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균 삼성전자 IT 및 모바일(IM) 부문 사장이 4일(현지시각) 독일에서 첫선을 보인 갤럭시기어를 둘러싸고 다양한 외신 반응이 쏟아졌다. 비슷한 시기 제품을 준비중인 경쟁 업체들에 비해 하드웨어 성능이나 제공되는 기능 면에서 크게 떨어지진 않는다는 평가와 더불어, 다소 비싼 것 아니냐는 반응과 활용도가 제한적일 것이란 우려섞인 관측이 엇갈리고 있다.
블룸버그는 삼성전자가 갤럭시기어 출시를 통해 스마트워치 시장의 수요를 가늠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제품을 처음 상용화하는 업체가 소비자들을 플랫폼에 종속시키는 한편 단말기 판매에 탄력을 더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또 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스트를 인용해 개인용 기기는 소비자들의 눈에 띄기 쉬워서 만일 지인의 스마트워치같은 제품이 멋져 보인다면 다른 이들에게 확산될 것이라고 전했다.
USA투데이는 삼성전자가 스마트워치의 미래를 재정의할 목표를 세웠다며 이번에 소개한 신제품 갤럭시기어를 앞서 성공시킨 스마트폰처럼 '필수품목'으로 만들려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어 조사업체 가트너의 리서치 담당 이사 안젤라 매킨타이어를 인용해 단말기가 커질수록 전화와 메시지를 확인하기 위해 자주 가방에 넣고 빼기가 부담스럽다며 스마트워치는 스마트폰과 패블릿을 위한 액세서리라고 평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갤럭시기어에 대해 삼성전자가 애플과의 경쟁에서 지난해 최대 스마트폰 사업자로 떠오른 뒤 오랫동안 덧씌워진 '추종자' 이미지를 벗어나기 위한 움직임이라 평했다. 경쟁사들보다 먼저 깃발을 꽂은 데 의미를 둔 것이다. 세계 스마트워치 시장이 올해 120만대, 내년 700만대까지 성장할 것이라는 애널리스트의 관측을 덧붙였다.
미국 CNBC는 맥쿼리 애널리스트 대니얼 김의 분석을 인용해 삼성전자 갤럭시 기어는 시장 판도를 흔들만한 존재가 아니다고 진단했다. 1.6인치 크기 화면으로는 특별히 다양한 기능을 수행하기 어렵고 가격적으로 기존 제품 '페블워치'보다 불리해 대체재 역할도 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갤럭시기어는 299달러고 앞서 인기 상품으로 선보인 페블워치는 절반 가격에 불과하다.
미국 경제지 포브스는 삼성전자가 갤럭시기어로 호기심을 끄는 데 성공했지만 제품을 '왜' 사용해야 하는지에 대한 답을 내놓진 못했다고 평했다. 제품이 투박하고 초기 테스트 결과 작동이 느리며 매일 충전이 필요한 것도 문제지만, 그보다는 가까이에 성능과 기능이 월등한 휴대폰을 두고 굳이 그 역할을 흉내내는 작은 기계를 써야 하는지 의문이라는 지적이다.
CNN은 삼성전자 갤럭시기어가 진정 우리가 원했던 스마트워치인가라는 의문을 제기했다. 삼성전자가 확실히 기존보다 발전한 형태의 스마트워치를 선보였지만 이는 아직 상용화된 제품 가짓수가 적고 눈길을 끌만한 사례가 없었기 때문에 두드러진 것이라고 진단했다. 시연된 기기를 소개 현장에서 직접 다뤄 보니 스마트폰 기능을 흉내낸 것 외에 특별하달만한 게 없었다는 결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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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MIT테크놀러지리뷰는 갤럭시기어가 진정한 최초의 스마트워치인가 하는 물음을 던진 뒤 삼성전자의 새 스마트워치는 어쩌면 이제껏 가장 윤색된 제품일지도 모르지만, 이게 반드시 히트작이 될 것을 뜻하진 않는다고 썼다. 기기는 고사양이지만 그 센서와 부품들이 높은 가격으로 이어졌고 하룻동안 쓸 수 있다는 배터리 사용시간이 몇시간을 의미하는지 관계자들이 명확히 답하지 않았다고 썼다.
미국 타임은 삼성전자가 기존 제품을 위한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제공하기 전까지 갤럭시기어와 연동 가능한 제품이 이번에 출시된 갤럭시노트3 스마트폰과 갤럭시노트10.1 새버전 뿐이라는 점, 안드로이드를 지원하는 다른 단말기와 연계해주지 않을 것 같다는 점을 문제삼았다. 앞서 다른 매체에서 지적된 느린 속도, 짧은 배터리 수명, 부담스러운 가격도 약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