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숍 차린 30대男, 소셜커머스 활용기

일반입력 :2013/07/30 08:42    수정: 2013/07/30 11:15

봉성창 기자

전 세계적으로 소셜커머스 붐이 한 풀 꺾인 분위기지만 우리나라에선 티켓몬스터를 비롯한 이른바 빅4가 치열한 경쟁 속에서도 매월 탄탄한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비교적 인구도 적고 땅도 좁지만 자영업 비율이 30%에 달하는 기형적 산업 구조 때문이다.

때문에 소셜커머스는 미국에서 태동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로 넘어와 더욱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단순히 소셜의 힘을 빌어 저렴한 가격을 무기로 하는 것을 넘어서 구매자와 판매자의 거리를 더욱 가깝게 만드는 방향으로 발전했다.

20~30대 직장인들의 로망 중 하나는 직장을 그만두고 커피숍을 차려 스트레스 없는 편안한 삶을 사는 것이다. 그러나 세상에 만만하고 쉬운 일은 하나도 없고 창업은 더 말할 것도 없다. 대부분 소상공인들은 퇴직금처럼 인생 전부나 다름없는 돈을 쏟아부어 가게를 낸다. 대박은 고사하고 현상 유지만 해도 다행으로 여길 정도로 시장 상황은 녹록치 않다.

소셜커머스는 지난 3년 간 이러한 소상공인들에게 효과적인 홍보 및 마케팅 수단으로 확고히 자리매김했다. 다만 한계도 있었다. 소셜커머스 할인 행사를 통해 발생한 모객 효과를 어떻게 꾸준한 재방문으로 만드는냐는 것이다. 이러한 고민에서 탄생한 것이 ‘티켓몬스터 플러스(이하 티몬플러스)’다.

‘티몬플러스’는 일종의 회원제 솔루션 서비스다. 좀 더 쉽게 설명하면 소셜커머스식 마일리지 카드라고도 할 수 있다. 손님 입장에서는 번거롭게 지갑에 마일리지 카드를 넣고 다닐 필요 없이 전화번호만 입력하면 포인트가 적립된다. 업주 입장에서는 이렇게 생긴 손님들을 보다 체계적이고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게 된다.

도입 초기여서 아직은 잘 알려지지 않은 이 서비스를 이용해 제법 쏠쏠한 효과를 누리고 있는 한 자영업자를 만나 어떤 효과가 있는지 직접 물었다.

종이 쿠폰보다 신기하고 편리...단골 손님 잡았다

서울 송파구 방이동에서 프랜차이즈 카페 ‘드롭탑’을 운영하는 김억중㊴씨의 상황도 여의치 않았다. 번화가에는 수십 개의 커피숍이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구석진 동네도 사람 좀 다닌다 싶으면 어김없이 커피숍이 들어서 있는 상황이다.

“커피가 이윤이 많이 남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문제는 비싼 임대료죠. 목이 좋으면 임대료가 비싸고 매월 그것을 감당하려면 정말 장사가 잘돼야 해요. 임대료는 절대 거짓말을 안 합니다.”

1년 전 커피숍을 창업한 김 씨가 낙점한 자리도 상황은 만만치 않았다. 8호선 몽촌토성역과 방이역 그리고 올림픽공원역 딱 중간 지점이다. 초반에는 고전했다. 근처에 먹자골목이 있고 걸어올 수 있다는 판단에 시작했지만 생각만큼 손님이 몰리지 않았다. 뭔가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시작한 것이 바로 24시간 영업과 티켓몬스터 플러스 가입이다. 일단 매월 비싼 임대료를 지불하기 위해서는 매출을 더욱 끌어올려야 했고, 체계적인 회원 관리를 통해 이를 고정 매출로 만들 필요가 있었다.

효과는 즉시 나타났다. 손님에게 쿠폰 대신 계산대 앞에 있는 태블릿에 전화번호만 입력하도록 했다. 성별이나 연령대와 같은 개인 정보는 종업원이 계산과 함께 입력하고 더 구체적인 개인 정보는 티켓몬스터 회원인 경우에만 제공받을 수 있다.

회원 가입 후 커피를 한잔이라도 주문하면 가입 수고비 조로 1천원의 적립금이 태블릿 화면에 큼지막하게 표시된다. 단돈 1천원이지만 가게에 자신의 돈이 묶여 있는 것이 눈으로 보이니까 손님들이 다시 방문하기 시작했다는 설명이다.

“가장 걱정했던 것이 연세가 다소 있으신 여성 손님이었어요. 그런데 의외로 반응이 더 좋았어요. 쿠폰을 따로 챙길 필요도 없고 더 편리하고 신기하다며 칭찬을 많이 해주셨죠.”

그가 정한 일반 회원의 적립금은 5%. 통상 10번 도장 찍으면 1잔을 무료로 주는 것과 비교하면 혜택이 적다. 대신 커피 외에 다른 식음료도 똑같이 적립금을 적용시켜 줬다. 이를 통해 1년에 30만원 이상 사용한 고객은 골드 등급을 부여하고 1만원 무료 쿠폰과 함께 적립금을 7%로 상향시켜준다.

매월 70만원을 쓰는 VIP 손님에게는 적립금을 10%까지 제공한다. 물론 한 달에 커피숍에 70만원을 쓰는 손님은 드물다. 이는 일행이 하나의 전화번호에 적립금을 몰아주는 경우다. 손님이 어떻게 하든 점주 입장에서는 많이 방문하는 것 만큼 고마운 일도 없다.

컨설팅 통해 시작한 자체 이벤트 ‘적중’

‘티켓몬스터 플러스’를 도입후 김 씨가 운영하는 가게에서 확보한 회원은 무려 4천500명에 달한다. 물론 그중에는 단골 손님도 있고 단 1회 방문에 그친 지나가는 손님도 있다. 중요한 것은 손님이 얼마나 재방문 했는지 정확히 수치로 파악할 수 있었다는 사실이다.

“커피숍을 운영한다고 해서 점주가 하루 종일 가게에 붙어있을 수는 없잖아요. 매니저에게 이야기를 전해 듣는다고 다 알 수 있는 것도 아니고요. 가게를 주먹구구식으로 운영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인 것 같아요.”

자체적으로 이벤트를 여는 것도 자유로웠다. 김 씨는 새롭게 24시간 영업을 시작하면서 이를 홍보하기 위해 단골 손님들에게 한 잔을 무료로 마실 수 있는 쿠폰과 함께 문자메시지를 발송했다. 전단지를 돌리는 것보다 효과적이고 비용도 덜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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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밖에도 김 씨는 티몬플러스 센터에 담당 매니저에게 수시로 전화를 걸어 상담을 받는다. 가령 문자메시지를 보내는 행사를 하면 문구까지도 정해줄 정도다. 일종의 전담 컨설팅을 받는 셈이다.

“장사하는 사람들은 의외로 보수적이에요. 전 재산을 걸고 하는데 실패하면 큰일 나거든요. 그렇지만 결국 남들이 생각하는 것과 반대로 생각하고, 남들이 안하는 것을 하려고 해야 성공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