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스 왼팔' 경영서 손뗀 이유는?

일반입력 :2013/08/03 16:49    수정: 2013/08/04 17:19

이재구 기자

“스티브 잡스의 왼팔이었던 밥 맨스필드 애플 수석부사장은 칩세트디자인과 (아이워치같은)애플미래제품에 집중하고 싶다는 그의 오랜 희망에 따라 수석부사장에서 물러났다...그가 칩에 집중하는 것은 (그의 경험을 사) 엄청난 연봉을 주며 그를 남게 한 애플에게도 논리적으로 설명이 된다...애플은 그를 통해 맥에 사용한 인텔칩을 애플칩으로 바꾸려는 야심찬 계획도 세워놓고 있다.”

나인투파이브맥은 2일(현지시간) 애플 경영진 변화에 대해 잘 아는 소식통의 말을 인용, 밥 맨스필드 수석부사장이 갑작스레 애플 홈페이지 경영진 소개화면에서 사라진 이유를 이처럼 ‘특수프로젝트(Special projects)에 집중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보도는 또 맨스필드가 지난 해 애플을 떠나려 했던 점을 상기하면서도 그가 애플을 손쉽게 떠날 성격이 못된다는 점도 함께 지적했다.

밥 맨스필드는 지난 주 갑자기 애플홈페이지의 경영진소개 화면에서 사라져 애플 경영진에서 축출당한 것이 아닌가 하는 억측을 낳은 바 있다. 이는 부분적으로 지난 해 중순 팀 쿡은 맨스필드가 애플을 떠나려 했을 때의 상황과도 연계돼 있다. 당시 맨스필드의 부하들이 맨스필드 후임자에게 반발하자 쿡은 그에게 최고의 연봉을 주면서 새로이 만든 기술담당팀 수석 부사장으로 임명했고 이는 쿡-맨스필드 갈등설로 이어졌었다.

소리없이 진행된 이 인사로 제프 윌리엄스 부사장은 스페셜프로젝트 그룹을 감독관리하면서 밥 맨스필드를 지원하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제프 윌리엄스부사장 지원아래 스페셜팀 칩 개발에 집중

밥 맨스필드는 지금까지 기술담당 수석부사장으로서 애플의 특별프로젝트팀까지 함께 맡아왔다. 그의 새로운 역할은 경영부분을 축소시켰음에도 지난 해 중순 팀 쿡이 그를 기술담당 수석부사장으로 임명할 때와 사실상 같다.지난 해 중순 팀 쿡 CEO는 “밥 맨스필드는 새로운 그룹 기술팀을 이끌 것이다. 이 팀은 우리의 모든 무선팀을 하나의 조직아래서 결합할 것이다. 이를 통해 이분야에서 보다 높은 수준의 기술혁신을 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이 조직은 또한 우리의 매우 야심적인 계획을 가진 모든 반도체팀들을 포함할 것이다”라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나인투파이브맥은 팀 쿡CEO가 '맨스필드의 희망에 따라' 경영에서 손을 떼게 했으며, 맨스필드는 CEO에게 직접 보고하는 특별프로젝트(special projects)만을 맡게 됐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그의 새로운 역할은 아이워치를 포함한 스페셜프로젝트에 계속해서 기여하는 것이다.

■맨스필드의 역할은 아이워치와 맥용 애플칩 개발

새 역할을 맡게 되면서 맨스필드는 칩에 집중하고, 임원직과 경영업무를 댄 리치오와 제프 윌리엄스 부사장에게 넘겨주었다.

보도는 지난 해 퇴임하려했던 그가 역할 축소에 따라 실질적인 일(아이워치, 맥용 애플칩)에 집중하게 되는 것은 의미가 있다고 전했다. 이는 또한 매달 수백만달러를 지급하면서 붙들어 두려던 애플에게도 적절한 선의 타협인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나인투파이브맥은 이 인사는 “애플이 맨스필드를 통해 맥컴퓨터에 인텔칩 대신 애플칩을 넣으려는 야심찬 계획을 갖고 있는 만큼 논리적”이라고 지적했다. 그가 칩에 집중하고 다른 역할을 내려놓음으로써 애플은 당장 긴박한 새 수석부사장을 임명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맨스필드가 지금까지 맡고 있던 기술담당 수석 부사장직은 지난해 가을 애플을 떠나려던 맨스필드를 위해 특별히 만들어진 자리였기 때문이다.

이번 조치로 맨스필드가 맡던 기술담당 수석부사장 역할은 두사람의 수석부사장 댄 리치오(하드웨어담당)와 제프 윌리엄스(운영책임자)에게 각각 분담하게 됐다.

댄 리치오 수석 부사장은 모든 애플의 와이파이제품에 사용되는 와이파이 부품용 HW엔지니어링 외에 애플 모바일단말기용 안테나 디자인을 담당한다. 재미있는 것은 팀 쿡이 지난 해 중순 맨스필드의 퇴직의사를 번복시키고 맡긴 일이 이번에 댄 리치오가 맡은 안테나와 무선팀을 지원 역할이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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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치오가 안테나 디자인 책임을 맡게 됨에 따라 모든 아이폰과 아이패드용 HW엔지니어링은 전체적으로 부드럽게 연계될 것으로 보인다. 기술팀(Technologies)과 HW팀을 오가면서 이뤄지던 모든 제품 기술개발이 한지붕 아래서 이뤄지게 됐기 때문이다.

이번 인사에서 윌리엄스 부사장이 어떻게 맨스필드의 특별프로젝트에 기여할지가 이들 제품의 미래의 열쇠를 쥐고 있는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그는 애플의 부품공급자 및 제조파트너들이 모든 애플제품을 표준에 맞춰 만들도록 보장해야 하는 책임을 지게 됐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