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재 방송통신위원장이 각종 현안에 대해 미래창조과학부와 원만한 협의가 이뤄지지 않는 점을 지적하고 나섰다. UHD 방송, 700MHz 주파수, 지상파 재송신 등 산적한 문제가 많으나 두 부처가 다른 소리를 내놓는다는 것이다.
최근 美 연방통신위원회(FCC), 타임워너케이블, 월트디즈니 등을 방문하고 돌아온 이경재 위원장은 31일 기자단 오찬 간담회를 열고 “미래부에서 UHD TV를 도입하는 구체적인 내용을 발표했는데 방통위하고도 상의했으면 좋을 뻔했다”며 운을 뗐다.
이 발언은 미래부가 발표한 차세대 방송기술 발전전략 가운데 UHD 방송 상용화에 지상파를 배제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래부는 5대 MSO를 중심으로 케이블 TV 사업자와 UHD 시험방송을 시작했다. 이에 지상파 4사는 미래부의 전략에 반대 의견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이 위원장은 “UHD 방송에 가장 중요한 것은 콘텐츠”라며 “미국 방문에서 월트디즈니와 타임워너를 갔더니 UHD방송에 거의 관심이 없었다, 당분간 미국에서 UHD방송을 하지 않을 것으로 예측된”고 말했다.
이어 “미국도 시장이 이러한 상황인데 한국은 콘텐츠 제작의 80%를 지상파가 담당한다”며 “콘텐츠 부분을 고려해야 하지 않겠는가”라고 지적했다. 사실상 케이블 중심의 미래부의 UHD TV 전략에 방통위와 협의가 없었다는 뜻으로 지상파의 주장에 힘을 실은 것이다.
아날로그 방송 종료에 따른 700MHz 주파수 대역 활용 방안에서도 미래부와 협의 내용이 진부하다는 뜻을 밝혔다. 이 주파수 대역은 방송사들과 이동통신사들이 용도를 두고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두 부처 역시 의견 대립을 보인다.
이를 두고 위원장은 “현재는 구체적으로 국민 경제에 미칠 영향면에 있어 측정하기 어렵다”며 “내달 21일 미래부와 협의체를 가질 것이다. 어떻게 배분하고 쓸 것인가는 공동연구반을 만들어 생각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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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원장은 “(미국에 있던 중) CBS와 타임워터케이블 재송신료 발생 블랙아웃뉴스가 있었다”며 지상파 케이블 재송신 문제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그는 취임 직후부터 “지상파 재송신 제도의 근본적인 검토가 필요하다”는 뜻을 강조했다. 이 역시 방통위와 미래부가 엇박자를 낸다고 파악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러한 불협화음을 두고 이 위원장은 “부처 이기주의에서 충돌하는 것은 비판적으로 볼 수 있다”면서도 “(사안에 대해) 충분히 토론하고 찬반양론을 통해 좋은 결론에 이르는 것은 생산적인 토론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