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정윤희 기자>“부릉부릉~”
30도가 넘는 무더위 속, 빨간 삼륜 오토바이가 골목을 누빈다. 여느 오토바이와 같은가 했더니 GPS를 장착한 폴대가 예사롭지 않다. 짐칸에는 충격에 강한 산업용 노트북도 실려 있고 화면에는 각종 숫자와 그래프가 가득하다. 오토바이에 탄 이남승 LG유플러스 대리의 얼굴에 맺힌 땀방울이 흘러내린다.
지난 12일 오후, LG유플러스 네트워크본부 인천ENG팀의 LTE 네트워크 점검 현장에 따라나섰다. 뙤약볕 아래서도 골목 하나 빠뜨리지 않고 구석구석 품질 측정에 여념이 없다. 이날 점검은 인천 남동구 모래내 시장 주변 주택가와 구월대로를 중심으로 3시간 동안 이어졌다.
흥미로운 것은 네트워크 품질 측정에 사용되는 오토바이다. 작은 몸집과 기동성을 살려 차량이 들어가지 못하는 주택밀집지역의 좁은 골목길을 담당한다. 말 그대로 건물과 건물이 이마를 맞댄 곳만 골라 다니는 세심함이 인상 깊다.
신철수 인천ENG팀장은 “좁은 골목길이 많은 지역은 그만큼 거주하는 인구밀집도가 높다는 것”이라며 “고객이 시내 중심가 뿐 아니라 집에서도 최고 품질의 LTE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매일 같이 네트워크 상태를 모니터링하고 보완하고 있다”고 말했다.
품질 측정에 오토바이를 활용하자는 아이디어는 강북네트워크본부에서 나왔다. 시장 골목 등에 차량이 진입이 어려워 정확한 데이터를 얻기 어렵다는 현장의 목소리가 그대로 반영된 사례다. 현재 측정 오토바이는 전국 ENG팀에 1~2대씩, 총 8대가 구비돼 있다.
최종형태는 택배기사를 기용한 사전테스트를 거쳐 결정됐다. 택배 오토바이에 GPS를 장착하고 노트북을 실어봤더니 진동이 심해 산업용 노트북을 쓰기로 했다는 설명이다. 기다란 폴대를 단 것도 마찬가지다. GPS가 너무 낮으면 정확한 측정이 힘든 것이 이유다.
오토바이 품질 측정은 우선순위에 따라 진행된다. 유동인구와 트래픽에 따라 주요 지역은 매일, 일주일에 한 번, 그 외 지역은 한 달, 혹은 분기별로 한 번하는 식이다. 전체적으로는 일 년에 두 번 정도로 보면 된다. 지난 7월 한 달 동안에는 인천지역 총 106개 동에 오토바이가 투입됐다.
권경환 차장은 “과거에는 빌라촌 등 주택밀집지역, 전통시장 등의 지역에서 민원이 들어와도 차량이 들어가지 못해 어려움이 있었다”며 “올해 초부터 오토바이를 도입해 밀집주택가, 시장골목 등 매일 꾸준하게 품질을 측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측정한 LG유플러스 LTE-A 속도는 평균 46.5Mbps를 기록했다. 최고 속도를 기록한 곳은 구월동 현광아파트 앞 도로로 무려 91.58Mbps였다.
반면 구월4동 경로당 부근 주택가에서는 15Mbps로 속도가 낮게 나타났다. 개선은 즉각적으로 이뤄졌다. 현장에서 주변 안테나 각도 및 방향을 조정하는 작업을 통해 30Mbps 수준으로 품질을 개선했다.
신 팀장은 “현장체크에서 신호가 미약하거나 통화 중 끊김 현상 등이 발생하면 파라미터, 안테나 등을 조정해 보완하게 된다”며 “오토바이도 가지 못하는 빌딩 안에는 직접 단말기를 가지고 들어가 품질을 측정한다”고 설명했다.
직접 측정 현장에 나가보니 무더위가 발목을 잡았다. 묵묵히 고군분투하는 엔지니어들의 모습에 감탄이 절로 나올 정도다. 차량이라면 에어컨이라도 틀련만 오토바이는 달궈진 아스팔트의 지열에 그대로 노출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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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뿐만 아니라 네트워크 담당 직원들에게는 밤낮, 휴일이 따로 없다. 지난 2011년 LTE 상용화 이후 한숨 돌렸다 했더니 이제는 LTE-어드밴스드(LTE-A)다. 빠른 시간 내에 네트워크를 구축하려다보니 새벽 4시에 작업을 하는 일도 다반사다. 타사와 협의를 통해 가장 통신서비스 이용률이 떨어지는 시간대를 고르다보니 새벽에 작업을 하게 된다는 설명이다.
그런데도 일할 맛이 난단다. 권 차장은 “이제는 (밤낮없이 일해도) 집에서도 그러려니 한다”면서도 “회사가 공격적으로 네트워크에 투자를 하니 현장에서도 일하는 것이 즐겁다”며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