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여름철 전산실 전력대란 또 온다면?

전문가 칼럼입력 :2013/07/24 09:00

임병혁 팔콘스토어코리아 대표

본격적인 무더위가 찾아오기도 전인 7월 전력 수요 급증으로 7월 한 달간 전력 수급 경보가 다섯 번이나 발령됐다. 올 해에도 전력난이 오면 어떻게 하나? 일반 빌딩이나 공장 내에 전산실을 운영하는 기업 IT 담당자들은 벌써부터 걱정이다.

2011년 9.15 정전 대란을 겪으면서 우리는 정전이 얼마나 심각한 피해를 입히는지 똑똑히 목격했다. 9.15 정전 대란 당시 서울, 경기, 인천, 충북 등에서 지역별 순환 정전이 시행되었고 일반 가정과 함께 비상 발전기가 없는 중소기업이 큰 피해를 입었다. 중소기업청에서 순환 정전이 시행된 16개 산업 단지 내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추정한 피해 규모는 301억 9천100만원에 달한다.

사실 정전은 오랜 기간 재해복구(DR) 업계에서 강조해온 재해 상황 중 하나다. 하지만 자주 겪는 일이 아니다 보니 이를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이가 많지 않았다. 전기는 물과 햇빛처럼 그저 풍부한 자원 중 하나 여기는 경향들이 있어서 그렇지 않았을까? 하지만 이제는 전력난을 심각하게 보는 이들이 많다.

문제는 인식은 변해가지만 막상 정전에 대비할 수 있는 채비를 갖추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것이다. 대다수 중소기업 전산실에서는 나름 정전에 대비하기 위해 무정전전원장치(UPS)를 구비하지만 대다수 중소기업의 전산실에서 있는 용량이 충분하지 못하다. 소화기 몇 대 가져다 놓듯이 그저 구색 맞추기 정도에서 전산실 한 켠에 UPS를 비치해두는 곳이 많다.

그렇다면 정전을 대비해 UPS 용량을 충분히 갖추면 될까? UPS란 결국 몇몇 중요 업무 시스템 중단을 막기 위한 것이지 전산실 전체를 대상으로 한 정전 대비책은 될 수 없다. 그렇다고 중소기업이 원격지에 재해복구(DR) 시설을 운영하는 것도 말이 안 된다. 다행이 기술과 서비스의 발전은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들고 있다. 요즘에는 몇 십 분만 투자하면 인터넷 검색을 통해 DR as a Service, Backup as a Service 등의 전문 서비스를 알아 볼 수 있다.

이들 서비스는 전체 시스템에 대한 백업을 수행할 수 없고, DR 사이트를 운영할 수 없는 중소기업에게 있어 정전이나 침수 등 긴급한 상황 속에서 비즈니스 연속성을 저렴한 비용으로 보장할 수 있는 현실적 방법이다. 그렇다면 이들 서비스를 이용할 때 중소기업 IT 담당자는 어떤 점을 고려해야 할까?

정전 등 예기지 못한 상황에 대비하는 것을 고려 중이라면 일단 ERP, 그룹웨어 등 업무 시스템 및 데이터를 비즈니스 연속성 보장 관점에서 중요도를 나누어야 한다. 이를 기준으로 즉각 복구 대상, 복구까지 일정 시간 여유가 필요한 대상, 아카이빙 차원에서 보관해야 할 대상을 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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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스토리지도 중요도에 따라 계층화(Tier) 하여 SSD, HDD, 테이프 등을 적절히 쓰는 것과 똑같다. 데이터 보호 역시 RTO/RPO 기준에 따라 DRaaS, BaaS를 이용해 즉각적인 복구를 할 것, 기존에 하던 백업 방식을 가지고 장애 발생 시 복원을 할 것, 장기 아카이빙을 위해 테이프 보관을 하던 것을 구분해 각각의 목적에 맞는 비즈니스 연속성 보장 계획을 세우는 것이 합리적 투자의 방법이다.

올 여름 또 다시 예고 되는 전력난, 걱정만 할 것이 아니라 전통적인 백업 방식과 클라우드 기반 최신 DRaaS, BaaS 등을 어떻게 잘 혼용해 현실적인 대책을 마련할지 고민해야 할 때가 아닐까?

*본 칼럼 내용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