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K하이닉스, '메모리 반도체 한국 완성

일반입력 :2013/07/26 14:19    수정: 2013/07/26 14:43

정현정 기자

세계 메모리반도체 시장 1,2위를 차지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지난 2분기 나란히 20%가 넘는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메모리반도체 치킨게임에서 살아남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압도적인 영향력을 바탕으로 드디어 이익을 독식하기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메모리반도체를 통해 마련한 든든한 캐시카우를 바탕으로 차세대메모리와 시스템반도체 등 사업구조 고도화를 통하 고부가가치 제품 확대로 전체 반도체 시장에서 최강의 지위를 누릴 수 있는 기회가 왔다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26일 삼성전자가 발표한 2분기 실적 발표에 따르면 반도체 부문은 지난 2분기 수익성을 회복하며 전체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삼성전자가 26일 발표한 2분기 실적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반도체 부문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8조6천800억원과 1조7천600억원을 기록했다.

전분기 대비 매출은 1%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무려 64%가 증가한 수치다. 이에 따라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률은 20.3%를 기록하면서 수익성 회복에 성공했다. 이같은 호실적은 D램과 낸드플래시 수급상황이 개선되고 모바일향 제품 판매 증대로 매출과 수익성이 모두 개선된 데 따른 결과다.

전날 SK하이닉스 역시 역대 최대 수준의 분기실적을 발표했다. SK하이닉스는 지난 1분기 3조9천326억원, 영업이익 1조1천136억원으로 사상 최대의 매출과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여기에 28.3%의 영업이익률로 삼성전자를 앞서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이는 PC용 D램과 모바일 D램 가격 상승 등 우호적인 시장 환경에 힘입은 결과다. 지난 2분기 D램 수급문제로 평균판매단가가(ASP)가 오르면서 D램 비중이 높은 SK하이닉스 실적 상승세에 핵심동력으로 작용했다. 특히 SK하이닉스는 PC용 D램 비중을 공격적으로 늘리면서 수익성을 확보했다.

업계에서는 수 년에 걸쳐 메모리반도체 업계에서 진행된 치킨게임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생존에 성공하면서 이익을 독식하기 시작했다는 징후로 파악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아이서플라이에 따르면 지난 1분기 메모리반도체 시장점유율은 삼성전자가 33.3%, SK하이닉스가 17.4%로 두 업체를 합치면 50.7%로 과반을 넘어간다. 모바일 D램 부문만 놓고보면 양사 합산 점유율은 70%가 넘어가며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업계전문가들은 양사가 메모리반도체 분야의 이익을 바탕으로 투자력을 전이해 차세대 반도체 투자 및 고부가가치화에 나설 때라고 조언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두 업체가 메모리반도체 분야의 천하통일을 이끌어냈다면서 든든한 캐시카우를 바탕으로 반도체 업계 숙원이었던 시스템반도체 연구개발에 매진해 메모리반도체 뿐만 아니라 명실공히 전체 반도체 시장에서 최강의 지위를 누릴 수 있는 기회가 온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삼성전자의 경우 시스템LSI 부문의 부진을 어떻게 만회할 것인지가 일차 관건이 되고 있다. 지난 2분기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판매 감소로 시스템LSI 실적이 당초 기대를 밑돌았다. 최대 고객사인 애플향 AP 공급물량 감소가 큰 영향을 미쳤고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에 공급하는 AP 증가세 둔화도 영향을 미쳤다.

특히 파운드리 부문에서 최대 고객사였던 애플이 이탈했고 몇몇 메이저 고객사들이 파운드리 분야에서 떨어져 나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탈한 고객들을 다시 유치하려면 기술적인 면에서 경쟁사를 능가하는 기술리더십을 확보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관계자들을 입을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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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에서는 양사가 올해 하반기까지는 호실적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만 메모리 시황 등이 변수로 꼽힌다. 삼성전자는 이날 반도체 부문에 올 하반기 13조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는 당초 업계 전망치인 12조원을 상회하는 수치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투자가 비메모리 보다 D램이나 낸드 등 메모리 분야에 집중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승우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정해진 메모리 반도체 성장 예상치(비트그로스 가이던스)가 있고 3분기 고객사들과 가격협상도 어느 정도 이뤄진 상태기 때문에 크게 가격이 하락할 것 같지는 않다면서 다만 삼성전자가 당초 시장전망을 뛰어넘는 공격적인 설비투자 계획을 발표하면서 수요가 따라주지 않을 경우 수급에 부담이 될 가능성이 많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