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순이익에서 애플을 앞선 2분기 실적으로 한차례 업계 반향을 일으켰다. 이어 양사 집중 경쟁해온 휴대폰 사업부문 영업이익에서도 삼성전자가 애플을 추월했다는 분석이 나와 눈길을 끌었지만 근거 없는 추정에 불과하다는 반박이 이어졌다.
앞서 삼성전자가 사상 최초로 애플을 분기 순이익에서 근소하게 앞선 건 사실이다. (26일자 보도 <삼성전자, 사상 최초 애플 순이익 넘었다> 참조.) 지난 24일 공개된 애플 2분기(회계연도 3분기) 실적은 매출 356억달러(약 10조2천563억원), 영업이익 92억100만달러(7조6천886억원), 당기순이익 69억달러(약 7조7천38억원)다. 이어 26일 삼성전자는 매출 57조4천644억원, 영업이익 9조5천306억원, 당기순이익 7조7천738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회사 대 회사가 아니라 휴대폰 사업부문의 실적을 떼어 놓고 대조해야 진정한 승패를 가릴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삼성전자가 애플의 전체 사업 영역과 실적 구성이 판이해서다. 이 회사들은 각 사업 구획별로 어떤 성과를 냈는지 명확히 밝힌 적은 없어 정확한 맞비교는 불가능했다.
이러한 가운데 삼성전자 2분기 휴대전화 사업 영업이익이 52억달러로, 애플의 46억달러를 따돌리고 처음 업계 1위를 차지했다는 미국 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측 주장이 미국 BBC, 포브스, 월스트리트저널(WSJ), 영국 가디언 등 다수 영미권 매체를 통해 인용 보도됐다. 휴대폰 사업만으로도 삼성전자가 애플보다 많은 영업이익을 거뒀다는 결론에 IT업계가 비상한 관심을 보였다.
삼성전자가 애플보다 많은 제품 판매량과 높은 도매가격을 설정하고 있으며 원가관리에 철저해 6억달러 격차로 경쟁사를 따돌렸다는 게 SA측 설명이다. 그에 따르면 애플은 지난 2009년 3분기부터 올 1분기까지 약 4년(15분기)동안 휴대전화 부문 영업이익 1위 업체였다.
SA는 애플 아이폰5 판매가 부진했고 중국서 경쟁하기 어려운 국면에 내몰렸다고 분석했다. 그사이 삼성전자 갤럭시 시리즈가 시장에서 미국과 중국에서 선전해 애플의 '가장 영업이익이 높은 휴대폰 제조업체' 자리를 꿰찼다는 설명이다.
일각에선 SA의 분석에 결함이 있다고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양사는 각사의 스마트폰 사업이 실제로 얼마나 수익을 내고 있는지에 대해 정확히 계산 가능한 수치를 공개치 않았다. SA가 제시한 삼성전자와 애플의 분기 휴대전화 사업부문 영업이익은 주먹구구식 추정에 불과하다는 비판이 나왔다.
29일(현지시각) 애플 전문 IT미디어 애플인사이더가 이같은 문제를 제기했고 CNN, PC매거진 등이 이를 인용 보도했다.
우선 삼성전자가 실제로 휴대폰 사업과 관련해 공개한 숫자는 'IT 및 모바일커뮤니케이션(IM) 사업부문의 영업이익 56억4천만달러 뿐이다. 이 영역은 태블릿, PC, 이밖에 네트워크부문 판매 사업도 포함한다. 여기서 네트워크 부문을 제외한 97.2% 수익(약 54억8천만달러)이 SA가 주장한 '52억달러'에 가깝긴 하지만 여전히 PC와 태블릿을 포함한 수치다.
SA가 애플의 아이폰 영업이익 추정치 46억달러를 계산한 경로에 대해서도 의문이 제기됐다. 애플인사이더를 인용한 PC매거진은 SA가 애플 실적보고에서 전체 제품 판매량의 거의 절반을 차지한 아이폰 단말기 댓수를 보고, 분기 영업이익 총액 92억달러도 반으로 '뚝 잘라' 46억달러로 추정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결국 휴대폰 사업의 영업이익이라는 구체적인 숫자를 대조하는 건 사실상 무리라는 것이다.
다만 분기 전체 실적을 놓고 보면 삼성전자가 매출, 영업이익, 당기순이익 모두 애플을 제쳤다. 특히 당기순이익은 환산 당일 기준 700억원 차이로 근소했는데, 최근 환율이 오름세라 차이가 더 벌어지는 상황이기에 사실상 앞섰다는 게 중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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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에겐 사상 최대 영업이익 시즌이었지만 수익성 지속가능성에 의문이 제기되면서 주가 약세가 계속되고 있다.
한편 앞서 26일 SA는 2분기 판매량만 놓고 삼성전자와 애플의 휴대폰 사업 실적을 비교하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단말기 7천600만대를 판매해 점유율 1위(33.1%)를 차지했고 같은 시기 애플은 3천120만대로 점유율 2위(13.6%)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