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타이젠 앱스토어, 첫단추 잘 꿰려면

일반입력 :2013/07/11 15:08

최근 애플 앱스토어 5주년에 맞물려 삼성전자가 첫발을 뗀 자체 애플리케이션(이하 '앱') 생태계의 성장 가능성에 업계 관심이 쏠렸다.

11일 현재 삼성전자는 지난 2년간 키워온 독자 플랫폼 타이젠을 위한 앱 개발 대회를 진행중이다. 타이젠 정식 단말기 출시를 3분기에서 연내로 미룬 상황과 앞서 불거진 상용화 포기설 등 회의적인 시각을 극복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지난 10일 애플은 개장 5주년을 맞은 앱스토어에서 인기 유료 앱 10종을 무료 공개 행사를 진행하며 이를 기념했다.

■애플 앱스토어 '5주년'-삼성전자 '첫단추'

그 하루 전날엔 지난 2011년 3월 미국서 '앱스토어' 상표권을 침해했다며 아마존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도 2년3개월만에 취하해 법적분쟁을 끝맺는 '인심'도 썼다. 이제 사람들이 애플 앱스토어를 아마존의 것과 헷갈릴 리 없다는 여유를 부린 것이다.

애플 앱스토어는 지난 2008년 500개 앱과 함께 문을 열었다. 5년만에 누적 등록 앱은 90만개로 늘었고 총 다운로드 횟수는 500억건을 기록했다. 애플은 그간 개발자들이 앱을 통해 벌어들인 매출이 100억달러에 달한다고 밝혔다.

앱스토어에 올라온 수많은 앱은 여기에 참여하는 거대한 개발자 규모를 방증한다. 개장 초기에 비해 후발주자가 뛰어들 여지는 급격히 줄어든 것이 사실이나, 연초 기준으로 누적 5억대를 기록한 iOS단말기 판매량은 여전히 개발자들에게 매력적인 기회로 비친다.

애플은 업계 선두로서 막대한 규모의 앱스토어 개발자와 iOS 단말기 사용자를 확보해 이점을 누리고 있다. 모바일앱 분석업체 '앱애니'에 따르면 애플과 함께 업계 선두를 달리는 구글의 안드로이드 앱 장터 '구글플레이'가 바싹 추격중일 뿐, 3위권 이하의 생태계 수준과는 격차가 크다.

안드로이드 진영의 최강자 삼성전자도 지난 2011년 9월 인텔과 손잡고 '타이젠'이라는 자체 플랫폼을 키우기로 선언한 상태다. 이전까지 삼성전자는 타이젠을 자사 '바다'와 인텔 '미고'를 합친 오픈소스 운영체제(OS)로 소개해왔다. 그간 앱 개발자보다 OS 개발자를 겨냥한 내용의 비중이 컸다.

하반기부터는 타이젠을 위한 앱생태계 확대에 공들일 가능성을 내비쳤다. 지난 4일 열린 서울 삼성동 '창조경제 스타트업 ICT컨퍼런스'에서 앱 장터 '타이젠스토어'를 국내에 소개하면서다.

■타이젠 앱스토어, 수익배분정책은 개발자 70%-운영사 30%

타이젠스토어에 '셀러오피스'라는 온라인 기술지원 서비스가 앱 개발자의 제작, 배포, 수익화를 돕기 위해 시범 운영되고 있는데, 현재는 외부 앱 개발자를 위한 기초 정보 제공에 그치는 듯해 아쉬운 측면이 있다.

타이젠스토어는 애플과 구글처럼 7대3의 수익배분율을 설정했다. 삼성전자는 플랫폼 운영 주체로서 이를 포함한 구체적인 운영 약관을 개발자들이 쉽게 알고 활용할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타이젠이 아무리 삼성전자와 인텔이라는 IT업계 거물들의 지원을 등에 업었다 해도 후발 사업자가 앱 생태계를 인위적으로 활성화시키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삼성전자가 '바다'라는 자체 스마트폰 플랫폼을 갖고 소규모의 외부 개발자 기반을 갖춰봤고, 인텔도 아톰 기반 넷북용 앱장터 '앱업센터'를 몇년째 운영해본 경험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삼성전자가 개발자들의 관심을 더 끌어모으려면 선두업체와 차별화될만한 개발자 지원체계를 갖추고 그 내용을 체계적으로 알릴 필요가 있다. 장기적 관점의 투자와 기술적 발전에 기반한 '비전'을 제시할 수 없을 경우 개발자들의 관심을 잃는 것은 순식간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장기적으로는 애플 앱스토어의 문제점으로 꼽히고 있는 개발자간 양극화 현상과 앱을 찾는 사용자 입장에서의 불편함도 반면교사로 삼을 필요가 있다. 앱스토어에는 사용자가 아예 다 찾아보기도 어려운 앱들이 분류별로 수시로 들어차, 소수의 인기 앱을 제외한 대부분이 주목을 못 받는 문제를 보인다. 그 결과 유료 앱 수익성도 빈익빈 부익부로 양극화됐다는 평가다.

■개발자 커뮤니티에서 아쉬운 인지도-접근성

오는 11월까지 협력 생태계인 '타이젠파운데이션'의 이름으로 46억원어치 상금을 내걸고 타이젠 앱 개발 대회가 진행된다. 삼성전자와 인텔이 자체 플랫폼 개발을 선언한지 20개월만이다.

향후 삼성전자가 생태계 수준에서 애플이나 구글을 따라잡으려면 다양한 차원의 노력이 요구된다. 체계적인 앱 개발자 지원이나 명확한 수익 배분 정책 운영, 신뢰할만한 단말기 출시 계획과 개발자용 단말기 보급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당장 홍보와 인지도가 부족하다. 타이젠스토어가 앱을 등록받기 시작한지 2개월이 지났지만 국내에 이를 아는 개발자는 드물다. 이는 삼성전자가 국내서 타이젠스토어 관련 내용을 공식적으로 알린지 불과 1주일밖에 지나지 않았고 단말기 정식 출시도 이뤄지지 않은 탓이다.

미국서 지난해와 올해 상반기 2차례 연 개발자 컨퍼런스를 통해 참석자들에게 지급된 갤럭시S2 또는 갤럭시S3 하드웨어 기반 테스트용 단말기는 희귀하다. 더 다양한 방법으로 테스트용 단말기를 제공하는 방안을 고민해봄직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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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삼성전자 개발자센터 '오션'에 테스트용 타이젠 단말기가 비치된 것으로 알려졌으나, 개발자들이 테스트용 단말기를 구할 수 있는 정식 경로는 마련되지 않은 듯하다. 애플은 앱 장터를 열기 전에 아이폰부터 출시했고 구글은 연례 개발자 컨퍼런스 때마다 참석자에게 최신 단말기를 '선물'로 뿌려왔다.

개발자들이 단말기 없이 앱을 테스트하려면 소프트웨어개발도구(SDK)에 포함된 PC용 '에뮬레이터'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이 경우 가속도계나 지자기센서 등을 활용한 위치기반서비스(LBS) 등의 정교한 테스트에 제약이 생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