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이동통신시장에서 아이폰5S, 5C 판매를 놓고 이통사간 자존심 싸움이 불꽃 튄다. 기존 KDDI, 소프트뱅크에 이어 NTT도코모까지 합세하면서 말 그대로 3파전이 벌어졌다. 지난달 20일 아이폰5S, 5C 출시와 동시에 2년 약정 기준 0원 프로그램이 등장하는가 하면, 단순 판매량에서부터 LTE 네트워크 품질까지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NTT도코모, KDDI, 소프트뱅크 최고경영자(CEO)들 역시 아이폰 마케팅에 여념이 없다. 신제품 아이폰 출시를 전후해서부터 최근 겨울-봄 모델 발표회에서도 아이폰5S, 5C를 활용하는 자사 네트워크의 강점을 내세우기 바쁘다.
현재까지 일본 시장에서 가장 많은 아이폰5S/5C를 팔아치운 것은 소프트뱅크다. 지난달 30일 BCN 자료 기준, 소프트뱅크는 아이폰5S, 5C 판매 점유율 44.7%, 도코모는 27.8%, au는 27.5%를 기록했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대표는 “이제는 단말기 라인업보다 네트워크 품질을 경쟁하는 시대가 될 것”이라며 “시장조사 결과 스마트폰 만족도 1등, 네트워크 만족도 역시 1등”이라고 언급했다. 소프트뱅크는 2.1GHz 대역과 이액세스의 1.7GHz 대역을 모두 LTE에 활용하고 있으며, 일본 전역에 3만개의 LTE 기지국을 구축한 상태다.
또 “만약 4년 전 도코모에서 아이폰이 나왔다면 괴멸적인 타격을 받았을 것”이라면서도 “지금은 그동안의 기지국 증설, 주파수 활용 등으로 전화, 데이터 모두 접속률 넘버원을 달성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손 대표는 “우리는 스마트폰 시대를 예견하고 아이폰을 가장 먼저 독점 판매했다”며 “덕분에 아이폰을 비롯한 스마트폰 네트워크가 어떻게 구축, 제공돼야 하는지 다양한 노하우를 얻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KDDI는 800MHz 대역에서 LTE를 제공, 경쟁사들보다 뛰어난 네트워크 품질을 갖추고 있다고 주장했다. ‘플래티넘 밴드(황금주파수)’ 중 하나로 꼽히는 800MHz 대역에서 기존 LTE보다 한층 업그레이드 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현재 KDDI는 2.1GHz 대역과 800MHz 대역에서 LTE를 제공 중이다.
다나카 타카시 KDDI 대표는 “au와 아이폰 시리즈의 조합은 사상 최고”라며 “플래티넘 밴드 800MHz 대역에서 아이폰 5S, 5C를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커버리지, 네트워크 품질 측면에서 압도적인 퍼포먼스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소프트뱅크의 판매점유율 1위에 대해서도 “au의 아이폰5S 판매량 역시 매우 만족스럽다”고 반박했다. 소프트뱅크가 예로 든 점유율의 경우 대리점 재고까지 포함시킨 수치로 au 역시 소프트뱅크에 못지 않은 판매량을 기록 중이라는 설명이다.
다나카 KDDI 대표는 “소프트뱅크가 아이폰5S, 5C를 많이 팔긴 했지만 실제로 au의 판매량 역시 이에 뒤지지 않는다”며 “9월에는 3사의 싸움 속에서도 도코모, 소프트뱅크로부터 가입자가 유입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아이폰을 처음 판매하는 NTT도코모 역시 마찬가지다. 카토 카오루 NTT도코모 대표는 도코모 아이폰의 강점으로 ‘네트워크의 힘’을 내세웠다. 아이폰 판매는 가장 늦었지만 안정된 네트워크로 가장 빠른 통신 속도를 제공한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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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코모는 현재 2GHz 대역에서 LTE 서비스 크록시(Xi)를, 800MHz 대역에서 3G를 제공 중이다. 여기에 새로 1.7GHz 대역을 LTE에 활용한다. 또 지난해 말 기준 2만4천400개였던 LTE 기지국을 올해 말까지 5만개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카토 도코모 대표는 “도코모의 아이폰 출시에 의해 스마트폰의 확산이 더욱 가속화, 데이터 트래픽 증가속도가 더욱 빨라질 것”이라며 “도코모는 일본에서 최초로 LTE 크록시를 상용화하는 등 LTE 사용자수, LTE 네트워크 구축에 대한 노하우 등이 타사 대비 뛰어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