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가 달라졌다" G2로 빅2 잡을까

일반입력 :2013/08/08 00:06    수정: 2013/08/08 06:34

정현정 기자

‘와우팩터(탄성이 나올만한 요소)’는 없었다. 하지만 ‘옵티머스G’와 ‘옵티머스G 프로’를 거쳐 나온 ‘LG G2‘는 LG전자 스스로 ‘완성된 결정체’라고 부를 만큼 이전에 옵티머스 시리즈에서 완벽하게 환골탈태 했다.

스마트폰 글로벌 빅2 체제를 구축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애플의 뒤만 쫓던 LG전자가 역대 최강의 하드웨어 사양과 사용자경험(UX)으로 무장한 차세대 전략 스마트폰 G2를 내놓으며 그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기 위해 나섰다. 국내 시장에서는 차세대 통신기술인 LTE-A 경쟁에서 한 달 남짓 독주하던 삼성전자 갤럭시S4 LTE-A를 견제하며 큰 시차없이 경쟁에 나서게 됐다.

하지만 장밋빛 전망과 함께 우려도 고개를 든다. 하이엔드 스마트폰 시장의 포화 문제가 가시화되는 상황에서 G2가 얼마만큼의 운신의 폭을 펼 수 있을지다 첫째 문제다. 최근 스마트폰 기대작들이 나올때마다 불거지는 와우팩터 부재 문제는 하드웨어와 사용자경험(UX) 면에서 그만큼 차별화가 어려워졌다는 뜻이기도 하다.

LG전자는 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센트럴파크 인근 재즈앳링컨센터에서 글로벌 미디어와 전세계 주요 통신사업자 등 7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LG G2 데이’ 행사를 열었다. LG전자가 스마트폰 최대 격전지면서 세계미디어의 중심지인 미국 뉴욕에서 스마트폰 신제품 공개 행사를 연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그만큼 신제품에 대한 자신감을 보여주는 부분이다.

출시 스케일도 전작보다 커졌다. 전작인 ‘옵티머스G’와 ‘옵티머스G 프로’ 지역별 순차출시 방식이었지만 LG G2는 전략 스마트폰 가운데 처음으로 글로벌 동시출시로 전개된다. 역대 스마트폰 가운데 가장 많은 통신사업자를 통해 판매되는 제품이기도 하다. LG전자는 8일 한국 출시를 시작으로 내달 북미와 유럽으로 출시국가를 확대해 8주 이내에 세계 130여개 통신사에 글로벌 출시를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LG전자가 그룹 내 계열사들과 완벽에 가까운 부품수직계열화 체계를 갖추고 있다는 점도 애플이나 중국 스마트폰 업체 보다 유리한 성공 요인으로 꼽힌다.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과 함께 개발한 5.2인치 풀HD디스플레와 2.65mm 최소 베젤 디자인, 일명 ‘제로갭터치’ 공법을 적용한 터치스크린 등으로 디스플레이 우위를 확실히 했다. 또 LG화학과 함께 개발한 계단식 배터리(Stepped Battery, 큰 배터리 위에 작은 배터리가 올려져 있는 형태) 등을 통해 배터리 효율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했다.

제품에 대한 자신감은 물이 올랐다. LG전자는 새로운 브랜드 정책에 따라 프리미엄 제품의 브랜드 위상을 보다 강화하기 위해 ‘G시리즈’에 ‘옵티머스’라는 이름을 사용하지 않기로 했다. 최상위 제품으로 ‘G’와 ‘G프로’를 가져가겠다는 의도다. 증권가에서는 벌써부터 G2의 글로벌 판매량이 연말까지 500만대를 돌파하며 역대 최고 기록을 경신할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마냥 장밋빛 전망을 그리기에 시장 상황은 그리 녹록치 않다.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 포화 우려가 가시화되면서 삼성전자와 애플 등 상위경쟁사들은 보급형 제품과 틈새시장을 노린 제품들로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애플은 아이폰5S와 함께 저가형 아이폰 출시를 준비중이고 삼성전자는 갤럭시S와 갤럭시노트 시리즈 외에 보급형 갤럭시S4 미니, 아웃도어용 갤럭시S4 액티브, 카메라특화 스마트폰 갤럭시S4 줌, 대화면 패블릿 갤럭시 메가 등 파생모델로 물량공세를 퍼부을 태세다.

LG G2가 확실한 플래그십 이미지를 구축할 수 있느냐도 문제다.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이 삼성전자와 애플의 2강체제로 굳어진 상태에서 LG전자가 막대한 마케팅을 쏟아부으며 시장에 진입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 여전한 의문부호가 따라붙은 상태다.

업계관계자는 “LG G2가 공을 들여 잘 만들었다는데는 동의하지만 이른바 ‘와우팩터’가 없는 것으로 보여진다”면서 “철학의 애플, 스펙과 기능의 삼성이 소비자들에게 각인된 이미지를 가져가고 있는 상황에서 LG는 어떤 디자인 차별성과 브랜드 이미지를 가져갈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해보인다”고 지적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스마트폰=패션이라는 공식이 성립한지 오래”라면서 “LG전자가 여전히 오래가고 튼튼한 가전마인드로 시장에 접근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봐야할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옵티머스G와 옵티머스G 프로, G2로 이어지는 제품 라인업을 통해 제품력을 어느 정도 인정받은 만큼 G2를 돈을 벌 수 있는 제품으로 만드는 것도 중요한 과제로 지적된다. LG전자는 우선 수익성보다는 성장성에 방점을 찍는 모습이다. 스마트폰 시장에서 의미있는 점유율 확보가 더 우선 과제라는 의미다.

LG전자는 스마트폰 시장 포화를 오히려 기회로 여기고 있다. 정도현 LG전자 최고재무책임자(CFO) 부사장은 최근 실적설명회에서 “스마트폰 시장 포화는 현재 스마트폰 양강구도에 균열이 생길 수 있다는 측면에서 LG전자에는 긍정적인 기회라고 보고있다”면서 “제품경쟁력에서 선두 업체들을 따라잡았다고 생각을 하고 있는 만큼 마켓쉐어 증대를 통해 물량을 확대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면 긍정적인 요인이 된다고 보고있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G2는 이같은 LG전자 스마트폰의 성장가능성을 시험할 가늠자 역할을 할 중요한 제품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LG전자 스마트폰의 브랜드 이미지 제고가 G2에게 내려진 특명이다.

IT분야 리서치전문업체 애틀러스리서치앤컨설팅은 “LG전자 차세대 전략 스마트폰 LG G2에 모든 마케팅 역량을 쏟아 부으며 사활을 걸고 있다”면서 “G2는 하반기만이 아닌 장기적 성과에 영향을 줄 중요한 이정표”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