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현 공채방식 사회부담 커…바꿔야"

사회입력 :2013/10/02 11:27

삼성이 향후 인재 채용 방식에 변화를 줄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룹 공채로 인한 사회적 비용이 적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2일 삼성 관계자는 상하반기 신입사원 공채와 인턴을 포함하면 올해 20만명 정도가 삼성에 지원했는데, 큰 폭으로 매년 증가 추세라며 지원자 대다수가 삼성직무적성검사(SSAT)를 준비하면서 운영상 어려움과 응시생들이 치르는 개인 및 사회적 부담이 적지 않고 부작용도 나타났다고 밝혔다.

삼성에 따르면 올 하반기 신입 공채 지원자는 10만여명에 달한다. 이들을 위한 전국 고사장 확보나 시험지 수송만 해도 보통 일이 아니라고 한다. 한 번 치를 때 비용만 수십억원이 든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합격자는 신입사원을 모집하는 계열사 25곳 모두 합쳐 5천500명에 불과하다.

삼성 관계자는 시험장 자리가 없어 서울서 응시해야 하는 지방 거주자라든지 SSAT 준비를 위해 다닌다는 강의료 수십만원의 사설학원, 권당 몇만원씩 하는 50여종의 교재가 다 사회적 비용이라며 함께가는 열린채용의 기본 정신을 유지하면서 가능한 채용방식의 변화를 검토 중이다고 설명했다.

삼성의 '함께 가는 열린채용'은 국내 취업현장에서 일반적으로 불리할 것으로 인식되는 저소득층, 지방대 출신, 여성 구직자 등에게 소위 스펙을 따지지 않고 균등한 구직 기회를 보장한다는 취지를 내세운 인재 채용 정신을 가리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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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삼성은 이를 기반으로 서류전형 없이 공채 지원자 모두에게 SSAT 응시 기회를 제공해왔다. 그런데 매번 응시생 규모가 급증하면서, 이를 준비하는 이들을 노린 사익 추구 현상들이 나타났다는 진단이다. 열심히 취업을 준비하려는 사람들이 많은 탓이지만 과열된 게 아니냐는 일각의 지적도 나왔다.

삼성 관계자는 SSAT 폐지까지 검토중인 건 아니지만 개인과 사회적 비용을 줄이고 바람직한 채용문화를 도입하는 합리적 방향을 고민하고 있다며 좋은 개선안이 나오면 다음 채용부터라도 도입할 수 있겠지만 마땅치 않다면 그러기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