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영업정지가 30일 시작됐다. 방송통신위원회가 내린 첫 단독 신규가입자 모집금지 조치다. 앞으로 일주일 동안 신규 가입자와 번호이동 가입자 모집이 금지된다.
영업정지 기간 동안 KT는 가입자 이탈 방지에 주력해야 하는 상황이다. 신규 고객을 이끌지는 못하더라도, 경쟁사에 자기 고객을 내어줄 수는 없기 때문이다.
KT가 내세울 카드는 기기변경 유도와 결합할인을 통한 기존 이용자 붙잡기. 새로 휴대폰을 구입하는 시기에 소비자들에게 가장 각광받던 번호이동과 이용자 혜택을 최대한 줄이는게 숙제다.
혼자만의 힘으로는 안 된다. 타사의 보조금이 조금이라도 많아지면, KT의 노력은 난관을 맞이하게 된다. 이미 올해 초 순환 영업정지 형태로 비슷한 상황을 겪어봤고, 나름의 대책도 세웠다.
유통 일선 현장 상황에 관심이 쏠린다. 아직은 영업정지 첫날이라 대체로 무덤덤한 반응이다. 기존 마케팅 수단을 이어오는 가운데 KT와 다른 이통사 대리점도 큰 변화의 움직임은 없는 편이다.
■소극적 공격에 적극적 방어
“2배 데이터 혜택 받으시는게 실제로 더 유리하잖아요, 더 좋은 폰 나오면 그 때 바꾸셔도 늦지 않아요”
서울 홍대, 명동, 종로 등지의 KT 대리점에서 매장 관계자들은 토씨만 다를 뿐 같은 이야기를 꺼냈다. 영업정지 상황에 어쩔 수 없는 점이기도 하다.
눈길을 끄는 점은 이통 3사 휴대폰을 모두 개통하는 판매점에서도 비슷한 이야기다. 어느 통신사든지 매장 실적을 올려야 하는 판매점도 지금 당장 휴대폰을 바꾸려는게 아니라 알아보러 왔다는 말에 유사한 반응을 보였다.
휴가철 탓이라 손님이 예전만 못하단 이야기도 나온다. 영업정지 일정이 피해를 최소로 줄일 수 있는 날짜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업계 일각에선 지난 주말에도 눈에 띄는 보조금은 없었다고 한다. 그야말로 진정한 보조금 빙하기였다는 표현이 이날도 나왔다. 자연적인 가입자 이탈은 있어도 지난 영업정지 때처럼 무리하게 뺏어오기 경쟁은 일어나지 않은 것을 뜻한다.
이는 방통위의 사전 경고 조치에 힘이 실려 눈치 싸움 판이 열렸고, 서비스 경쟁 강화라는 이름으로 경쟁사들은 KT에 없는 LTE-A 외치기 작전이 벌어진 것이다.
■주말 가입자 뺏기 총력전 일어날까
미지근한 시장 분위기 속에서도 변수는 남았다. 대리점이나 판매점이나 평일은 이 정도 분위기가 지속될테지만, 이번 주말에는 다를 수도 있다는 뉘앙스를 풍겼다.
통상 휴대폰 교체 수요와 번호이동이 가장 많이 일어나는 주말에는 상황이 다를 수도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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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대 지역의 한 판매점 관계자는 “오늘은 두군데만 개통되는 첫날이라 가격만 대충 알아보시고 가입서 미리 써두면 주말에 더 싸게 드릴 수도 있다”고 귀띔했다.
확실한 단말기 구입가는 제시하지는 않았다. 그럼에도 보조금이 조금 더 늘어날 수 있는 여지를 기다려보자는 것이다. 언제든 가입자 유치전이 일어날 수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