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스의 신비주의는 끝났다. 잡스가 자신과 친한 사람들을 이사회 멤버로 끌어들이고 신비주의를 이끌어도 이사회는 견제를 이끌어내지 못했다. 이제 애플 이사회는 (회장의)지배보다 파트너십을 따르는 다른 미국기업의 투명한 기업지배구조 방식을 택할지 결정해야 한다.'
신비주의를 고수해 온 잡스에 지배돼 오면서 그에 대한 견제없이 추종만 왔다는 비평을 받아오던 애플 이사회의 미래 변화상이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월스트리트저널은 8일(현지시간) 그동안 스티브 잡스의 그늘 아래서 너무 편안하게 지내왔다는 비난을 받아 온 애플 이사회가 독립성을 과시해야 할 처지에 놓여있다고 전했다. 그 방법은 외부이사회 회장을 지명하거나 7명의 이사진에 새로운 이사들을 포함시키는 방식 등으로 변화를 모색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새로운 회장 후보로 윌리엄 캠벨 전 인튜잇 CEO·회장 로널드 슈거 전 노스롭그루먼 CEO·회장 등을 거론하면서 이들을 통해 독립적이고 투명한 이사회를 구성하도록 해야 한다고도 지적했다.
보도는 애플 이사회가 붕괴위기 맞은 이유는 그동안 스티브 잡스가 CEO로서 또는 이사회장으로서 이사회를 '장악(dominate)'해 왔기 때문이며, 이는 결국 잡스의 타계와 함께 그의 신비주의를 붕괴시켰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이와함께 애플이사회를 독립적이고 투명하게 만들 기회를 맞이하도록 만들 기회를 갖게 했다고도 보았다.
실제로 지난 수년간 애플의 이사들은 애플의 공동창업자 잡스의 긴 그림자속에서 활동해 왔다는 비난을 함께 받았다. 여기에는 애플이사회 멤버들이 자신의 프라이버시와 권위를 유지하기 위해 기업의 지배구조 표준범위를 확장시켰다는 점도 부각됐다.
보도는 하지만 이제 잡스의 타계로 애플 이사회도 다른 미국 거대 기업들의 전형적인 지배구조 방식으로 되돌려야 할지를 결정할 시점을 맞았다고 지적했다.
■애플 신비주의 붕괴된 새로운 문화 만들어질까?
보도는 애플의 이사회가 7명으로 구성되는 것은 세계 최대의 시가총액을 가진 회사로서는 너무 적다고 지적하면서 이같은 상황을 전했다.
또 잡스(이사회장)의 죽음을 맞은 애플 이사회 회의장의 어떠한 변화도 애플의 주주들과 문화에 엄청난 의미를 내포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애플이사회는 잡스의 ‘신비주의(비밀주의) 문화’에 편승해 오면서 잡스의 방식을 견제하지 못해 왔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하지만 동시에 잡스 지휘하의 애플이 새로운 상상력 넘치는 제품군을 개발하면서 놀라운 결과를 만들어 내자 이러한 약속은 나름대로 잘 작용해 왔다는 평가를 받았다.
기업지배구조를 연구하는 밀스타인센터의 스티븐 데이비스 CEO는 “잡스가 이사회를 어떻게 규정할지를 도왔다”며 “그가 없는 지금, 이사회 스스로 자신을 규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물론 애플 이사들과 대변인은 물론 잡스 사후의 타계 이후 이사회의 멤버 변화가능성에 대해 언급하려 하지 않고 있다.
■투자자들, 잡스 병가동안 어둠속에 갇혔었다
비평가들은 애플의 이사회가 잡스가 두차례나 병가를 내고 회사를 떠났을 때 투자자들을 어둠속에 남겨 두었다고 말한다.
당시 애플 이사들은 결코 이에 대해 구체적인 이유를 밝히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 2009년 잡스가 병가를 내고 거의 6개월 간 떠나 있었을 때 잡스는 간이식 수술을 받고 있었다.
지난 해 3월 사망한 제롬 요크 애플 이사는 지난 2009년 한 인터뷰에서 자신은 잡스가 2009년 1월 심각한 병에 걸렸다는 소식을 듣고 거의 사임하려고 했었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 잡스CEO의 건강문제에 대해 충분히 설명하지 않았다고 말한 바 있다. 보도는 애플 이사회는 그렇게 하지 않았지만, 실리콘밸리 업체들은 지난 10년간 회계 스캔들과 위기를 거치면서 분발했고 독립적인 회장 영입과 투명한 이사회 운영 등의 진전을 이끌어 냈다고 전했다.
반면 애플 투자자들은 애플의 이사회의 신비주의에 당혹감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지난 2월 애플의 연례주총에서는 애플에게 잡스 후계자 계획안을 내놓으라는 주주총회 결의안이 30%의 지지를 받은 바 있다.
■잡스가 지배하던 기존 이사회로는 안된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수많은 이사회 임원들이 자신을 선택한 잡스와 깊은 사적 연관성(친분)을 즐기고 있었다고도 폭로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사회에 대해 잘 아는 한 사람은 “그(잡스)는 완벽하게 이사회를 통제했고 이사회 임원들은 거의 그에게 도전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수년간 애플의 이사회는 회장공석 상태에 있었다. 병마가 잡스를 CEO의 자리로 밀어 낸 지난 8월 스티브 잡스는 억지로 집행회장의 역할를 떠맡았을 뿐이었다. 애플의 또다른 창업자인 마큘라 주니어는 1990년대에 애플의 회장을 떠맡은 바 있다.
보도는 이제 적은 인원의 끈끈한 인간관계, 그리고 회장의 공석이 잡스시절에 맞설만한 애플이사회의 권위를 잃게 만들었다고 전했다.
제임스 포스트 보스턴대 경영학과 교수는 “잡스가 이끄는 애플 이사회는 잡스가 지배했기 때문에 나는 그의 기업 지배구조 평가점수를 낮게 주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들은 팀도는 툭과 함께 지배에서 파트너십으로 진화해 가야 한다”고 말했다.
■잡스를 이을 유력한 애플 이사회장은?
애플을 지켜보고 있는 업계 인사들은 유력한 외부영입 이사이자 차기 애플 이사회장 후보로 윌리엄 캠벨을 꼽고 있다. 그는 인튜잇의 전 CEO이자 회장으로 일하는 인물이다.
이전에 애플을 공동으로 이끄는 독립된 이사이기도 했다.그는 잡스의 오랜 친구이기도 했다.
또다른 유력인사로 애플 이사회에서 운영 이사를 경험한 두사람이 있다. 이들은 로널드 슈거 노스롭 그루먼 전 회장이자 CEO, 그리고 아서 레빈슨 지넨테크 회장이자 전 CEO이다.
슈거는 지난 해 11월 애플 이사회에 합류했다. 레빈슨은 2006년 이애 애플의 이사회를 이끌어 왔다.
데이비스 예일대 교수는 “애플은 기존 이사 평가는 물론 리더십을 표현하고 감시할 새로운 방법을 찾을 수 있는 새로운 회장을 외부에서 영입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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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다른 이사회 멤버에는 앨 고어 전 미대통령, 안드레이 정 에이븐 프로덕츠 CEO, 밀러드 드렉슬러 크루그룹CEO 등이 있다.
수많은 가전품제조업체 베테랑 이사들은 “애플 이사진은 또다른 활동적인 CEO를 애플 이사회에 수혈해 애플의 경영방식은 물론 팀 쿡의 경영에 대해 코치해야 한다”며 이들은 “그들이 어떻게 이사회를 운영하는지 알기 때문”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