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버 가상화 시장이 미묘하게 변화하는 모습이다. 가상화란 시장 자체가 희미해지면서 VM웨어의 독주는 결승선을 향해 가고 있다. 새로운 경주를 앞둔 상황, 동등한 출발선에 선 선수들의 도움닫기가 한창이다.
최근 발표된 가트너의 x86서버 가상화 매직쿼드런트 2013에 따르면, 시장 1위 VM웨어의 공고한 지위는 여전하다. 마이크로소프트(MS)의 x86서버 가상화 시장에서 보여주는 기세가 놀랍다. VM웨어의 대안으로 거론됐던 시트릭스를 밀어내고 진정한 2인자로서 위치를 확고히 하는 모습. 시트릭스는 점차 뒤켠으로 밀려나는 모습이다.
그러나 하이퍼바이저는 이제 독립적인 시장으로 평가하기 어려울 만큼 복잡해졌다. 하이퍼바이저는 당연히 채택하는 보편적 기술로 자리잡았고, 그 자체로 레드오션이 됐다. 반면, 시장의 흐름은 가상화에서 클라우드로 이동하고 있다. 변화기를 맞아 시장의 플레이어에 숨가쁜 변화가 예고된다.■하이퍼바이저의 보통명사 VM웨어, 그 한계
올해 매직쿼드런트서 VM웨어는 여전히 가장 오른쪽, 최상단에 자리했다. 비전과 실행력 모두에서 최고지위다.
VM웨어는 작년 8월 V스피어5.1을 내놓으며 하이퍼바이저를 더욱 더 고도화했다. 확장성을 더 개선했고, V스피어 분산스위치는 네트워크 가상화 수준을 한층 높였다. 공유스토리지배열 없이 V모션을 할 수 있으며, V스피어 데이터 프로텍션과 V스피어 리플리케이션, V스피어 스토리지DRS 등도 추가됐다.
VM웨어는 여전히 하이퍼바이저 시장의 굳건한 강자로 남았다. 작년엔 복잡하고 비싸다는 논란을 빚었던 가상메모리(VRAM) 기반 라이선스 정책을 폐기해 가격모델도 CPU소켓 기반으로 단일하게 바꿨다. 다이나믹옵스 인수는 V스피어뿐 아니라 다양한 하이퍼바이저도 관리할 수 있게 해준 묘수였다. 다이나믹옵스로 VM웨어는 아마존웹서비스도 통합관리하게 됐다.
작년 엔터프라이즈 기업은 VM웨어의 대안을 찾는 듯 했지만, 실제로 VM웨어에서 다른 하이퍼바이저로 이동한 경우는 거의 없었다. 중견기업 급 회사가 변경했을 뿐이었다고 가트너는 분석했다.
과제는 VM웨어의 미래 비전이다. 하이퍼바이저의 보통명사로 취급받는 VM웨어. 이제 VM웨어는 하이퍼바이저를 넘어 프라이빗 클라우드와 하이브리드 클라우드로 회사의 비전을 이동하고 있다. 소프트웨어정의데이터센터(SDDC)란 개념을 만들며, 데이터센터 전체를 가상화한다는 원대한 포부도 내놨다.
그러나 여전히 VM웨어 종속에 대한 기업들의 우려는 남아 있다. SDDC란 콘셉트에도 눈에 띄는 반응이 없다. SDDC를 실현하려면 기업의 IT관리조직 자체에도 큰 변경을 단행해야 하므로 대형 프로젝트로 전이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기업 내외부의 저항이 존재한다.
VDI 분야에선 VM웨어 뷰와 씬앱의 확산이 눈에 띈다. 뷰와 씬앱이 하나로 통합되면서 기업은 시트릭스 환경보다 포괄적인 VDI 환경을 만들 수 있게 됐다. 호라이즌워크스페이스를 통해 BYOD에 대한 접근법도 제시한 상태이며, 갈수록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VM웨어는 클라우드 관리에 있어 높은 수준의 관리와 자동화를 강조하고 있다. 하이퍼바이저 이후 새로운 주요 수입원으로 삼은 것이 V센터와 V클라우드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업에게 높은 수준의 관리와 자동화는 덜 중요한 문제다.
MS의 맹추격도 신경쓰이는 부분이다. MS가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을 앞세워 시장을 확대하고 있어, 가격경쟁력을 보강해야 할 필요가 있다. 오픈스택 같은 오픈소스 통합 클라우드 플랫폼의 대두도 위협요소다.
■기세등등 MS, 오픈소스와 끝나지 않은 전쟁
MS는 전년과 마찬가지로 더 오른쪽 상단으로 이동했다. 그만큼 시장 내 활동이 왕성하다는 얘기다.
MS는 하이퍼V와 시스템센터버추얼머신매니저(VMM)으로 5년째 시장에서 활동했다. MS는 작년 윈도서버2012를 내놓으며 가상화 시장 공략에 고삐를 쥐었다.
작년 9월 출시된 윈도서버2012는 가상화 확장성에서 VM웨어 V스피어와 대등해졌다. 하이퍼V 레플리카, 하이퍼V익스텐서블 버추얼스위치, 네트워크 가상화, 라이브 마이그레이션, 스토리지 마이그레이션, 하이퍼V클러스터링, 클러스터 마이그레이션, 다이나믹메모리 등 대대적인 기능보강과 개선이 이뤄졌다.
윈도서버2012에 탑재된 하이퍼V는 확실히 성능과 기능에서 VM웨어를 거의 따라잡았다고 평가받는다. 단, VM웨어 사이트리커버리매니저(SRM)이 MS보다 더 자동화 수준이 높고, 대규모 재해복구 요구사항에 잘 부합한다는 점 등은 여전한 격차를 드러낸다.
MS는 클라우드 상호운용성과 서비스프로바이더 측면에 기본적인 전략변화를 보였다. 퍼블릭 클라우드인 윈도애저에서 표준 하이퍼V VM을 지원하고, 서비스프로바이더가 하이퍼V와 시스템센터VMM2012 기반 서비스를 구축하는 것을 지원한다. 이로써 MS는 VM웨어를 위협하는 확실한 대안으로 자리매김했다.
전반적인 MS의 관리 기능은 우수하다. 그러나 중앙집중화된 관리 측면에선 VM웨어에 뒤진다. MS는 하이퍼V 매니저, 시스템센터VMM, 파워셸 등 3종의 관리도구를 혼용해야 한다. 가령 특정 관리기능은 오로지 파워셸에서만 구동할 수 있다.
MS는 앞으로 엔터프라이즈 시장의 점유율을 늘릴 필요가 있다. 엔터프라이즈 시장은 여전히 VM웨어의 공고한 영토다. MS가 일부 엔터프라이즈에서 VM웨어에 승리하긴 했지만, 그 기업은 가상화 규모가 크지 않았다.
가트너는 MS에게 필요한 전략으로 주변부터 치고 들어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코어보다 지점, 지사, 지역 데이터센터 등 기업 외부 인프라를 공략하라는 의미다. 주변부터 파고들면서 점차 MS 하이퍼V의 강점을 어필하면 VM웨어와 정면 승부를 펼칠 수 있을 거란 분석이다.
MS가 처한 어려움은 제품자체보다 영업과 마케팅, 그리고 VM웨어의 고품질 제품에 만족하고 있는 엔터프라이즈 기업의 인식이다. 일단 VM웨어 환경에서 하이퍼V 환경으로 쉽게 이전할 수 없다는 점도 풀어야 할 숙제다.
MS의 장점은 가격이다 VM웨어와 달리 가상화 소프트웨어에 큰 의존도를 갖지 않은 만큼 하이퍼바이저 자체는 훨씬 저렴하다. 더구나 기업들이 벤더 종속에 대한 고민에 빠져 있는 상황이다. IT관리자가 기존 윈도 관리 환경에 친숙하단 것도 강점이다.
그러나 MS의 진짜 적은 VM웨어가 아닐 지도 모른다. 오픈스택이란 오픈소스 기반의 클라우드 플랫폼이 대두되면서, 가상화를 거치지 않고 곧장 클라우드로 뛰어넘는 기업이 등장하고 있다. VM웨어 대안으로 MS보다 오픈스택이 거론되는 상황은 MS에게 악재다.
■가라앉는 시트릭스, 젠서버는 오픈소스로
시트릭스는 사분면 오른쪽엔 가까스로 남았지만, 수행력에서 마이너스 공간으로 이동했다. 전반적인 하이퍼바이저 벤더들이 전년보다 우상향했다는 점에서 유일한 하락세다.
젠서버란 신뢰성 높은 소프트웨어를 보유했음에도, 시트릭스는 한때 VM웨어의 대안으로 주목받았던 기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기능적으로나 시장 점유율 모든 면에서 VM웨어에 뒤처지고 말았다.
작년 시트릭스의 엔터프라이즈 시장 전략은 젠데스크톱, 젠앱 같은 VDI에 집중됐다. 그러나 지난해 기업의 VDI에 대한 관심이 줄면서, 전체 x86 워크로드 중 시트릭스 HVD는 적은 비율만 차지했다. 기업은 VDI를 위한 기반 하이퍼바이저로 마이크로소프트(MS) 하이퍼V나 VM웨어 v스피어를 택했다.
그 외 서버 가상화 프로젝트서 젠서버에 대한 수요도 줄었다. VM웨어와 MS가 실제로 매출을 끌어올리는 엔터프라이즈 시장에서 수요감소가 두드러졌다. 더구나 몇몇 서비스프로바이더는 시트릭스 젠서버에서 오픈소스젠으로 교체하는 상황이다.
가트너의 x86 가상화 매직쿼드런트는 상용솔루션을 대상으로 한다. 시트릭스의 위치가 다소 나빠진 건 올해초 벌어진 시트릭스의 결단도 한 이유였다. 시트릭스는 올해초 젠 프로젝트를 리눅스재단에 기증했다. 앞으론 리눅스재단에 참여하는 형태로 젠서버를 오픈소스로 개선해 나가겠다는 것이다. 상용솔루션 젠서버의 지위가 한층 내려앉았다.
시트릭스는 다음 전략 요충 솔루션으로 브링유어오운디바이스(BYO)를 위한 젠모바일과 클라우드게이트웨이로 삼았다. 모바일 가상화를 통해 새로운 시장으로 이동한다는 전략이다.
가트너는 시트릭스와 MS 간 관계에 주목했다. 두 회사는 줄곧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왔다.시트릭스는 하이퍼V를 자사 VDI의 기반으로 받아들였고, MS는 시트릭스 VDI를 통해 윈도와 각종 애플리케이션 라이선스 매출을 거둬들였다.
그러나 시트릭스는 향후 모바일을 위해 클라우드 인프라 관리와, 자동화, 클라우드 비즈니스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해야 하는 입장이다. 이는 시트릭스가 시기적절하게 시장에 드라이브를 걸기 위해 MS와 전면전을 벌여야 한다는 걸 의미한다.
때문에 서버 가상화는 시트릭스에 여전히 중요하다. 이 회사의 사업 초점 전반이 하이퍼바이저란 기반 플랫폼에서 성공을 무시하면 사상누각처럼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모빌리티와 클라우드, VDI로 초점을 이동하는 가운데 시트릭스의 젠서버 오픈소스화 선택이 어떤 결말을 보일 지 주목된다.
가트너는 오픈소스 진영에도 막강한 하이퍼바이저가 존재하며, 경쟁사에 비해 대대적인 서버 가상화 R&D 투자가 힘들다는 점 등을 걸림돌로 꼽았다.
■미미한 레드햇, 잠재력은 크다
레드햇은 여전히 가트너 매직쿼드런트서 두각을 드러내지 못했다. 진전이 있었던 건 분명하다. 레드햇엔터프라이즈가상화(RHEV)3.1이 작년 하반기 나오면서 기능과 성능에서 많은 개선이 이뤄졌다. 그러나 VM웨어를 RHEV 환경으로 이전하는 경우는 아직 미미하다.
RHEV 3.1은 가상화에서 성능과 확장성 측면에서 경쟁력을 갖고 있다. 하이브리드클라우드 환경에서 각종 도구를 통합해 사용할 수 있다. OEM과 ISV로 이뤄진 생태계를 통해 플러그인도 다양해졌다. 고가용성(HA), 재해복구, 복제, 스냅샷, 스토리지 등이 생태계 플러그인으로 구현된다. 멀티 하이퍼바이저 관리를 지원한다. 클라우드폼과 RHEV에 셀프서비스 클라우드 스택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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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회는 있다. 일단 광범위한 레드햇엔터프라이즈리눅스(RHEL) 고객이다. 리눅스 커널기반버추얼머신(KVM)과 통합도 강점이며, 성능과 OS 보안성에서도 공인됐다. KVM에 대한 오픈소스 진영의 충성도 역시 높아서 발전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
반면, 레드햇이 가상화에 영업과 마케팅 역량을 대대적으로 쏟지 않고 있다는 점, RHEL 태반이 VM웨어 위에서 운영되고 있다는 점, 여전히 ISV 생태계가 공고하지 않다는 점, RHEV 3 버전의 사용이 특정 환경에 제한된다는 점이 약점으로 꼽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