죠. 스페인, 미국, 중국…. 다 나갔어요. 차이나조이에 단독 부스를 차린 한국 기업은 스마일게이트랑 저희밖에 없었죠.

나라 안팎으로 게임을 팔다보니 퍼블리싱 사업을 본격 진행해도 되겠단 판단이 섰다는 것이다. 특히 외산 유명 게임들이 국내 들어와서 기대 이하 성적을 보이는 것을 보면 안타깝다고도 했다.

한국 시장이 커지면서, 현지화가 별로 필요 없는 게임들이 직접 출시하려고 하죠. 성적은 별로 좋지 않아요. 시장을 잘 아는 사람들이 퍼블리싱을 해야 하죠. 마찬가지로, 글로벌을 잘 아는 회사가 한국 게임을 팔아야 해요.

퍼블리싱 외에 인크로스에서 퍼블리싱한 게임 '카드의 신 삼국지' '레전드 오브 갓' 등도 좋은 성적을 얻고 있다. 레전드 오브 갓 같은 경우, 게임 사양에 비해 가볍게 돌아가는 것이 장점으로 평가 받는다.

모바일 게임이 점점 더 온라인처럼 되고 있죠. 폰에서 게임이 돌아가는게 아니고, 서버에서 모든 이슈를 다 해결하게 됐죠. 제가 서버 개발을 했었는데 이런 경험이 녹아서 좋은 평가를 받는 것 아닌가 해요.

인크로스에서 그의 사번은 '27번'. 18년 직장 생활 중 13년을 인크로스에서 보냈다. 그간 만나본 40대 임원 중에서, 정 본부장 만큼 직원들보다 더 많은 게임을 알고 더 높은 점수를 내는 사람은 드물었다.

아내가 저한테, 밑에서 같이 일하는 직원들이 힘들겠다고 해요

그는 자신을 착한 사람이라 표현했다. 그런데 측근들은 그를 워커 홀릭이라 말한다. 밤새 일하기가 다반사다. 그래놓곤 오전 7시엔 출근해 일을 시작한다. 모범적이고, 착한 것 맞다. 직원들 입장에선 죽을 맛이겠지만.

게임도 마찬가지다. 맡았으니 끝장을 본다. 페이스북 게임 '캔디크러시 사가'를 아이템 없이 410탄까지 갔다. 자체 개발작이나 퍼블리싱 게임들도, 정 본부장이 매번 직접 테스트한다.

게임이 잘 돌아가는지, 테스트는 직접 해요. (인크로스) 직원들이 미리 코인(게임 화폐)을 넣어놓고 하지 않으면 항상 제가 고랩(가장 높은 점수)을 달려요. 아내가 저보고 '당신이랑 직장생활하면 힘들거야'라고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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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정 본부장이 세운 올해 목표는 일반 게이머들에 인크로스를 알리는 일이다. 능력은 있는데, 인지도가 없다는 말을 더 듣지 않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연내 카톡 게임 출시도 잇달아 준비 중이다.

네트워크, 서버 기술력, 글로벌 인재까지 회사가 발전하기 위한 요건은 다 갖췄어요. 킬러 콘텐츠도 많아요. 카톡 게임도 대기 중이고요. 글로벌 퍼블리싱 성적도, 붙어봐야 아는 것 아니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