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브 잡스가 ‘당신은 날 쫓아낼(쫓아내기 위해 이사회로 달려갈)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고 나는 ‘두고 보라’며 이사회로 달려갔다. 이후 잡스는 해고됐다...”
지난 1985년 애플 CEO였던 존 스컬리가 28년만에 스티브 잡스 애플 창업자를 해고한 배경과 비화를 털어놓았다.
그는 당시 애플 매킨토시 오피스 판매부진 해결방안을 놓고 극단적 견해차를 보인 잡스가 “날 쫓아낼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고 이에 자신은 “두고 보라”며 그를 해고했다고 회고했다.
포브스는 9일(현지시간) 지난 주 발리에서 개최된 포브스컨퍼런스에 참석한 존 스컬리가 지난 1985년 잡스를 해고할 당시의 상황과 배경을 이같이 직접 밝혔다고 보도했다. 존 스컬리는 펩시콜라 사장이었다가 애플CEO에 영입돼 1983년부터 1993년까지 애플 CEO를 지낸 인물이다. 하지만 1985년 잡스와의 경영방식에 대한 의견대립으로 불화를 겪던 끝에 잡스를 해고한 것으로 더욱 더 유명하다.
지금까지 스컬리가 잡스를 해고한 배경에 대해서는 ‘스티브 잡스가 해고되기 전에 직접 회사를 나갔다’는 설, '해고당했다'는 설이 대립하고 있지만 정확한 내용은 알려지지 않아 왔다.
존 스컬리는 지난 주 발리에서 열린 포브스컨퍼런스에서 한 참관자의 질문을 받자 8분동안 지난 1985년 자신이 스티브 잡스 애플 창업자를 해고할 당시의 상황에 대해 설명했다. 포브스는 스컬리가 당시 상황을 자세히 설명하기 시작하자 장내는 조용해졌다고 설명했다.
스컬리가 청중들에게 전한 말 가운데 결정적인 것은 ‘결정적 잘못의 원인제공자는 설탕물장사를 하던 자신에게 다른 것을 해보지 않겠느냐며 애플CEO로 끌어들여 잡스와 자신을 충돌하게 만든 애플이사회’라고 말한 대목이다.
스컬리는 잡스와의 충돌이 발생한 기본 원인은 1985년 매킨토시 오피스 도입 때문이었다고 설명했다. 애플은 당시 2세대 맥 발표 이후 컴퓨팅파워가 약하다는 단점 등이 지적되면서 장난감이라는 비난까지 받고 있었다.
그는 “스티브는 깊은 상심에 빠졌다”면서 “이 때문에 내게 와서 매킨토시 가격을 낮추고 애플2 광고물량 상당부분을 맥으로 옮기고 싶다고 말했다”고 회고했다.
스컬리는 이어 “나는 ‘스티브, 그래봐야 별 소용없을 거야. 맥이 안팔리는 건 가격이나 광고와 아무상관이 없어. 만일 그렇게 하면 우리는 회사를 적자에 빠지는 것을 감수해야 될 거야’라고 말했고 그는 내 의견에 전적으로 반대의사를 표시했다...그리고 나서 나는 ‘그렇다면 이사회로 달려갈 거야’라고 말했다. 그러자 잡스는 ‘나는 당신이 그럴 거라고 생각하지 않아요’라고 말했다. 나는 ‘두고 보게’라고 말했다....”
스컬리는 잡스가 리사,애플3의 실패에 이어 맥오피스까지 잇따라 실패를 맞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애플2의 판매고도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었다. 회사는 매킨토시라인을 정상화시키기 위한 새로운 캐시카우가 필요했다.
스컬리는 애플 이사회가 처음엔 그에게 잡스를 맥사업부 수장자리에서 쳐낼(ax) 권한을, 그 다음엔 회사에서 쫓아낼 권한을 함께 주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청중들에게 자신은 당시 비저너리리더십이 어떤 것이었는지를 완전히 이해할 정도의 경영 전문성을 가지지 못했었다고 말했다.
스컬리는 1985년 당시를 회고하면서 “만일 우리(스컬리,잡스)가 이런 대결을 벌이지 않았다면 어떤 일이 일어났을까?....나는 당시 빌 게이츠나 스티브 잡스가 했던 것 같은 IT업계를 형성해 나가고 있을 때의 리더십, 그리고 잘못하면 회사를 떠나야 하기 때문에 실수하면 안되는 공개기업 리더십 간에 어떤 차이가 있는지를 정확히 인식할 만큼 폭넓은 경험을 갖지 못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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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컬리는 발리 컨퍼런스에서 “나의 느낌은 다른 결과도 있었을 수도 있었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스컬리는 다른 사람들처럼 해가 지날수록 잡스의 진정한 리더로서의 천재성을 인식해가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예를 들면 그는 지난 2011년 “잡스는 사상 최고의 CEO”라고 말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