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게임 이름 '돌려짓기' '따라짓기'

일반입력 :2013/09/12 09:37    수정: 2013/09/12 10:20

카카오 게임을 중심으로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이 성장하는 반면 각 게임이 지닌 콘텐츠의 개성은 물론 게임명 자체도 특유의 색깔이 없다는 지적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하나의 히트작이 나오면 마치 이 게임명을 패러디한 듯 유사한 이름의 게임들이 줄줄이 출시되고 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한글 맞춤법을 의도적으로 지키지 않은 게임까지 나오는 등 모바일 게임명 공해가 날로 심각해지는 분위기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모바일 게임사들이 즐겨 사용하는 게임명에는 ‘다함께’, ‘다같이’, ‘아이러브’, ‘모두의’, ‘히어로’, '몬스터', '드래곤'과 같은 단어들이 빈번하게 들어간다.

예를 들어 CJ E&M이 서비스 하는 ‘다함께 차차차’가 뜨자 같은 회사가 아닌 전혀 무관한 회사에서 ‘다함께 춤춤춤’이란 제목으로 게임을 내놓는 경우다. 또 파티게임즈의 ‘아이러브 커피’가 흥행에 성공하자 잇따라 ‘아이러브 삼국지’, ‘아이러브 치킨’, ‘아이러브 서유기’와 같은 게임들이 뒤를 이어 출시됐다.

이 외에도 ‘다같이 칼칼칼’, ‘다같이 삼국지’, ‘모두의 탕탕탕’, ‘모두의 게임’ 등 누가 원조였는지, 또 어떤 게임인지도 헷갈릴 만큼 이용자들에게 큰 혼란만을 더하고 있다. 특히 ‘다함께 삼국지’도 있고 ‘다같이 삼국지’란 게임도 있어 고개를 갸웃거릴 수밖에 없다. 이런 작명 열풍이 초반 때까지만 해도 재미있고 신선했지만, 현재는 업계 관계자들조차 혀를 내두를 정도로 심각한 상태에 이르렀다.

또 언젠가 부터는 제목에 ‘히어로’가 들어가야 게임이 뜬다는 속설이 나돌면서 온라인, 모바일 게임을 막론하고 히어로가 들어간 게임명이 연달아 쏟아진 경우도 있다. ‘헬로 히어로’, ‘암드 히어로즈’, ‘히어로즈워’ 등이 히어로 작명 열풍에 동참했던 게임들이다.

이 가운데 최근에는 넷마블이 ‘떳다!떳다! 비행기’ 한글 맞춤법을 지키지 않고 게임을 출시해 논란을 예고했다. ‘떳’자의 올바른 표기법이 ‘떴’임에도 불구하고 의도적으로 맞춤법을 어겼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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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측은 게임명을 보다 친근하고 부드럽게 만들기 위해 받침을 틀리게 사용했다는 설명이지만, 국립국어원은 “문제가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청소년들을 포함해 일반인들에게까지 올바른 표기법 규칙에 혼란과 오해를 줄 수 있다는 것이 국립국어원 공공언어지원단의 지적이다.

게임업계 한 관계자는 “마치 패러디물을 보듯 유사하게 따라가는 게임 작명을 재미로 바라보던 시각들이 이제는 무분별하게 쏟아지는 공해처럼 인식되는 분위기”라며 “인기 게임들의 후광을 입으려는 목적으로 타 게임명을 따라하거나 이해하기 힘든 이유로 맞춤법조차 지키지 않는다면 결국 이용자들의 혼란만 더욱 커질 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