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피스 프로 리뷰...업무용으로 괜찮을까?

MS 태블릿 '서피스 프로' 리뷰

일반입력 :2013/07/16 08:33    수정: 2013/07/16 08:56

이유혁 기자

마이크로소프트(MS)는 작년 자체 개발한 서피스 태블릿을 내놓으며 성능과 이동성, 울트라북과 태블릿이란 두 마리 토끼 잡기에 도전했다.

성능과 이동성의 경우 업무용 기기에서 중요하게 고려되는 사항이다. 대개 성능을 고려하면 이동성이 떨어지고 이동성을 고려하면 성능이 떨어진다. MS 서피스 프로는 성능과 이동성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데 성공했을까? 대답은 ’아직은 부족’이다.

서피스는 확실히 운영체제(OS) 활용도와 하드웨어 측면에선 확실히 성능과 이동성을 잡은 듯하다. MS는 서피스 프로를 태블릿이라 정의하지 않는다. 실제로 하드웨어는 울트라북 만큼 강력했다. 생산성도 문서작업 그 이상의 능력을 보여주며 만족스럽다. 화면을 분할하는 스냅뷰 기능은 서피스 만의 매력이다. 이는 멀티태스킹에 익숙해진 사용자에게 업무 효율성을 더 높여주는 방법이었다.

반면, 이동성은 놓친 부분이다. 애플리케이션(이하 앱) 활용도, 배터리 수명, 발열, 두께, 무게 등에서 부족함이 보인다. 다소 부족한 확장성, 가벼운 키보드감도 아쉬운 부분이다.

■더 선명하게, 더 시원시원하게

서피스 프로는 RT버전과 동일한 10.6인치 크기의 디스플레이를 갖는다. 해상도의 경우 RT버전은 HD 1366x768이다. 반면 프로버전은 1920x1080 풀HD까지 지원한다.

화면은 상당히 밝고 선명하다. 10인치 화면으로 윈도를 구현해 다소 화면이 작다는 느낌이 들지만, 작은 글씨까지 선명하게 보여 가독성이 매우 높았다. MS의 클리어타입 기술이 적용된 덕분이다. 클리어타입 기술이란 글꼴 렌더링 기술로써 모니터 화면에 표시되는 문자열의 모양을 개선해 가독성을 높이는 기술이다.

16:9 디스플레이는 시원시원하다. 화면을 넓게 쓰거나 창을 분할해서 사용하는 데 탁월하다. 동시에 여러 응용프로그램을 사용하거나 개인적인 업무와 공적인 업무를 동시에 수행하는 데 불편함이 없었다.

■데스크톱 모드로 문서생산도 척척

서피스 프로의 업무 생산성은 합격점이다. 오피스 프로그램을 활용해 각종 문서를 작성하는 데 무리가 없다. x86 기반 윈도8 프로를 기본 운용체계로 탑재했기 때문에 데스크톱 모드 이용 시엔 기존 울트라북과 동일한 환경에서 작업하는 것과 같다. MS 오피스 365는 간소화된 이용자 환경(UI)으로 10인치 화면에 최적화됐다.

데스크톱 모드와 태블릿 모드(시작화면)사이를 손쉽게 넘나들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이를 통해 개인적인 업무를 수행하다가도 신속히 공적인 업무 환경으로 전환할 수 있다.

예컨대 뉴스 앱을 통해 기사를 읽다가 필요한 글이나 사진이 보이면 바로 저장해 데스크톱에서 사용가능하다. 메모 앱에서 신속하게 속기한 텍스트를 데스크톱 워드 파일로 붙여 넣어 작업을 이어할 수도 있다. 데스크톱 모드는 터치 한 두 번으로 쉽게 전환 가능하다.

■빵빵한 하드웨어, 이미지·동영상 작업도 OK

서피스 프로는 인텔 코어i5-3317U 프로세서, DDR3 메모리 4GB, 인텔 HD그래픽스 4000 등 고성능 하드웨어를 탑재했다. 웬만한 3D게임 구동도 거뜬할 정도다.

이미지 편집 프로그램은 물론이고 영상 편집 프로그램까지도 무리 없이 구동됐다. 휴대용 기기로 높은 수준의 영상작업을 수행하지 않는다는 걸 감안하면 태블릿으로 사용하기 아까울 정도의 사양이다.

각종 미디어 편집 프로그램도 구동되기 때문에 데스크톱 모드와 앱을 넘나들며 미디어 자료를 편집을 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 중 하나다. 서피스 프로의 주요한 요소로 볼 수 없더라고 효율성을 높여주는 부가적인 요소로 꼽을 수 있다.

■스냅뷰, 업무 효율성 향상에 최적

16:9 비율의 넓은 디스플레이는 스냅뷰 기능에서 힘을 발휘했다. 스냅뷰는 앱과 앱, 혹은 앱과 데스크톱 모드를 한 화면에 동시에 띄워놓고 작업하게 해주는 기능이다. 스냅뷰를 활용하면 메신저 앱과 데스크톱 화면을 한 화면에 나눠 구성해놓고 공적 업무와 개인적 업무를 동시에 수행할 수 있다. 업무 관련 앱과 데스크톱 모드를 동시에 띄워놓고 작업할 수 있어 일일이 앱과 데스크톱 화면을 전환하는 수고를 덜 수 있었다.

실제 업무에 활용해 보니 높은 편리성을 체감할 수 있었다. 작은 화면에는 뉴스 앱을, 큰 화면에는 데스크톱을 띄웠다. 데스크톱은 다시 워드프로그램과 인터넷 익스플로러를 실행해 화면에 맞게 조정했다. 세 개의 프로그램을 한 화면에 구성한 것이다. 외신을 읽고 번역 작업을 하는 동시 진행하며 인터넷으로 관련 자료도 찾아볼 수 있었다.

■치명적 단점, 앱 그리고 이동성 제약 요소

데스크톱 모드와 태블릿 모드를 자유롭게 넘나들며 업무에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은 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활용할 수 있는 앱 자체가 부족하다는 건 치명적 단점이다. 울트라북과 태블릿을 동시에 노렸음에도 활용할 수 있는 장점을 살려줄 앱이 부족하다.

이동성 제약 요소도 큰 단점이다. 짧은 배터리 수명과 두께, 무게, 발열 등이다. 소비자가 원했던 건 태블릿처럼 들고 다니기 편하면서 PC처럼 이용할 수 있는 기기였다. 이를 위해선 전원코드 연결없이 오래 사용할 수 있는 긴 배터리 수명이 필수다.

서피스 프로의 연속 사용 시간은 약 4시간 정도다. 애플 아이패드가 10시간 가량의 배터리 시간을 갖는다는 걸 감안하면 이동성을 부각시키기엔 상당히 부족하다. 사용할 때마다 충전기를 써야 한다면 굳이 서피스 프로를 고집할 필요가 없다. 차라리 전원없이 더 오랜 시간 쓸 수 있는 울트라북이 가격도 비슷하고 성능도 높다.

두께와 무게도 마찬가지다. 서피스 프로의 두께는 13.5mm로 태블릿이라고 여기기엔 다소 두껍다. 무게는 903g이며 키보드를 추가하면1kg 이상으로 늘어난다. 아이패드4의 무게는 650g이고 10인치 갤럭시탭의 무게는 575g이다.

실제 서피스 프로를 들어보면 태블릿의 가벼움보다 울트라북의 묵직함이 느껴진다. 울트라북 평균 무게가 1~2kg사이인 걸 감안하면 크게 부담이 가는 정도는 아니다. 그러나 서피스가 울트라북에 부족한 이동성을 노리고 제작된 제품이라면 애매한 무게다. 무게는 절대적인 수치보다 사용자의 기대감과 체감무게에서 평가된다.

발열도 심한 편이다. 이동성 측면에서 발열은 중요한 문제다. 디바이스가 너무 뜨거우면 들고 다니며 사용할 때 불쾌함을 주기 때문이다. 서피스 프로는 '뜨겁다'고 여겨질 정도의 발열이 발생했다.

서피스는 USB포트를 한 개만 내장했다. 아이패드에 없는 USB 포트를 갖고 있다지만, 1개로는 부족하다. 컨버터블PC나 울트라북에 평균 2개의 USB 포트가 지원된다. USB 포트 1개로 확장성을 강조하는 건 무리가 있다. 충전기에 별도의 USB포트가 존재해 어느 정도 아쉬움을 달랠 수 있다는 게 그나마 다행이다.

키보드감은 개인차에 따라 다르다. 확실한 점은 서피스 프로에 제공되는 키보드 액세서리는 묵직한 키감을 주진 못한다는 것이다. 타자 입력에 불편함은 없을 정도지만 감도가 너무 가벼워 오타가 자주 발생하는 편이었다.

■업무용, 무리는 없으나 적극 추천은 '글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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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는 최적의 하드웨어로 매력적인 제품을 만들어냈다. 성능 면과 디자인 측면에서 탁월함을 보여준다. 하지만 MS의 노림수 중 하나였던 태블릿적 요소와 이동성까지 확보하진 못했다. 그러다 보니 울트라북과 태블릿 사이에서 모호한 위치에 놓여버렸다. 업무용으로 사용하기에 무리는 없지만 적극적으로 기존 노트북을 대체할 정도는 아니다. 결정적 순간에꼭 하나씩 빠진 듯한 부족함이 느껴진다.

질 좋은 재료로 최고의 음식을 만들어냈지만 데코레이션이 아쉽다. 차세대 서피스가 올해 중 출시될 것이란 소식이 들린다. 차세대 서피스는 전작에서 놓쳤던 요소를 개선시켜 새로운 업무용 모바일 기기를 선보여주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