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킹 당하고, 대회 연기되고...정부 뭐하나

일반입력 :2013/07/01 16:57    수정: 2013/07/01 18:57

손경호 기자

전국에서 동시다발적인 해킹 사고가 발생한 날, 정부 주최 해킹방어대회가 운영상 문제로 4시간만에 중단됐다. 사회적인 문제로 대두되기 시작한 해킹에 대해 정부차원에서 올해 10회째 개최되는 대회가 운영 상 문제로 연기됐다는 점은 정부의 안일한 준비를 지적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1일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주최로 정보보호의 달을 맞아 오전 9시부터 더케이서울호텔에서 개최된 해킹방어대회 'HDCON2013' 본선대회는 시작한지 4시간 10분 만인 오후 1시 10분께 중단됐다.

이에 대해 KISA 관계자는 해킹 등 시스템의 문제는 아니고 행정적인 문제가 발견돼 대회를 중단했다며 이후 다시 대회를 진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중단 원인이 해킹방어 문제 출제와 심사에 대한 공정성에서 문제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전해졌다.

미래부와 KISA는 정보보호의 달인 7월을 맞아 사이버 공격 방어 수준을 알아보고 윤리적 해커 양성을 장려하기 위해 이 대회를 개최하고 있다. 벌써 10회를 맞은 대회가 출제문제의 공정성 때문에 중지됐다는 것은 대회 자체의 신뢰성을 의심케 하는 대목이다.

이는 국내에서 열린 해킹방어대회 중에 한번도 이와 같은 문제로 중단된 적이 없다는 점을 고려하면 상당히 이례적인 결정이다.

이날은 지난달 예선을 거쳐 올라온 상위 10개 팀과 코드게이트2013 우승팀이 참여해서 본선대회를 치르는 날이었다. 그동안 여러 해킹 관련 문제에 대해 준비를 해 온 참가팀들로서는 김이 빠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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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회 참가팀 관계자는 한번 미뤄지면 한 달 넘게 연기되고 문제도 다시 만들어야하는데 왜 갑자기 연기된 지 모르겠다며 해킹방어대회가 연기된 적은 한번도 없었다고 밝혔다. 다시 문제를 출제하고 심사위원들을 선정할 경우 본래 정보보호의 달을 맞아 열리는 대회의 취지가 무색하게 돼버리는 셈이다.

이와 관련 대회 참가팀 관계자는 가급적이면 무리하는 한이 있더라도 강행하는 편이 나았을 것이라고 한숨 지었다.