낸드플래시 가격 하락 "일시적 현상일 뿐"

일반입력 :2013/08/10 20:16

이재운 기자

낸드플래시 가격의 하락세가 어디까지나 일시적일 뿐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업계는 가격하락에 대해 크게 걱정하지 않는 분위기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낸드플래시 가격 하락은 일시적인 문제로 인한 것으로,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큰 문제가 없다는 반응이다. 향후 스마트폰 수요의 지속적 증가와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의 보급률 증가로 가격이 제자리로 돌아올 것으로 예상하는 분위기다.

시장조사업체 디램익스체인지는 낸드플래시 가격은 6~9% 하락했다고 발표했다. 올 상반기 멀티레벨셀(MLC) 낸드플래시 64기가비트(Gb) 고정거래가는 전년동기 5.52달러 대비 9.06% 하락한 5.02달러로 파악됐다.

64Gb 낸드플래시 가격이 9% 이상 내려간 것은 올해 들어 처음있는 일이다. 32Gb, 128Gb 제품 역시 전년동기 대비 각각 6.15%, 0.56% 하락했다. 디램익스체인지는 이러한 추세가 이번달까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가격하락의 요인으로는 '공급량의 일시적인 증가'와 '스마트폰 생산량 둔화'가 꼽혔다.

메모리반도체 생산업체들이 연달아 낸드플래시 사업 강화에 나서기 시작했다. D램보다 수익성이 더 좋고 향후 모바일 기기 수요가 더 증가할 것이라는 기대감에서다. 그러다 보니 업체들의 생산 설비 증설이 이어졌고, 이로 인해 공급량이 일시적으로 크게 증가했다.

최근 도시바가 샌디스크와 함께 일본 미에현의 팹5 증설을 통한 생산량 증산 계획을 밝힌데다, 삼성전자도 중국 시안에 건설 중인 낸드플래시 공장을 이르면 내년 초부터 당장 가동할 계획이다. SK하이닉스는 지난 상반기 이미 D램을 생산하던 청주 M12 라인을 낸드플래시 전용라인으로 전환했다.

스마트폰 생산량의 둔화는 글로벌 경기 침체와 제품 보급률의 상승으로 인해 하반기에는 스마트폰 판매량이 감소할 것이라는 시장 전망이 우세해지면서 나왔다. 시장조사업체들은 연달아 '하반기 하이엔드 스마트폰은 물론 스마트폰 시장 전반의 성장세 둔화가 예상된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놨다.

그러나 하반기 LG전자 G2와 애플 아이폰5S, 삼성전자 갤럭시노트3 등 신제품들이 속속 출시될 예정이고, 파이어폭스나 우분투 운영체제(OS) 기반 제품 및 중국산 저가형 제품 등 신흥시장 위주의 보급형 시장을 겨냥한 신제품 수요가 지속되면 성장세가 둔화될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폰 시장은 아직도 완전히 개척되지 않았다며 보급형 시장은 물론 고급형 제품 시장도 크기 대형화 제품 등 여전히 새로운 수요를 기대하고 있어 성장세 둔화에 대한 최근의 우려는 다소 지나친 감이 있다고 말했다.

생산량 증가에 대해서도 장기적인 관점에서 볼 때 지금의 공급량 증가 요인은 큰 불안 요소가 아니라는 것이 업계의 입장이다. 가장 큰 이유는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시장의 증가세로 인한 수요 증가가 기대된다는 점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6일 3차원 V낸드 양산을 발표하며 SSD 가격 인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현재 빠른 성능에도 불구하고 높은 가격으로 대중화되지 못하고 있는 SSD가 앞으로 이러한 신기술을 적용해가며 가격이 낮아지면 빠른 속도로 HDD를 대체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최정혁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플래시개발실장(전무)는 이날 V낸드를 적용하면 1TB SSD 제품을 지금의 256GB급 정도의 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달 열린 '2013년 SSD글로벌서밋'에서도 SSD가 HDD를 곧 대체할 것이라고 선언하며 최대 1TB 용량의 SATA SSD '840 EVO'를 소비자용 보급형 SSD로, 1.6TB용량의 NVMe SSD 'XS1715'를 기업용 고속스토리지SSD로 소개하는 등 SSD 제품군을 강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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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바, SK하이닉스 등 경쟁업체들도 올해 초 신제품을 출시했거나 3분기 안에 신제품을 출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져 SSD를 통한 낸드플래시 수요는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결국 일각에서 제기하는 공급 과다에 대한 최근 시장의 우려는 다소 지나치다는 것이 업계의 대체적인 반응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생산량을 늘리는 것은 그만큼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는 예측을 바탕으로 투자한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