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지문인식 탑재 베가 LTE-A '집중해부'

일반입력 :2013/08/06 12:13    수정: 2013/08/06 16:51

봉성창 기자

팬택이 마침내 LTE-A 스마트폰 경쟁 대열에 합류했다. 최근 베가 넘버6, 베가 아이언 등 색깔있는 스마트폰으로 차별화를 꾀한 팬택이 내세운 비밀 병기는 다름 아닌 ‘지문인식’이다.

팬택(대표 이준우)은 LTE-A 스마트폰 ‘베가 LTE-A(IM-A880S’를 SK텔레콤 단독으로 이달 중순 출시할 계획이라고 6일 밝혔다.

LTE-A를 지원한다는 것은 곧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로 퀄컴 스냅드래곤 800를 탑재했다는 것과 동의어다. 현재까지 LTE-A를 지원하는 유일한 칩셋이기 때문이다. 갤럭시S4 LTE-A나 곧 발표될 LG전자 G2 등도 동일하게 퀄컴 스냅드래곤 800을 채택하고 있다.

이외에 DDR3 RAM 탑재와 풀HD 해상도 디스플레이 등 성능에 영향일 미치는 세부 사양도 거의 유사하다. 그나마 스마트폰 제조사가 가진 고유의 UX나 화면 크기, 디자인 등에서나 겨우 차별화를 보인다.

팬택은 이같은 상황에서 ‘지문인식’이라는 새로운 카드를 꺼내들었다. 팬택이 채택한 ‘지문인식’은 애플이 인수한 오센텍과 함께 스마트폰 지문인식 모듈 분야에서 전 세계 투톱 체제를 형성하고 있는 크루셜텍의 BTP(바이오 터치 패널) 기술로 확인됐다.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인식률이 향상돼 센서에 손가락을 가볍게 스치는 것 만으로 본인 인증이 이뤄진다.

■지문인식, 과연 쓸만한가

정확히 말하면 베가 LTE-A는 세계 최초 지문인식 휴대폰은 아니다. 과거에도 LG전자를 비롯해 일부 제조사들이 지문인식 센서를 탑재한 휴대폰을 출시했다.

당시 지문인식폰은 인식율이 워낙 떨어져 소비자들에게 오히려 안좋은 인식만 심어줬다. 게다가 지문인식을 활용한 애플리케이션 등도 전무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애플 아이폰 조차 지문인식 탑재가 유력하게 점쳐질 정도로 차세대 스마트폰 보안 기술로 각광받고 있다. 그만큼 인식률도 획기적으로 개선됐을 뿐 아니라 모듈 자체도 작아지고 내구성도 확보됐기 때문이다.

팬택은 여기에 시크릿 모드라는 지문인식 UX를 더했다. 시크릿 모드는 지문인식을 해야만 보이는 앱들을 미리 지정할 수 있다. 가령 사진이나 주소록, 카카오톡과 같은 앱들을 미리 지정해 개인 사생활을 획기적으로 보호할 수 있게 됐다.

여기에 기존 베가 넘버6에도 탑재된 후면 터치 역시 업그레이드됐다. 지문인식센서 자체가 손가락의 움직임을 인식하는 기술인 만큼 이를 이용해 보다 정확한 동작 입력이 가능해진 셈이다. 광학이 아닌 지문을 사용했다는 점만 제외하면 블랙베리의 옵티컬 트랙패드와 유사한 원리다.

당장은 베가 LTE-A의 지문인식 기능이 잠금 해제를 대체하는 것과 시크릿 모드에 진입하는 용도에 불과하지만 향후 지문인식 기능이 여타 스마트폰에 탑재돼 대중화 될 경우 이를 지원하는 애플리케이션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가령 각종 웹사이트에 아이디나 비밀번호 대신 지문으로 로그인 하거나 혹은 모바일 쇼핑, 은행 업무 등에도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 일단 스마트폰을 길게 쓸 사람이라면 베가 LTE-A에 탑재된 지문 인식 기능은 결정적 구매 동기 요인이 될 수도 있다.

■ 잡기도 편하고 보기도 시원한 5.6인치 디스플레이

베가 LTE-A는 후면 터치 기능이나 화면 크기로 볼때 올해 초 출시된 베가 넘버6의 후속작으로 봐도 무방하다. 그러나 화면 크기는 5.6인치로 좀 더 작아졌다.

베가 넘버6의 후면터치는 커진 화면을 한 손으로 잡고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배려였다. 그러나 실제로 넘버6 크기가 지나치게 커서 후면 터치를 사용하기에도 다소 불편하다는 의견도 적잖았다.

베가 LTE-A는 폭을 줄여 잡는 느낌을 좀 더 편안하게 만들면서도 대화면에 대한 소비자 요구를 만족시키기 위해 화면을 5.6인치로 절충시킨 모습이다. 갤럭시S4가 5인치, LG전자 G2가 5.2인치로 출시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베가 LTE-A는 LTE-A 폰 중 가장 화면이 큰 5.6인치 스마트폰으로 나왔다는 점에서 대화면 스마트폰을 선호하는 소비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터치감도 크게 개선됐다. 장갑을 끼고도 터치가 가능한 고감도 터치 패널이 탑재됐다. 이는 이미 갤럭시S4 등에도 적용된 기술이다. 또한 시중에 나온 정전식 터치펜을 사용할 경우 펜 터치 모드를 자동으로 제공해 우수한 필기감을 도모했다.

■ 더욱 쓸만해진 팬택 UX...투박한 디자인 '아쉬움'

팬택 스마트폰 UX는 거듭 발전하고 있다. 신제품이 나올 때마다 몇 가지 기능이 새로 추가되는 방식이다.

베가 LTE-A에서는 홈 화면을 마음대로 꾸밀 수 있는 ‘커스터마이징’ 성능이 보다 강력해졌다. 초보자도 손쉽게 꾸밀 수 있는 예제(프리셋)도 늘어났고, 홈 스크린 그리드 설계부터 직접 디자인이 가능해 스마트폰 숙련자라면 공을 얼마나 들이냐에 따라서 자신의 사용 패턴에 가장 최적화된 홈 화면을 꾸밀 수 있도록 했다.

손을 대지 않고 전화를 받을 수 있는 모션 인식도 한층 업그레이드 됐다. 인식률이 대폭 개선됐을 뿐 아니라 배터리 소모도 좀 더 줄였다. 이밖에 카메라에도 각종 기능이 추가됐고 3개의 무료 폰트를 포함해 10개의 폰트가 매월 꾸준히 제공될 예정이다.

전용 케이스는 미리 공개된 LG G2와 유사하다. 이는 사실 따라 했다기 보다는 케이스를 뒤로 젖혀 사용하는 특성상 후면 센서 만큼의 공간을 뚫어야 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LG G2 역시 후면에 볼륨 조절키와 홈 버튼을 탑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신 이 공간이 앞으로 왔을때 커버를 열지 않고도 전화를 받거나 각종 정보를 확인하는 창 화면으로 활용하도록 했다. 이 역시 G2와 동일하다. 창 공간 자체가 넓어 문자메시지 등 더 많은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는 갤럭시S4 보다 더 나은 부분이다.

베가 LTE-A의 디자인은 상당히 투박하고 개성이 없다. 전작인 베가 아이언이 금속 소재의 테두리로 한껏 멋을 낸 것과 비교하면 더욱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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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패블릿으로 분류되는 대화면 스마트폰이 대부분 디자인을 차별화할 여지가 부족한 것은 사실이지만, 이를 감안해도 베가 LTE-A의 디자인에는 많은 아쉬움이 남는다.

특히 LTE-A를 강조하기 위해 홈 버튼 위치에 LTE-A를 새겨넣은 것은 최악의 선택으로 보인다. 후면 역시 지나치게 밋밋한 느낌이다. 전반적으로 높은 제품 완성도와 기능에 비해 이러한 투박한 디자인은 상품성을 저해하는 주된 요인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