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우리나라 시각으로 내일 새벽께 2분기(회계년도 3분기) 실적 공개를 앞뒀다. 회사가 10년 넘게 이어온 상승세가 이번엔 꺾일 것이란 전망이 강하다. 이달초 애 플은 매출을 335억~355억달러, 총이익률을 36~37% 수준으로 내다본 실적 예상치를 제시했다.
22일(현지시각) 미국 주요 매체들은 발표를 하루 앞둔 애플 성적표에 부정적인 전망을 강하게 제시하고 있다. 애플의 주 수익원인 스마트폰 시장이 기술 평준화에 따른 포화 상태에 다가섰다는 이유에서다.
일단 금융정보업체 톰슨로이터 애널리스트들은 350억1천만달러로 매출 하락을 보이며 주당 수익은 7.32달러로 전년동기대비 21% 감소할 것이라 내다봤다.
이는 애플 매출이 371억1천만달러로 전년동기대비 3% 늘 수 있지만 주당수익은 7.96달러로 지난해보다 8% 떨어질 것이라 점치는 증권가 전반의 시각보다도 부정적이다.
한편 헤드헌팅업체 어본데일파트너스 애널리스트 존 브라이트는 애플 총이익률을 36.2%로 점쳤다. 이는 시장 평균치 36.6%를 밑돌고 애플이 제시한 예상범주에도 턱걸이인 수준이다.
최근 5년 남짓 기간에 웹서핑용 저가 스마트폰이 2천939억달러치 시장을 만들어냈고 10억 인구에게 확산됐다. 애플의 고급형 단말기 정책이 먹혀들 기회가 그만큼 위축됐다는 분석이다. 이미 미국 기준으로 모바일 인터넷 사용자 과반이 스마트폰을 쓰게 됐고 중국이나 인도같은 신흥시장에서도 고급 단말기는 판매되지만 상대적으로 더 값싼 모델 수요가 빠르게 증가 추세를 보인다.
또한 시장조사업체 IDC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초 평균 스마트폰 판매가격은 375~450달러 사이로 하락 국면이다. 이는 이미 애플이나 경쟁사 삼성전자의 매출 성장과 이익 확대에 발목을 잡은 것으로 평가된다.
그리고 노키아나 블랙베리처럼 저들에게 업계 선두 자리를 내준 뒤 신제품을 통해 수익성을 되찾으려는 회사에게도 한층 가혹한 환경이 됐다. 중국 화웨이같이 다품종 저가제품에 특화된 신생업체에게나 유리한 상황이다.
■프리미엄 전략 수정이 필요한 시점
뒤집어보면 그간 최신 고급 단말기를 포함한 소품종 모델 판매 전략을 지속해 온 애플 입장에 극단적으로 불리하다는 얘기다. 삼성전자도 여러 저가 모델을 갖추긴 했지만 프리미엄 모델에 집중해온 방식을 바꾸지 않고는 힘들게 됐다.
캐나다 IDC 애널리스트 케빈 레스티보는 사람들이 휴대폰으로 더 나은 걸 추구할 필요가 줄었다며 지금 있는 걸로도 충분히 괜찮다고 느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블룸버그는 애플 주력 제품인 아이폰 판매의 둔화를 예상했다. 그 최악의 시나리오에서 애플은 2003년이래 처음으로 1.3% 매출 하락을 겪을 수 있다.
카나코드지뉴이티 애널리스트 T. 마이클 워클리도 지난달 자신의 기존 2014년 아이폰 판매 예상치를 1억8천100만대에서 1억7천300만대로 낮췄다.
■아이폰5S와 저가 아이폰
시장에서의 제품 가격 하락과 아이패드 미니 같은 저가 제품의 인기가 애플 실적을 위협하는 것으로 비친다. 애플의 최근 총 마진은 통신사에서 대당 600달러씩에 판매한 아이폰5로 반 이상 거뒀다. 그런데 가격을 낮춘 구형 모델은 수백만대가 팔렸지만 총 마진의 35%도 충당하지 못했다. 지난 3월 마감한 회사의 분기 매출 총 이익률은 37.5%로 1년 전 47.4%보다 낮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지난해 9월 한차례 아이폰 성장 둔화와 이익 감소로 애플 주가가 하락세다. 종전 대비 39% 떨어졌는데, 지난 19일 기준으로 주가가 424.95달러로 1.6% 더 낮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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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I리서치 애널리스트 마이클 모건은 사람들의 관심사가 스마트폰의 기본 기능, 크기, 형태에 대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어쩌면 애플이 스마트워치나 스마트안경같은 입는 컴퓨터 등 '혁신'을 통해 매출하락과 이익률 감소 압박을 누그러뜨릴 순 있어도 추세를 뒤집긴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다.
그런 점에서는 애플이 오는 9월 지문인식기능 등을 담아 출시할 것으로 점쳐지는 아이폰5S도 다르지 않다. 어쩌면 업계 루머인 '다양한 색상의 저가형 아이폰'이 현실화될 타이밍인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