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 'SW→단말기' 대변신 모색...향배는?

일반입력 :2013/09/03 15:03    수정: 2013/09/03 15:58

이재구 기자

한때 노키아를 인수하려다 실패했던 MS가 결국 노키아 인수에 성공했다.MS와 노키아는 2일밤(현지시간) 이를 공동으로 공식 발표했다. 이미 지난 2011년 2월부터 윈도폰OS 스마트폰 제조 파트너였던 두회사는 결국 살림을 합치게 됐다.

MS의 노키아 인수는 PC용 SW회사에서‘스마트 단말기 및 서비스’회사로 변신하겠다는 강력한 의지의 표명이다. 노키아로서는 생존의 막다른 기로에서 희망을 갖기 위한 최종 결단을 내린 셈이다.

MS의 노키아 인수는 노키아가 MS 스마트폰용 OS 폰을 제작하는 유일한 회사라는 점에서 크게 놀라울 것도 없다.

하지만 MS 윈도폰은 지난 2007년 아이폰 등장 이래 계속해서 구글 안드로이드와 애플 iOS에 시장점유율을 빼앗겨 왔다. 지난 30년간 윈텔(윈도+인텔)로 대변되던 IT시장의 절대패권은 PC에서 모바일·오픈플랫폼으로 바뀌었고 지난 해 말을 기점으로 PC 황금시대는 종언을 고했다. MS로선 모바일 기기에 마지막 승부수를 던져야 할 시점이 온 셈이다. MS는 지난 해 서피스 태블릿을 간신히 단말기 시장에 진입시켰고 그 이외엔 게임기 X박스가 고작이다. 이것만으론 전세계를 온통 휩쓸고 있는 스마트기기 시대에 대응할 수 없다. 특히 전세계적 폭발적 수요를 보이는 스마트폰 단말기 확보는 절대적이다.

노키아는 MS에게 스마트폰 시장 진입을 가속화시켜 줄 해결책으로서 기대감을 모으고 있다.

문제는 MS가 스마트기기 시대의 조류에 너무 늦게 눈뜨면서 안정적인 스마트폰 시장 교두보 확보의 기회를 놓친 게 아닌가 하는 점이다. 좀 이르긴 하지만 MS와 노키아의 결합이 기존 윈도OS폰을 만드는 삼성이나 HTC에게 어떤 영향도 미치지 못할 것이란 예상이 나오는 이유다. 사실 삼성·HTC는 윈도OS폰보다는 안드로이드OS폰으로 돈을 벌어 온 회사다. 막강한 영향력에도 불구하고 MS 윈도폰OS시장 확산에는 기여하지 못했다는 얘기다.

이런 가운데 MS와 끈끈한 협력관계를 가진 노키아조차도 지난 분기에 윈도폰OS폰을 740만대 파는 데 그쳐 윈도폰OS의 영향력 부재를 드러냈다.

결국 어떻게 두회사 결합에 따른 시너지를 얻게 될 것인가 하는 점이 MS 경영진의 과제로 떠올랐다. 하지만 삼성과 애플의 스마트폰 시장 지배력은 두 회사가 전세계 스마트폰 시장이익을 양분할 정도로 강력해 MS-노키아 연합군의 힘이 이들을 격파하기는 어려워 보이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난관을 해결할 중차대한 임무를 띠고 차기 MS CEO을 이끌게 될 인물은 누굴까? 이미 최종 후보 리스트에 오른 스티븐 엘롭이 가장 유력한 1인으로 떠오르고 있다.

MS가 노키아인수를 통해 한가지 확실하게 건진 것이 있다면 노키아의 모바일 특허라이선스를 대거확보했다는 점이다. MS는 이번계약으로 노키아라이선스 계약을 인수, 노키아-퀄컴 간에 맺은 장기특허 계약을 떠안는 등 다양한 권리 행사를 할 수 있게 됐다.

또하나. 외신은 두회사의 이번 합병에 따라 노키아의 경영층이 대거 MS본사로 옮겨가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스티븐 엘롭 노키아 CEO를 비롯, 조 할로우, 주하 푸트키란타, 티모 토이카넨, 크리스 웨버 등이 MS로 옮길 대상자로 거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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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스토 실라스마 노키아 이사회의장은 “노키아로선 이번 인수가 재무강화를 바탕으로 한 중요한 재발명의 순간이라고 말했다. 합병 작업에는 노키아가 지난 해 거둔 매출의 절반인 149억달러가 투입될 전망이다.

MS는 노키아의 직원 3만2천명(핀란드본사 4천700명, 제조업직원 1만8천300명 등)도 함께 떠안는다. MS에서 근무한 경력자인 스티븐 엘롭 노키아 CEO는 MS로 옮겨가게 된다. 인수작업은 내년 1분기까지 끝날 전망이다.노키아는 오는 11월19일 주주총회를 열어 이같은 사항을 결정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