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잇유어셀프(DIY)'는 개인 소비자가 조립, 가공해 완성하는 상품을 가리키는 약어였지만 조만간 다른 의미로도 쓰일지 모른다. 일반 사용자가 3D프린터로 부품을 찍어 무인비행체 '드론(Drone)'을 만드는 '드론잇유어셀프'에 대한 표현이 대중화될 수 있어서다.
온라인 IT미디어 더넥스트웹은 5일(현지시각) 3D프린터로 찍어내는 'DIY 제작도구'가 웬만한 물건들을 모조리 '무인항공기(UAV)'로 만들어버린다고 보도했다.
문제의 DIY 제작도구는 상호작용, 정보기술, 디자인, 아트 분야에서 활동하는 네덜란드 출신 독립디자이너 야스퍼 판 로에넨(Jasper van Loenen)이 선보인 것이다.
여기서 언급된 DIY 제작도구의 D는 앞서 언급했듯이 '드론'을 가리킨다. 사실 기술적으로 드론보다 UAV가 더 알맞은 표현이긴 하다. 즉 이 도구는 다른 물체를 UAV로 만들 수 있는 부품을 제공한다는 뜻이다.
제작도구는 전동모터로 움직이는 날개 프로펠러와 이를 대상에 고정시킬 수 있는 클램프(나사식 조임쇠) 4세트, 모터를 연결하고 제어하는 회로상자, 이를 원격 조작하기 위한 리모컨, 원격 조작 신호를 받아 회로에 전달하는 안테나로 구성돼 있다.
로에넨의 아이디어가 흥미로운 점은 크게 2가지다.
우선 하나는 DIY 제작도구를 통해 일반 가정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대부분의 물건을 비행체로 만들어 띄우고 원격조정할 수 있게 해준다는 사실이다. 물론 모터의 회전력이나 프로펠러로 얻을 수 있는 양력의 한계치를 넘지 않는다는 조건에 한해서다. 사용자에게 비행체나 무선 원격조종기술의 작동원리같은 전문지식은 불필요하다.
이 네덜란드 프리랜서 디자이너의 웹사이트에 공개된 영상을 보면 그 재료로 평범한 '자전거 바퀴' 그리고 '컴퓨터용 자판', 책이나 집전화기 등을 썼다. 바퀴 사방에 또는 자판 네 귀퉁이에 클램프로 프로펠러를 단단히 고정한 뒤 리모컨을 건드리자 이 물건들이 그냥 날아오른다. 그 과정이 너무 간단해 조작이 의심스러울 지경이다.
또다른 흥미요소는 이 DIY 제작도구에 쓰이는 부품 상당부분을 어디서 사오는 게 아니라 3D프린터로 찍어낼 수 있다는 사실이다. 이는 수신기, 클램프, 블루투스 통신칩, 오픈파일럿CC3D 형식의 비행조정장치를 포함한 제어기도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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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ABS소재용 3D프린터를 갖고 있는 개인이라면 공개된 STL 형식 설계도를 통해 플라스틱제 부품을 제작할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플라스틱만으로 제작할 수 없는 전동모터나 통신칩을 포함한 전자회로를 어떻게 구하라는 설명은 없다. 현재 공개된 DIY 제작도구는 1.0 버전으로 표기됐다. 향후 업그레이드를 기대해볼만하다.
다음은 DIY 제작도구의 각 부품들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