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타이젠, 日도코모-애플 연합에 김샜다

일반입력 :2013/09/17 13:07    수정: 2013/09/18 11:35

일본 통신사 NTT도코모가 애플과 손잡으면서, 올해 현지 출시를 예고한 삼성전자의 타이젠폰 상용화도 한 발 멀어진 분위기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NTT도코모가 하반기 대대적인 애플 제품 판매에 나서기로 해 삼성전자는 주력 단말기 갤럭시 시리즈뿐아니라 차세대 전략 플랫폼으로 띄우려 했던 타이젠 신제품 출시 여부도 불투명해진 상황이다.

현재 NTT도코모는 신규가입자 40%를 충당할 제품으로 오는 20일 출시할 애플 신제품 아이폰5S와 아이폰5C를 내세운 상태다. 니케이 보도에 따르면 연간 2천350만대의 새 휴대폰을 파는 NTT도코모의 아이폰 물량은 940만대 전후로 추정된다.

반면 NTT도코모는 주요 파트너였던 삼성전자의 갤럭시S4를 겨울 시즌에 주력 공급할 단말기 제품군에서 빼기로 했다. 현지에서 올여름 석달간 100만대를 기대했던 갤럭시S4 판매량이 70만대에 그친 탓이라는 게 지난달 14일 로이터 보도로 알려졌다.

■NTT도코모, 갤럭시 외면…타이젠 '유탄'

같은 시기 소니 엑스페리아A는 130만대가 팔려나갔다. 최대 안드로이드폰 제조사이자 세계 스마트폰 시장 1위 업체인 삼성전자의 실적이 그 절반을 약간 넘는 수준이라니, 참패였다. 회사가 현지 소비동향을 못 읽고 성급히 보조금을 투입해 브랜드 이미지를 깎았으며 시들해진 고급 단말기 수요에 대응을 못했단 분석이 나왔다.

NTT도코모의 겨울 시즌 라인업에는 삼성전자 최대 라이벌 애플과 소니, 샤프, 후지쯔같은 일본 제조사들의 제품이 주력으로 포함됐다. NTT도코모는 지난해 11월 갤럭시노트2를 출시했지만 이달 막 출시된 삼성전자 갤럭시노트3는 이번 겨울 프로모션 대열에 끼지 못할 전망이다.

이에 삼성전자가 내놓을 최초의 상용 타이젠폰 출시 여부도 장담할 수 없게 됐다. NTT도코모가 삼성전자의 주력 모델을 배제하고 후지쯔같은 군소 업체 모델까지 합류시킨 시점에 사용자들에게 낯설고 성공여부도 불투명한 타이젠폰까지 공급할 것이라 기대하긴 어렵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타이젠 담당 사업부 미디어솔루션센터(MSC)의 내부 사정에 밝은 한 소식통은 NTT도코모가 계획했던 연말 타이젠폰 출시는 이뤄지지 않을 것 같다고 언급했다. NTT도코모가 신규 가입자 유치를 위해 부진했던 갤럭시 시리즈를 제외하고 애플과 현지 제조사를 끌어들인 판에 타이젠폰이 끼긴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다.

물론 타이젠 연합의 주요 회원사인 NTT도코모가 손쉽게 단말기 상용화를 포기했을 리 없다. 삼성전자와 타이젠에 대해 유연한 태도를 보일 가능성도 상당히 남았다. 다만 최근 이어진 움직임을 볼 때 회사가 삼성전자와의 파트너십보다 신제품 출시와 가입자 확보, 점유율 방어 등 당면 문제 해결에 비중을 둔 모양새다.

■때를 기다리는 타이젠…칼 가는 삼성전자

앞서 타이젠 연합 공동의장인 스기무라 료이치 NTT도코모 마케팅부문 전략제휴담당은 지난 6월 18일 일본 마쿠하리메세 '인터롭도쿄2013'에서 글로벌 시장에서 통하려면 단말기나 네트워크 의존을 넘어서야 한다며 크로스디바이스 네트워크에서 가치를 제공하는 플랫폼이 필요하다고 타이젠에 기대를 건 배경을 밝혔다.

즉 NTT도코모의 비전은 휴대폰이 아닌 여러 종류의 기기들이 서로 엮인 서비스로 가치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회사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자사 입맛에 맞는 단말기를 내놓기 위해 타이젠폰 상용화 움직임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이를 겨울 라인업 출시 이후로 보고 있는지, 따로 조용히 준비 중인지는 미지수다.

앞서 료이치 담당은 올하반기 타이젠폰 출시를 예고했다. 모델명 'SGH-N055'으로 알려진 첫 타이젠폰은 연초 스페인 바르셀로나 MWC2013에서 갤럭시S3와 닮은꼴로 공개된 레퍼런스기기(RD-PQ)로 추정됐다. 이는 엑시노스4412 프로세서와 당시 공개된 타이젠2.1 또는 정식 최신판인 타이젠2.2 버전을 품은 것으로 짐작됐다.

어쩌면 첫 타이젠 스마트폰은 삼성전자가 내년초 개발을 마칠 것으로 알려진 타이젠3.0 버전과 S클라우드 서비스를 탑재해 나올 수도 있다. 이는 '하드웨어 성능을 높이라'는 신종균 삼성전자 IT모바일(IM)부문 대표 지시를 따르느라 결과적으로 늘어난 개발 기간을 최대한 활용, 신제품 성수기인 연초 업계 주목을 받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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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이면 삼성전자와 NTT도코모가 타이젠연합 안에서 구상하는 '크로스카테고리컨버전스(이업종융합)' 또는 '크로스디바이스' 환경에도 시동이 걸릴 전망이다. 삼성전자 완제품 사업을 총괄하는 2개 부문 수장의 발언에서 그 징후를 읽어봄직하다.

신 대표가 지난 8월 6일 씨넷코리아 인터뷰중 이업종융합이야말로 다양한 부품과 제품을 갖춘 삼성전자가 잘 할 수 있는 분야라고 말했고, 이어 윤부근 삼성전자 소비자가전(CE)부문 대표가 지난 10일 독일 매체 디벨트 인터뷰에서 내년 타이젠 기반 TV를 내놓을 수 있을 것이라 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