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갤럭시 기어의 국내 출시 가격이 39만6천원이라고 25일 공식 발표했다. 당초 해외서 299달러라고 밝힌 만큼 부가세와 기준 환율 적용을 감안해 책정된 가격이다.
이돈주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사장은 삼성전자 사초사옥에서 열린 국내 출시 행사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앞으로 모든 사람들이 갤럭시 기어를 차고 다니게 될 것”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럼에도 삼성전자의 가격 정책은 결코 이해하기 힘들다는 지적이다. 39만6천원은 최근 출시된 구글 넥서스7 2세대보다도 수만원 비싼 가격이다. 갤럭시 기어를 왜 사야하는지, 또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 지에 대한 소비자들의 이해가 아직 많이 부족한 상황에서 저렴하기는 커녕 상당히 부담스러운 가격대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기본적으로 갤럭시 기어는 당장 갤럭시노트3가 있어야만 쓸 수 있는 액세서리 제품이다. 갤럭시노트3와 통화, 문자, 데이터 송수신 등 연동이 주요 기능이다. 지금까지 나온 스마트폰 액세서리 중 가장 강력한 연동 기능을 제공하는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반대로 갤럭시 기어가 없이는 도저히 할 수 없는 핵심 기능은 딱히 찾아보기 힘들다는 지적이다.
삼성전자가 웨어러블 컴퓨팅 혹은 스마트 워치 시장에서 향후 시장 선도력을 가져가기 위해서는 일단 많이 보급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를 통해 사용자 경험을 확보하고 콘텐츠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 최근 수 년 간 이어진 IT 시장 트랜드다.
이를 위해서는 상품성과 이를 뒷받침할 경쟁력 있는 가격이 필수다. 삼성전자는 아직 상품성도 검증 받지 않은 상황에서 가격 경쟁력까지 잃는다면 흥행을 장담하기 어렵다. LTE와 안드로이드OS를 카메라에 결합한 갤럭시 카메라 역시 지나치게 비싼 가격으로 결국 시장서 외면 받았다.
삼성전자가 일단 가격을 발표한 이후 시장 상황을 봐가며 가격을 조정하지 않겠냐는 시각도 있다. 그간 일단 가격을 비싸게 책정한 이후 이후에 각종 할인을 통해 시장에 싸게 공급하는 전례가 많았기 때문이다. 이미 KT 올레샵에서 갤럭시 기어는 각종 할인 쿠폰과 포인트를 더할 경우 20만원 중반대까지 구입이 가능하다.
그러나 삼성전자가 애플과 대등하게 경쟁하기 위해서는 소비자 신뢰 차원에서라도 이러한 가격 전략을 수정해야 한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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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는 국내서 갤럭시기어를 갤럭시노트3와 세트상품으로 판매하는 것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동통신사들이 난색을 표했다는 후문이다. 안 그래도 갤럭시노트3의 출고가가 비싼데 여기에 갤럭시 기어까지 더할 경우 부담이 더 커진다는 이유다.
이돈주 사장은 발표 행사에서 갤럭시 기어의 가격에 대해 “적정한 가격이 맞으며 비용을 감안해서 책정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