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다음달 성능을 '낮춘' 새 윈도폰 단말기를 출시한다. 마이크로소프트(MS)와의 스마트폰 협력 강화보단 플랫폼 다양화 전략을 유지하고 있다는 제스처다. 경쟁 플랫폼 안드로이드 공급업체 구글을 견제하는 성격은 빛을 바랬다.
삼성전자의 새 윈도폰은 다음달 16일 미국 통신사 스프린트가 내놓을 '아티브S네오'다. 삼성전자가 1년만에 새로 출시하는 윈도폰 기반 스마트폰이다. 회사는 지난해 8월 29일 독일 베를린 '모바일언팩' 행사에서 '아티브S'를 선보였다.
1년전 출시된 아티브S는 1.5GHz 듀얼코어 프로세서, 1GB 램, 16GB 또는 32GB 저장공간, 마이크로SD카드 슬롯, 4.8인치 HD 디스플레이, 근거리무선통신(NFC), 800만화소 후면 카메라와 190만화소 전면 카메라, 2천300mAh 배터리를 지원한다. 첫선 당시에도 고성능 프리미엄폰 시장을 겨냥한 건 아니란 평가를 받았다.
아티브S네오는 1.4GHz 듀얼코어 프로세서, 1GB 램, 마이크로SD카드 슬롯, 4.8인치 디스플레이, 800만화소 후면 카메라와 190만화소 전면 카메라를 탑재했다. 가격은 149.99달러다. OS는 윈도폰8에서 윈도폰8.1로 바뀌었겠지만 프로세서 성능은 오히려 아티브S보다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과연 아티브S네오를 '신형'이라 불러야 할지 모호하다. 기존 모델 아티브S와의 시간차를 느끼기 어려운 하드웨어 사양 탓이다. 중저가 제품 시장을 겨냥해 내놓기 위해 가격과 성능을 낮춘 모양새다. 당장 국내 또는 타 지역에서의 출시 계획도 없는 듯하다.
25일 삼성전자 관계자는 아티브S네오에 대해 더 낮아진 사양은 보급형 시장을 겨냥한 듯하다며 제품 출시 여부는 각 시장 상황에 맞춰 가는 것이라 향후 판매 확대 여부를 예고할 수는 없다고 언급했다.
1년만의 새 단독 모델인데도 신제품으로서의 무게감은 안드로이드폰보다 떨어진다. 최근 MS와 삼성전자의 협력은 스마트폰보다 인텔 프로세서를 탑재한 윈도8 기반 태블릿과 노트북, 컨버터블PC에 집중됐다. 올해 삼성전자가 통합한 아티브 브랜드에서 스마트폰 제품 라인이 제외된 것도 이를 방증한다.
지난 4월 29일부터 MS 윈도8 PC를 탑재한 제품 브랜드를 '아티브'로 통합하면서 스마트폰용 운영체제(OS) 윈도폰 계열 기기는 제외됐다. 지난 6월 20일 영국 런던서 진행한 신제품 공개행사 '삼성 프리미어 갤럭시 앤 아티브' 현장에서도 새로 등장한 스마트폰 3종 모두 안드로이드 계열인 갤럭시 시리즈였다.
앞서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사업에서 구글 안드로이드에 대한 의존성을 줄이는 차원에서 자체 플랫폼과 MS의 모바일OS를 함께 써왔다. 비중은 항상 안드로이드가 압도적으로 컸지만 나머지 플랫폼에 대한 투자도 꾸준히 이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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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별도 플랫폼에 대해 새 윈도폰 아티브S네오처럼 상대적으로 덜 집중하려는 듯한 인상을 준 사례는 처음이다. 인텔과 손잡고 추진하는 오픈소스 타이젠 이전에 만든 '바다' 플랫폼 생태계를 꾸릴 때엔 1년마다 신제품 출시 자리를 따로 마련해왔다. 어쩌면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부문에 자체 플랫폼 투자를 강화하느라 MS와 거리를 두게 됐을 수도 있다.
회사 관계자는 향후 삼성전자가 아티브S네오와 별도로 윈도폰 기반 제품을 출시할지 여부에 대해 답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