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반도체 업계가 구조조정과 통폐합을 넘어 활발한 투자움직임으로 회복세에 접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메모리반도체 분야에 대한 투자는 물론 전력반도체와 ‘무어의 법칙을 넘어서는(More than Moore)’ 반도체 기술에 대한 투자 증대를 계획하고 있다.
26일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는 일본 반도체 시장이 올해와 내년에 걸쳐 2년 연속 두 자릿수 성장을 할 것으로 전망하며 이와 같이 밝혔다.
이 자료를 작성한 안도 요이치로 SEMI재팬 마케팅 디렉터와 댄 트레이시 SEMI 산업 리서치 앤 통계 시니어 디렉터는 내년 일본 반도체 업계의 총 장비투자가 46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또 여기에 80억 달러 이상의 반도체 재료 시장 투자를 감안하면 내년 일본의 장비 및 재료 공급업체들의 시장 규모는 120억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이러한 투자를 주도하고 있는 곳은 도시바와 샌디스크의 합작회사인 플래시 얼라이언스(Flash Alliance)다. SEMI 세계 팹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플래시 얼라이언스의 장비 투자규모는 20억 달러에 달하고, 내년에는 모바일 제품에서 낸드 플래시의 수요 증대로 이보다 더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도시바는 요카이치 공장에 팹5 2단계 건설을 위해 최대 3억달러(300억 엔)까지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지난 23일 착공, 내년 여름 완공 예정인 신규 팹은 20nm이하의 3D 플래시 메모리의 생산을 늘릴 것이다. 샌디스크가 이미 지난 7월 이곳에서 자사의 3차원 낸드플래시를 생산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업계에서는 이곳에 16nm 공정이 적용된 제품 양산이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도시바는 이외에도 SiC 전력반도체 생산을 위해 히메지 공장에 투자하고 있다. 다른 일본 반도체 업체들도 전력 반도체 시장 점유율을 늘리기 위한 노력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다.
후지 전기는 33억엔을 투자해 마쓰모토 공장에 200mm SiC 전력 디바이스 생산 라인을 건설 중이다. 이 생산라인을 완공하게 되면, 1천500wpm(한 달에 1천500장의 웨이퍼) 전공정 및 8만 wpm 후공정 생산능력을 갖추게 될 것이다.
미쯔비시 전기는 내년 3월까지 전력 디바이스 설계 및 개발 부문을 후쿠오카의 전력 디바이스 공장(Power Device Works)에 통합하기 위해 새로운 시설을 건설 중이다. 미쯔비시는 생산능력 확장을 위해 이미 르네사스 전자에서 200mm 생산 시설을 인수했다.
파나소닉 또한 전력 반도체 제조에 투자하고 있으며 우오즈에 있는 호쿠리쿠 공장에서 GaN 전력 디바이스의 생산을 계속 늘려갈 예정이다. 파나소닉은 향후 전력 반도체를 자사 반도체 사업의 핵심으로 만들 계획이다. 히타치는 전력 반도체 사업을 재편하고, 전력 반도체 사업의 설계, 제조 및 기타 운영 부문을 히타치 전력 반도체 디바이스(Hitachi Power Semiconductor Devices)에 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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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업계의 옛 강자였던 소니는 최근 반도체 생산 구조를 크게 변화시켰다. 시스템 LSI의 비중이 줄고 CMOS 이미지 센서의 비중이 증가한 것. 소니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올 상반기까지 800억엔을 투자해 나가사키 기술 센터의 CMOS 이미지 센서 생산능력을 확대했다.
SEMI는 “(일본) 반도체 산업 및 디바이스 제조업체들이 구조조정과 통폐합을 경험했지만, 올해와 내년의 새로운 투자가 일본 장비 지출의 반등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