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에 대한 서방 국가의 개입이 임박한 가운데, 정부 해커 그룹인 ‘시리아 전자군(SEA)’이 지난달 28일 뉴욕타임즈와 트위터를 해킹했다. SEA는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의 지지자들을 자처하는 친 정부 해커그룹으로, 그간 시리아 내전에 대해 알아사드 정권을 비난해 온 가디언의 트위터 계정을 해킹하기도 했으며 AP통신의 트위터를 해킹한 뒤 거짓 트윗을 게시해 뉴욕 증시에 혼란을 야기했던 해커 집단이다.
이는 시리아의 화학 무기 사용에 촉구의 목소리를 보내고 있는 서방 국가들에 대한 반감으로 주요 서구 언론에 대한 사이버 공격을 감행하고 있는 움직임으로 보인다. 이처럼 국가적인 목적을 명분으로 내세우는 일명 애국 해커(patriotic hackers, 체첸, 코소보, 에스토니아, 조지아 등)들의 공격은 단순한 해킹이 아닌 이념적인 부분을 드러내는 수단으로 해킹을 사용하였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할 필요가 있다.
사실 시리아는 역사적으로 세계적인 주요 해킹 사건의 주요지로 존재해왔다. 2007 년 이스라엘은 시리아의 핵 원자로를 폭파시키기 전에 사이버 공격으로 시리아 방공망을 해제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시리아 내전 두 달 뒤인 2011년 5월 `아랍의 봄` 시기에 익명의 공격을 통해 시리아의 국방부 홈페이지를 공격하고 군에게 정권에 맞서라는 내용의 메시지를 전달하기도 했다.
또한 2012년에 시리아 혁명이 최고조에 이르렀을 때, 컴퓨터 해커들은 민주주의 개혁에 대한 농담을 하는 아사드 대통령의 개인 이메일 계정의 내용을 게시하기도 했다.
■1982 대학살에서 2013 뉴욕타임즈 해킹까지...
이처럼 인터넷은 지정학적인 전쟁터를 포함하여 모든 것을 변화시켰다. 1982년 3월 호마(Homa) 시에서 발생했던 시리아 대학살에 비추어보면, 정부는 포병 사격으로 도시를 파괴하고 수천에 이르는 민간인을 살해했다. 그러나 당시 정부는 도시에 있는 모든 전화와 통신을 차단했기 때문에, 이러한 잔인한 행위가 발견되기까지는 수주가 걸렸다.
1982년과 2013년의 차이는 바로 인터넷이다.
오늘날 우리는 뉴스, 소셜 미디어를 스트리밍 함으로써 언제 어디서나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바로 알 수 있다. 오늘날 인터넷이 가능한 컴퓨터를 보유하고 있는 모든 사람들은 역사적으로 보았을 때 인쇄 언론과 라디오 송신기를 보유하고 있는 것과 동일한 영향력을 갖고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따라서 오늘날 시리아 혁명을 비롯한 모든 전쟁은 누군가에 미치는 영향을 예측하기 어려운 사이버 차원의 전쟁까지 모두 포함한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번 시리아 전자군의 공격은 그들이 인터넷 상에서의 ‘힘’을 증명하길 바라며, 뉴욕타임즈와 같이 매월 3천만 명의 고유 방문자를 보유하고 있는 웹 사이트를 공격함으로써 그들의 선전 쿠테타를 전 세계적으로 알리기 위한 목적으로 보인다.
이는 곧 웹 사이트 변조 및 서비스거부(DoS) 공격은 다른 무엇보다 해커 집단의 목적을 위한 선전에 관한 것으로, 세계적으로 발달한 웹 환경과 컴퓨터 네트워크로 인해 편재된 권력은 오늘날 정보의 흐름이 그 어느 때 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번 공격 외에도, 파이어아이는 최근 트루콜러(Truecaller), 탱고(Tango), 바이버(Viber)와 같은 국제 커뮤니케이션 사이트를 대상으로 한 SEA의 더욱 강도 높은 공격에 대한 내용을 공식 블로그에 게재해 오고 있다. 이러한 공격은 시리아 전자군이 수백만 사람들의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접근 권한을 획득함으로써 이들 이용자들이 사이버 범죄에 악용됐음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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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사태를 돌아보며 개인의 컴퓨터를 대상으로 삼던 사이버 공격이 주요 기업과 국가 기간 망으로 확대되고 있으며, 국가나 정치적 이념에 따른 사이버 전으로 발전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특히 지난 시리아 혁명에서 현재의 뉴욕타임즈 해킹 사고를 통해 볼 수 있듯이, 앞으로 국가간의 모든 전쟁에는 반드시 사이버 상의 전쟁이 동반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이에 대한 국가적인 차원의 안보 수준을 마련하는 것이 더욱 중요해 질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역시 사이버 상의 해킹 위협에 대비할 수 있도록 사이버 영역에 있어 액티브 디펜스(active defense)를 강화해 나가기를 기대해 본다.
*본 칼럼 내용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