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체감 물가상승률 5.4%…정부 집계 4배

경제입력 :2013/09/01 15:19

정현정 기자

최근 정부가 발표한 물가상승률이 1~2%대로 낮은 수준이지만 국민이 실제 피부로 느끼는 물가 상승세는 정부 공식집계의 4배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1일 현대경제연구원이 지난달 13~19일 전국 성인남녀 101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 중산층과 체감중산층의 괴리'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민의 체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5.4%에 달했다.

이는 통계청이 발표한 물가상승률 1.3%의 4.2배에 달하는 수치다. 같은 방식으로 조사한 체감물가는 지난해 8월에도 5.0%로, 공식 물가상승률(1.2%)을 크게 웃돌았다. 이는 실생활과 관련한 물가가 더 가파르게 올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OECD 산출 기준으로 중산층에 해당하는 응답자의 54.9%는 자신을 저소득층이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스로를 중산층이라고 평가하는 경우는 45.1%로 절반에도 못 미쳤다.

이들 두 집단은 체감물가도 다르게 느꼈다. 자신을 중산층이라고 여기는 가구(5.2%)보다 스스로 저소득층이라고 생각하는 가구(5.7%)에서 체감물가 상승률은 더욱 높게 나왔다.

이같은 지표물가와 체감물가의 괴리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전세가격이 폭등하고 소비자와 밀접한 각종 물가가 뛰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지난 7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대해 “물가가 전년 동월 대비 9개월 연속 1%대의 안정세를 유지했다”고 평가했다. 한국은행도 올해 물가상승률이 연간 1.7%에 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1999년(0.8%)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관련기사

하지만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93.1%가 최근 물가가 불안하다고 답했으며 물가가 안정됐다는 답은 6.5%에 불과했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지수물가와 체감물가의 괴리가 지수경기와 체감경기의 괴리로 이어지며 정부의 경기활성화 대책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