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통신을 비롯한 IT업계에서 공간을 효율적으로 이용한 마케팅이 늘고 있다. 미디어 대상 기자간담회를 이색 장소에서 여는가 하면, 상품 및 서비스의 특장점을 잘 드러낼 수 있는 장소에서 고객들의 공감을 이끌어내기에 여념 없다.
공간 마케팅은 특정 공간에서 고객들에게 각종 독특한 체험을 제공하며 제품, 서비스를 각인시키는 기법이다. 경험을 통해 자연스럽게 상품에 대한 호감도를 키울 수 있기 때문에 화장품, 패션, 유통업계 등에서 자주 사용돼왔다. 각종 팝업스토어 등이 대표적인 예다.
이러한 공간 마케팅은 상품, 서비스의 출시를 알리는 기자간담회에서부터 시작된다. 예전에는 간담회가 호텔, 행사장 등에서 열리는 일이 잦았다면, 최근에는 상품이나 서비스에 따라 모델하우스, 한국 전통식당, 갤러리 등 장소도 다양해졌다.

일례로 지난달 22일 LG유플러스는 올인원 가전 ‘홈보이’ 출시 간담회를 서울 서교동 GS건설 모델하우스에서 개최했다. TV, 오디오, 전자책, 전화, CCTV 등의 기능을 제공하는 ‘홈보이’의 특징을 가장 잘 나타낼 수 있는 장소를 고른 셈이다. 이날 LG유플러스는 거실, 주방, 부부침실, 자녀방 등에서 ‘홈보이’를 활용하는 모습을 연출키도 했다.
선상 간담회 역시 종종 활용된다. KT는 지난해 4월 LTE 전국망 구축을 알리기 위해 부산 해운대 인근 해상 유람선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부산 바다 위까지 전국 곳곳에서 LTE가 터진다는 점을 알리기 위한 제스쳐다. LG유플러스도 지난 7월 31일 한강 유람선에서 100% LTE 핵심서비스를 선보이기도 했다.

또 지난달 21일 프린터, 복합기 전문 기업 브라더인터내셔널코리아는 서울 충무로 ‘한국의 집’에서 신제품 출시를 알렸다. 신제품 6종이 아시아 지역에만 출시된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한국의 집’을 선택한 것이다. 전통음식, 전통예술공연, 전통문화체험이 가능한 ‘한국의 집’에서 IT 제품 출시 간담회를 연 것은 이례적이면서도 신선하다는 평가다.
독일 음향 전문업체 젠하이저도 공간 마케팅에 적극적이다. 젠하이저는 지난 7월 29일 신형 헤드폰 ‘모멘텀 온이어’ 출시 간담회를 서울 신사동의 코노이스페이스에서 열었다. 화장품, 식품 등의 팝업스토어로 주로 활용되는 갤러리 코노스페이스를 통해 앞선 감각의 트렌드세터들의 공감을 이끌어내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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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밖에도 SK텔레콤은 지난해 9월 이동통신매장과 커피전문점을 융합한 ‘T월드 카페’를 오픈했다. ‘T월드 카페’에서는 방문 고객들이 커피를 마시며 매장 내 비치된 스마트폰, 태블릿 등을 자유롭게 체험할 수 있게 해 호응을 얻고 있다.
IT 업계 한 관계자는 “상품, 서비스를 가장 잘 드러낼 수 있는 장소를 선택해 공개, 출시함으로써 특장점을 드러내고자 하는 회사의 고민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단순히 공간을 활용하는 것을 넘어 고객들의 공감을 이끌어내는 공감 마케팅의 일환으로 활용되는 추세”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