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비행기 내 맘대로...3천달러 해킹법 공개

일반입력 :2013/07/29 09:45

손경호 기자

단돈 3천달러(약 333만4천500원) 짜리 장비로 위성항법장치(GPS)용 인공위성을 이용해 배와 비행기의 이동경로를 마음대로 조작할 수 있는 해킹 방법이 공개됐다.

27일(현지시간) 외신은 GPS 전문가인 텍사스 대학 토드 험프리 교수가 소형 GPS 송수신 안테나 '스푸퍼'를 탑재한 노트북을 이용해 이 같은 작업을 수행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배와 비행기의 복잡한 내비게이션 시스템을 지중해 지역에서 64m 길이 요트에서 마음대로 조작할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험프리 교수는 '드레이크의 하얀 장미(White Rose of Drachs)'라는 요트의 선장인 앤드류 스코필드의 협력으로 이를 시연했다고 설명했다.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험프리 교수는 우리는 스푸핑 신호를 GPS 안테나에 삽입해 (요트의) 내비게이션 시스템을 제어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이를 통해 항구가 닫히거나 배가 좌초되는 등의 일이 벌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심지어 전 세계 화물 수송의 90% 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배들의 교통이 장악될 경우의 영향이 우리가 걱정하는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험프리 교수 연구팀에 다르면 부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는 가짜 GPS 신호를 요트로 보내는 방법으로 운항경로를 조작할 수 있다.

스코필드 선장은 이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결과를 확인한 뒤 험프리 교수 연구팀이 수차례 공격을 감행하는 동안 배 위에 있는 우리는 (기존 신호와 다른) 어떤 차이점도 알아차리지 못했다며 큰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는 GPS 시스템 정보를 중간에서 가로채는 '하이잭 GPS 시스템' 공격 유형이다. 만약 크루즈선이나 유조선 등이 공격을 받았을 경우 수많은 인명피해나 심각한 환경오염을 초래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 해킹방법은 배 뿐만 아니라 비행기와 같이 GPS 기술을 사용하는 모든 영역에 적용된다.

험프리 교수는 실제 항로와 1km 가량 차이가 나는데도 불구하고 아무 것도 느끼지 못할 수 있다고 말했다.그는 이어 이전까지 무인 비행기(UAV)를 직접 제어할 수는 없었고, 예정된 경로에서 이탈시키는 일만 가능했으나 연구팀 소속 학생이 실제로 해당 비행기를 지정된 경로로 이동시킬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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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팀은 미국 연방항공청(FAA), 미국 중앙정보국(CIA), 미국 국방부 등에서 이와 같은 취약점을 설명했다. 그러나 미국 국토안보부 소속 연구원은 정부가 GPS 보안에 대해서는 여전히 어둠 속을 헤매고 있다고 지적했다.

심각한 것은 배나 비행기의 항로를 마음대로 조작하는 해킹이 고가의 장비를 사용하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스코필드 선장은 사람들은 이러한 종류의 해킹이 상대적으로 적은 예산으로도 가능하고, 선장이 알아차리지 못하는 사이 배의 조종시스템이 경로를 이탈하도록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심각한 문제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