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5C 진짜 목적은 美 청소년”

일반입력 :2013/09/16 08:24    수정: 2013/09/16 09:13

봉성창 기자

애플이 야심차게 발표한 아이폰5C의 정체성으로 많은 압박을 받고 있다. 중국, 인도 등 개발도상국을 공략하기에 결코 저렴하지 않은 가격 때문이다. 결국 C는 중국(China)도 저렴한 가격(Cheap)도 아닌 그저 색상(Color) 뿐이었다.

이러한 가운데 美 지디넷이 애플이 아이폰5C를 출시한 진짜 목적이 바로 미국 10대 청소년을 공략하기 위한 것이라고 13일(현지시각) 분석 보도했다.

이 같은 분석의 근거는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애플이 새로운 아이팟 터치를 발표하지 않았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미국 청소년들의 스마트폰 교체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는 것이다.

애플은 매년 9월 신제품 발표 행사에서 아이팟 터치 신제품을 발표해왔다. 그러나 올해는 이러한 발표가 빠졌고 여전히 지난해 내놓은 아이팟 제품들이 팔리고 있지만 제품 수명은 빠르게 끝나가고 있다. 실제로 지난 8월 애플은 실적 발표를 통해 아이팟 제품의 판매량이 전년 대비 32% 감소했다고 밝혔다.

그간 아이팟 터치는 주로 10대 아이들에게 인기가 좋았다. 와이파이를 통해 매월 통신 요금을 내지 않고도 각종 iOS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애플은 지난 2007년부터 2012년까지 무려 8천만대의 아이팟 터치를 팔았다. 같은 기간 아이폰이 2억4천400만대가 팔린 것과 비교하면 3분의 1 수준으로 이는 결코 적지 않은 수치다.

사실 아이팟 터치의 최저가격은 한번도 199달러 이하로 내려간 적이 없다. 아이폰이 2년 약정 기준 199달러였던것과 비교하면 동일한 수준이다. 그럼에도 아이팟 터치가 꾸준한 인기를 얻은 요인은 매달 70달러 가량의 요금제를 쓰지 않아도 된다는 것으로 압축된다.

이러한 가운데 미국 이동통신사들이 지난해부터 가족 데이터 요금제를 내놓기 시작했다. 두 부모가 스마트폰을 사용하면 자녀들은 10달러(T모바일)에서 40달러(버라이즌) 저렴한 요금으로 스마트폰을 쓸 수 있도록 했다. 결국 이러한 이동통신사의 정책이 미국 청소년들로 하여금 아이팟 터치보다는 아이폰에 눈을 돌리도록 만들었다는 설명이다.

그 결과 미국 청소년들의 스마트폰 사용 비율은 매년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이마케터가 올해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12세에서 17세 사이의 미국 청소년 중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는 비율은 지난 2011년 29.5%에서 올해 44%까지 증가했다. 또한 오는 2017년이 되면 이 비율은 73.4% 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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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이는 미국 내 아이팟 터치를 소유했던 4~5천만명의 미국 청소년들이 조만간 스마트폰으로 교체할 것이라는 이야기다. 게다가 이들은 대부분 아이팟 터치를 통해 iOS가 매우 익숙할 뿐 아니라 애플 콘텐츠 생태계에 적잖은 돈을 투자한 상태다. 이들이 첫 스마트폰으로 아이폰을 선택할 것은 자연스러운 수순이다. 이러한 움직임은 비단 미국 뿐 아니라 유럽이나 일본 등 아시아 지역에서도 충분히 감지되고 있다.

제이슨 하이너 지디넷 기자는 “애플은 청소년들이 좋아할 만한 화려한 색상을 가진 아이폰5C는 물론 다양하게 연출이 가능한 형형색색의 전용 케이스까지 준비했다”며 “아이폰5C는 개발도상국용 저가폰이 아닌 미국 청소년들의 새로운 세대를 맞이하기 위한 스마트폰으로 봐야 한다”고 결론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